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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변명, 소망
<나쁜 남자>가 개봉한 뒤로 2주 연속 김기덕 논쟁을 실었더니, 우리 온라인사이트에 어떤 이용자가 “이건 결국 김기덕 키워주기이고, 편들기”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두번도 부족해 이번에 또 김기덕 논쟁을 실었으니,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게 뻔하다. 그래서 제 발 저린 자로서 변명 겸 해명을 좀 하고 싶다.특정한 감독이나 영화 키워주기가
200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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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어떤 궁금증
<도니 브래스코>에서 지워지기 힘든 장면 하나. 늙고 무기력한 갱 알 파치노가 집에 쭈그리고 앉아 ‘동물의 왕국’(영문제목은 따로 있겠지만)을 넋놓고 보고 있다. 그럴듯한 주석을 붙일 의욕도 없이, 그냥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저렸다.편집자로서 자격미달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말 없지만,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를 며칠전에야 봤다.
200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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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차인표
우디 앨런이 아주 싫어하는 음악가인 바그너는 파렴치한 인간이었다고 한다. 그에게 돈을 빌려줘서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바그너는 돈을 떼먹고도 미안한 기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김현과 함께 한국 최고의 산문가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기꺼이 존경을 바치고 싶은 시인 김수영도 돈에 관해선 쫀쫀하기 이를데 없었다고 한다. 여름날 그의 와이셔츠
200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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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권투, 챔피언, 알리
기억력이 망가지지 않았다면, 어떤 인터뷰에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묻는 질문에 “권투와 마라톤”이라고 답했던 것 같다. <시장과 전장>과 <토지>를 읽고나서 더할 수 없는 존경심을 품고 있던 내게 그 대답은 이상하게 심금을 울렸다. 없다고 해도 좋을만큼 극히 단순한 룰에다 몸의 가장 단순한 기능만으로 승부하는 그
20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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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소심합시다
“나는 남자들과 술 마시는 것보다 여자들과 수다 떠는 게 더 좋다.”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남자를 최근에 두번 봤다. 한 사람은 <고양이를 부탁해>를 제작한 오기민씨다. 이 사람은 여성의 성장에 관한 영화를 연달아 세편 만들었으며, 집에 예쁜 운동화를 서른 켤레쯤 갖고 있는 특이한 남자다. 또 한 사람은 이번호에 길게 소개된 작가 김영하씨다.
200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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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잡스러움의 매력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차이밍량 감독에게 한 관객이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영화는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영화다. 당신에게 동시대성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게 도대체 무슨 질문인가. 앞 뒤 문장이 연결이라도 되나. 뭘 묻자는 건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은근히 짜증이 나는데, 차이밍량은 의외로 아주 성심껏 꼼꼼하게 답했다.(차이밍량은 관객과의 대화를
200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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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태도와 취향 사이
<씨네21>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사가 무엇일까요, 라는 싱거운 퀴즈가 있다면, 정답은 국제영화제다. 우리의 오래된 꿈은 관객으로 영화제 구경 가는 것이다. 데일리 만드느라 새벽 두세시에 퇴근해, 아침에 눈비비며 헐레벌떡 인터뷰 장소로 가다보면, 깔깔거리며 극장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귀족계급처럼 보인다. 프레스카드라는 걸 차고 있지만
20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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