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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친구의 이름으로
그렇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는 깡패영화다. 소독차가 뿜어대는 모기약 안개 속을 좋아라 쫓아달리던 아이들이 어떤 길을 따라서 조폭이 되나를 밀착 취재한 한국판 갱영화다.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온 감독은 성장기를 공유하는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심중에서 꺼내 스크린에 펼쳤다. 소년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대체로 향수가 묻어 있게 마련.그 아련
200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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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독립영화, 기억의 매혹
지난주,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독립영화라는 이름으로 비제도권의 영화제작 실습교육”을 해온 독립영화협의회의 독립영화 워크숍 10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이 단체가 <씨네21>에 감사패를 주어도 좋겠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벌써 10년이 됐나.생각해보면, 감사를 해야할 쪽은 분명 ‘우리들’이다. 첫째, 한국영화의 토대를 만들고, 한국사회의 진보에
200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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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닌자들이 던진 말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생각의 실마리는 던질 수는 있다. 일군의 무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본영화 두편을 보고나서 하는 얘기다. 같은 제목으로 번역해놔서 김성수 감독의 <무사>와 자꾸 혼동하게 되는 일본판 <무사>와 <올빼미의 성>이 그것이다.<무사>는 이미 소개됐다시피 가정과 개인의 삶을 희생하고
200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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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너의 디지털, 나의 디지털
“디지털영화는 아직도 발명중입니다. 우리는 그저 시작을 목격한 것에 불과하죠.” <씨네21>에 보낸 편지에서 빔 벤더스는 말했다. “디지털영화의 도래는 유성영화의 그것에 비할 만한 이행”이라고 그는 디지털을 편들었다. 영화에 소리가 도입될 때, 무성영화가 획득한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을 슬퍼하는 소리가 있었고 드디어 영화가 현실만큼 풍부해지리라고
200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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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어느 영화의 친구
베를린영화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인상적인 건 포룸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 감독들의 토론이 벌어지는데, 공식경쟁부문의 기자회견 못지않게, 아니 더 깊은 얘기들이 오가고는 했다. 이거 참 재미있다고, 우리도 이런 걸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우리’ 영화평론가와 부러워했는데 그 평론가는 한국에서 국제영화제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더니 정말 그런 자리까지 장
200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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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21세기의 선물
2001년이 오기는 왔다. 지난해, 축제용 불꽃놀이 화약을 다 써버린 듯, 21세기의 시작이라 명명된 새로운 연도는 경제위기의 조짐과 구조조정, 그리고 실업의 불안 속에서 무겁게 시작된다. 그래도 영화는 계속될 것이다, IMF 한파 앞에서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경제공황기에도 할리우드는 성업중이었거든. 그 단순한 예언은 복잡다단한 요소들 덕에 적중했다.
200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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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SF영화는 나의 성냥이다
“성냥공장을 만들고 싶어요.” 아주 오래된 신문인터뷰에 실렸던 어느 나라 ‘퍼스트 레이디’의 말이 문득 생각났다. 누구였는지는 고사하고 얼마나 오래된 기사였는지, 어느 나라였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냥이라는 품목만 이상하게 머릿속에 남은 걸 보면, 한국이 일정 정도 2차산업을 일궈낸 다음이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왜 그 성냥이 떠오른 걸까.&
200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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