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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인간에 대한 지독한 고발
나는 <로빈슨 크루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로빈슨 크루소의 끈질긴 ‘삶의 투쟁’을 보았을 때도, 별반 감동하지 않았다. 꼭 그렇게 힘들여 살아야만 하나? 나이가 들어 ‘제국주의적’인 야심을 은근히 드러내는 근대정신의 수호자라는 것을 안 뒤에는 씁쓸했다. ‘생존’을 위하여 야생의 섬과 원주민과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
200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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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광화문 연가
최근에 아주 재밌는 곳을 하나 발견했다. 그곳은 광화문에 위치한 미대사관 내 미국 비자 발급처 또는 신청소다. 뉴욕의 링컨센터와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줄여서 MOMA라고 한다)에서 주최하는 뉴디렉터스/뉴필름스에 초청되었기 때문에 미국 비자를 신청하러 그곳에 간 적이 있다. 처음엔 미국에서, 그것도 권위있는 영화제라고 하니까, 그
200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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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오! 대한민국
‘오마이뉴스’에 들어가 봤더니, 자기 반 학생들이 줄줄이 이민을 간다는 중학교 선생의 글이 있었다. 부모가 그쪽에 일자리를 구한다거나해서 피치 못할 이민을 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 때문에 일부러 간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의 공교육 자체를 신뢰하지 못할 수도 있고, 아니면사회에 대한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200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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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열정이냐, 권태냐
아는 친구의 콘서트를 갔다왔다. 마지막날 마지막 공연이어서 그런지 콘서트장은 수많은 인파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나중에 듣기론 첫날부터매진 행렬이었다고 한다). 공연내용도 대단히 성공적이어서 무대 뒤로 찾아온 사람들이 꽤 많아 보였다. 거기엔 내가 아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고텔레비전이나 신문 잡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분들도 있었다. 그들은 공연자에게 다가가
200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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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대학이여, 닫힌 성문을 열어라
NYU에는 캠퍼스가 없다. 아니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닫힌 캠퍼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뉴욕 맨해튼 남쪽으로 가면, 여기저기에서 깃발이달린 건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거리에 서 있는 건물들. 별다른 표식도 없고 출입을 막지도 않는다. 그 가식없는 건물들이 바로 NYU다.당연히 정문도 없다. 자그마한 개선문 같은 것이 서 있는 유니온 스퀘어가 정문을
200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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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판타스 포르투, 그곳에 다녀오다
파리의 겨울날씨는 정말이지 견디기 어려웠다. 우리나라처럼 쨍하고 추운 게 아니고 한기가 으슬으슬 뼛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에서하는 판타스 포르투 영화제와 프랑스 노르망디지역의 도빌 아시아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나는 구름이 낮게 드리운 파리의 드골 공항에 내렸다.파리에서 맞는 겨울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며칠 못 버티고 바로 포르투갈로 도망갔다, 는
200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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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Cut]
논픽션, 200% 부족해
요즘에도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써내는 통신문 같은 것이 있었다. 가족관계부터 잡다한 것들을 적어냈는데,그 중에 ‘존경하는 사람’이라는 항목도 있었다. 그 항목에서 나는 늘 걸렸다. 생각해봐도 별로 쓸 사람이 없었다. 소위 위인전이라고 나온책들을 죄다 읽었어도, 거의 와닿지 않았다. 중학교 땐가, 작정을 하고 집에 있는
200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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