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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의 가방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사랑>은 덜 유명한 영화다. 간혹 비토리오 스토라로가 찍은 놀라운 사막(부드러운 모래언덕이 여자의 거대한 누드처럼 보이는)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감독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집착을 다룬 평이야 봤지만, 이 영화의 ‘스타일’과 배우들의 ‘빙의’에 가까운 캐릭터 몰입에 대해서는 인색했다. 하긴 <마지막
글: 강지영 │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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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그리고 ‘서룩스’ 안경은 태어났다
데이비드 린치 영화를 보면 어떻게 해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꿈을 꾼 듯, 무섭다. <카이에 뒤 시네마>와 ‘필름 코멘터리’에서 선정한 2000년대 최고의 영화 1위로 뽑힌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지극히 데이비드 린치적인 영화다. 폭력과 섹스, 미스터리와 스릴러, 분열과 혼돈이 뇌수와 신경세포와 척추까지 후벼 판다. 그중 단연 지배적인
글: 강지영 │
201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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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사기꾼과 피리
히스 레저의 마지막 작품을 <다크 나이트>로 알고 있다면, 그건 틀렸다. 팀 버튼 감독과 사진가 팀 워커,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협업한 듯한 공상과 상상과 몽상의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히스 레저가 채 끝내지 못한 그의 유작이다.
아무도 이야기 따위에는 관심없는 시절에 이야기보따리로 장사를 하려는 파르나서스 박사에게
글: 강지영 │
201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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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서류만 넣는 게 아니죠
영화의 첫 장면. 누군가의 손이 브리프케이스의 번호 잠금장치를 맞추고 있다. 가방이 열리고 그 안에선 판매 서류나 계약서, 문고본 대신 나그라 상표가 붙은 도청장치와 릴, 휴대용 마이크가 나타난다. 자막이 올라가고 아들에게 옥수수의 장점을 떠벌리는 마크 휘태커(맷 데이먼)가 등장한다. 너무 뚱뚱해서 벌겋기까지 한 얼굴, 가발인가 싶은 어색한 헤어스타일, 싸
글: 강지영 │
20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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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짐싸기의 달인이 선택한 트롤리
배웅과 마중이라는 서정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공항은 번거롭고 구차스럽고 냄새 나는 커다란 터미널일 뿐이다. 외국의 공항에서 머리에 터번을 쓴 남자와 팝시클을 열 손가락에 다 묻힌 여자애 사이에 낀 채 벨트를 풀고 구두도 벗을 땐 평생 이런 수모는 다시 없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게다가 갈아 신어야 하는 슬리퍼의 조악함이란. 신발이라곤 평생 못 가져본
글: 강지영 │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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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파탄과 악행의 상징
올리버 파커 감독이 드디어 <도리언 그레이>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망스러웠다. 올리버 파커야말로 오스카 와일드 고증의 전문가일 테지만, 어떤 그림이 나올지 훤히 들여다보여 김빠지는 기분이랄까. E. M. 포스터와 제임스 아이보리처럼 안전하지만 지루한 답습이 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감독이 소름 쫙쫙 끼치게
글: 강지영 │
20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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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액세서리]
[그 액세서리] 진주는 여자의 상징
다시,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애덤스다. <다우트> 이후 일년 만의 재회. 에이미 애덤스는 간이 큰 건지 자신감이 지나친 건지 식탁 밑에서 내일 당장 내다버려야겠다는 주인의 얘길 엿들은 강아지 같은 난감한 얼굴을 하고도 메릴 스트립과의 투톱 주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줄리&줄리아>는 1940년대 파리의 줄리아와 2002년 뉴욕
글: 강지영 │
201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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