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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그 책이 괴상하다고?
내 스승님은 삼국시대 때 각연사라는 절을 창건하셨던 유일대사님이다. 지난해 단오날 우연히 들른 절에서 대웅전 불상 옆에 앉아계신 이분의 목상을 보았을 때,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분은 분명 나를 향해 웃고 계셨다. 밖으로 나와 절의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보니, 절의 창건자는 삼국시대 말기의 유일대사님이거나 아니면 신라 초기의 통일대사님일 거라는 것이었
글: 최보은 │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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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귀신과 사귀어볼 찬스
이웃 동네에, 거의 폐가처럼 을씨년스러운 2층 양옥집을 헐값에 전세내어 살고 있는 노총각이 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집주인 사정으로 갑자기 다른 거처를 구해야 했다. 통장 평균 잔고 100만원 이하로 사는 것은 우리랑 비슷해서 알아볼 곳이려야 아무도 살고 싶어 하지 않는 빈집밖에는 없었는데, 다행히 그런 빈집이 하나 나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집에서 귀
글: 최보은 │
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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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할렐루야, 관세음보살!!!
겨우내 앓으셨던 옆집 용이네 아줌마가 오늘은 봄볕을 한몸에 받으며 감자를 심고 계신다. 초등학교 문턱도 안 밟아보셨지만 살아 있는 식물도감으로 지난봄 무지하기 짝이 없는 나를 진정한 나물의 세계로 인도해주신 분. 내가 진심으로 우러나서 “교수님”으로 모시는 분이다. 아욱나물, 박보재나물까지 안다고 잘난 체할 수 있는 것이 다 이분 덕이다. 엄동설한에 몇번이
글: 최보은 │
200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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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어여쁜 그것들의 정체
머무를 곳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은 산생활 고참들이 다니러 온 때는, 아직도 추위의 서슬과 봄바람의 애교가 시시때때로 섞여들던 2월 말께였다. 그들은 눈과 낙엽에 묻혀 있는 땅에서 신기하게도 먹을 것을 캐냈다. “봄에 올라오는 어린 것은 웬만하면 먹어도 괜찮아요.”
아궁이에 불만 피우면 역류하는 연기로 매일 훈제되곤 했던, 그리고 그 이유를 고장난 굴뚝의
글: 최보은 │
200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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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Know Thyself!
<전설의 고향>도 혼자서는 무서워서 볼 수 없었던 내가, 무덤 옆의 외딴집에 살면서, 쪽방의 손바닥만한 아크릴 창으로 빛이 새어들기가 무섭게 낫을 치켜들고 마른 수풀을 가르며 숲속에서 사그락거리게 되었다. 귀신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가 아니다. 반대로, 그것을 무어라 부르건, 인간의 형상이 아닌 채로 또는 형상이 없는 채로 살아가는 영들의 존
글: 최보은 │
200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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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지리산의 그 빈집
내 소유의 집이 없으니 천하가 내 집이 되더라는 경험을, 도시를 떠나면서 하게 된다. 정해진 거처가 있는 것도,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 걱정이 없었다.
곳곳에 집이 있는데, 그동안 집이 있는 곳에 내가 가려 하지 않고,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집을 끌어오려고 안달복달했던 어리석음을 되새기면서, 룰룰랄라 섬집도 기웃거려보고, 산속의 오두막도 기웃
글: 최보은 │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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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최보은의 돈워리 비해피] 인생, 뭐 있다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운다’라는 말들을 흔히 쓴다. ‘멀쩡한 직장’이란 무슨 뜻인가? 짐작건대 당분간 망할 염려가 없고,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월급을 꼬박꼬박 주고, 금상첨화로 남보기에도 그럴듯한 일터라는 뜻일 게다. 좋다. 그 직장은 멀쩡하다고 해두자. 그런데 멀쩡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멀쩡한가? 직장이 멀쩡한 한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재미없고, 아무
글: 최보은 │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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