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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비오는 날 공포영화
나는 비가 올 때 집안에 혼자 남아 라면을 먹으면서 공포영화를 빌려보기를 좋아한다. 시사회를 볼 기회가 생겨도 기꺼이 비디오를 선택할 구실이 되는 것은 비다. 비를 즐기기 위한 여러 가지 영화가 있겠지만, 좀처럼 무서움을 타지 않는 나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핑계삼아 조금이라도 공포 분위기를 만끽하고자 저주, 영혼, 악령 따위의 단어들이 포함된, 무섭다기보
200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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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위노나, 영원한 23살
여행에서 만난 미국 여자애가 미네소타 출신이라고 말했을 때 내가 처음 물은 건 위노나에 가본 적이 있냐는 질문이었다. 그 애는 위노나에 살진 않지만 집앞 건널목을 너머 갑자기 바뀌는 지명의 이름이 위노나이며, 아주 작고 아담하고 예쁜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동네라고 했다.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미네소타주 위노나는 위노나 라이더가 태어난 곳이다. 피렌체에
200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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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안녕, 추억의 공간이여
며칠 전 엘리베이터 앞 게시판에 붙어 있는 광고문 하나를 보고 나는 가슴이 싸아해지고야 말았다. 매직으로 대충 써서 복사한 그 광고문은 우리 동네의 ‘공간 비디오’가 점포정리를 하여 비디오를 싸게 처분한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었다.언젠가 언급한 적이 있는 이 가게는 내가 고등학교 때는 전성기를 구가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얄미운(이건 주관적인 감정이다) 체인점
20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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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쟤들은 뭐라고 싸우는 걸까?
몇년 전 영상번역 인증시험인가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자막이나 더빙에 들어갈 대사를 번역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을 봤다가 떨어졌다. 영상번역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걸 느끼는건 가끔 비디오를 보면서 원어와 자막을 주의깊게 비교해볼 때인데, 대사의 핵심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최대한 간략하고 명쾌하게 표현해놓은 몇 글자 안 되는
200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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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여성동무 으뜸 가리개> 말인가요?”
에로비디오의 요상한 제목과 낯뜨거운 껍데기 포스터는 한번이라도 더 그쪽으로 손길이 가도록 유도하는 데에는 효과적이나, 빌리는 사람과 반납을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적잖은 민망함을 주는 것 같다. 텅빈 가게에 들어갔을 때 그 아저씨는 분명히 에로진열장 근처에서 재빨리 무언가를 낚으려 하셨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설렁설렁 그 근처를 배회하자 내 눈치를 보시더니
200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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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소년, 소녀를 만나다
그와 그녀가 수상하다. 같은 대여점 안의 아르바이트생인 그들은 같은 저녁 시간에 근무를 하지만 요즘 들어 점점 친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가 처음 가게에 등장한 건 작년 수능이 끝난 직후. 올해 초 들은 바에 의하면 지원한 대학에 모두 떨어졌다는데 그 뒤의 이야기는 알 수 없다. 미숙했던 그의 곁에서 일처리를 코치해준 그녀. 그녀의 경력은 족히 8개월은 넘었
2002-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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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비디오판 머피의 법칙
그 기막힌 타이밍은 거의 예외가 없다. 영화 속 인물들이 신체적 접촉을 하려고만 하면 엄마가 나타난다. 전화벨 소리도 못 들을 정도로 깊은 낮잠은 꼭 감질나는 키스신이 시작되기 직전에 끝이 난다. 영원히 안방에만 머물 것 같던 진공청소기도 베드신이 시작되기 3초 전에 내가 있는 거실로 이동한다. 그걸 피해 안방으로 옮겨서 문을 닫고 비디오를 보고 있자면,
200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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