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우울함이 불러온 초현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고독해야 한다.”-수전 손택 “새벽 네시 삼십분까지 야근을 하고 혼자 십삼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흐릿한 정신에 담배 한개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날따라 엘리베이터는 참 더디게도 올라왔다. 복도는 칠흑같이 깜깜했다. 그때 뭔가 부딪히는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드디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그 안에서 글: 김경주 │ 2010-06-11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샤갈의 몽상어편람 ‘나는 나의 그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문학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사로잡은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배열한 것일 뿐이다.’ -샤갈 ‘새로운 종족들로 가득한 새로운 대륙 내부를 여행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 고장이 이상한 동물, 털이 희고 발톱은 진홍색으로 불충과 충실의 신기한 종합을 드러내는 그런 동물과 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글: 김경주 │ 2010-05-28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빈 풍경, 어떤 허무 그리고 우리의 삶 “우리가 어떻게 주변의 환경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이 땅에 남기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행한 일들의 자취를 찍고 싶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남겨진 분위기를 반영하려고 합니다. 사진이 가진 역사성이라는 힘이야말로 사진을 회화 드로잉, 조각 등과 비교할 때 리얼리티에 가까이 있게 만들어주는 차이점입니다.” 아마도 글: 김경주 │ 2010-05-07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배우 최광덕의 리얼리티 순정 아마도 여러분 중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민자영의 오빠인 민승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악기점 사장 역을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열혈남아>의 칼 맞는 두목 역과 <야수>의 박용식을 <천군>의 오랑캐 부족장 역을 기억하는 일도 드물 것입니다. 영화 & 글: 김경주 │ 2010-04-23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여행을 마친 어느 집의 풍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며칠 동안 여독을 푸는 데 쓰이는 시간을 가리켜 종종 여진을 앓는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뒤늦게 밀려오는 지진처럼, 한동안 낯선 땅을 밟고 돌아오면 몸은 시차로 인해 또 다른 몸을 배회하기 시작하는데, 자신의 눈이 잠시 그 몸을 다 돌아보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대개의 경우 그 여독을 감당하기 위해 시도했던 문장은 글: 김경주 │ 2010-04-09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피아니스트들의 손가락 엄지손가락은 한 나라의 수도이고 다른 손가락들은 지방이다.-러셀 셔먼 암브로즈 비어스에 의하면 피아노 연주란 건반과 관객의 영혼을 동시에 누름으로써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뉴욕 태생의 피아노 연주가이며 부소니와 쇤베르크의 제자로서 오늘날 가장 아름답고 정교한 음악 에세이 중 하나라고 불리는 저서 <피아노 이야기>를 남긴 러셀 셔먼은 훌륭한 글: 김경주 │ 2010-03-26
- [섬세함을 옹호하다]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몽상이 피어나도다 수련은 밤 사이에 어떤 알을 낳았을까? -가스통 바슐라르 <꿈꿀 권리> 중에서 1. 모네의 정원 수련은 여름꽃이다로 시작하는 문장이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처음 파리에 갔을 때 모네의 정원이라 불리는 오랑주리로 달려간 적이 있다. 내 몽상의 이미지 속에 가득 찬 수련을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원의 곁에 머물러 새벽마다 수련을 바라보 글: 김경주 │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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