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어쩐지 슬프고 화가 나면 생각나는 남원랜드 아저씨 약속 시간에 세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서 먼저 맥주를 시켰다. 친구, 친구 애인과 인터뷰차 만나는 자리였다. 지금 쓰고 있는 글에서 새롭게 들어온 공간과 직업은 평소에 도통 관심이 없던 쪽이라 해당 분야 종사자와의 인터뷰가 필요했다. 이번 자리에서 내가 듣고 싶은 부분은 실무적인 것도 물론이지만 특히 해당 업계에서의 터무니없고 황당하고 유치한 사건들에 관한 글: 김세인 │ 2023-09-07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낫 오키, 오키나와 지난 2월 안일하게도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한바탕 싸우고 아 정말 지긋지긋한 모녀. 언제쯤 벗어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아래쪽에서 뭔가 보였다. ‘그것’이었다. ‘그것’이라 하면 내가 다음 쓰고 싶은 이야기와 아주 밀접한 생물이다. 발걸음을 몇 발자국 옮기자 수십 마리의 ‘그것’이 있었다. 이 일이 나에게는 첫 번째 영화의 여파에서 벗 글: 김세인 │ 2023-08-17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긴장과 이완 사이 ‘보통 어디서 작업하세요?’ 누구를 만나든 날씨 이야기와 함께 꼭 나누는 질문이다.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일하는가. 예전에는 나만 모르는 작가들의 비밀이 있을 것 같아 미어캣처럼 둘러봤다면 지금은 안다. 그게 그거인 것을. 다만 내 몸이 원하는 장소와 방법이 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잊었던 선택지를 발견하기 위해 질문을 꺼내놓고는 한다. 한 가지의 공 글: 김세인 │ 2023-07-27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무서운 이야기 인천 자유시장 입구에는 가파른 계단이 있었다. 성인의 걸음으로도 제법 다리를 올려야만 하는 높이였다. 한낮에 입구에서 계단 위를 바라보면 그곳은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층에는 장터를 뺑 도는 창문 없는 복도가 사각형으로 이어져 있었다. 복도 한면만 해도 길이가 꽤 되었는데 고작 한두개의 전구만 꺼질 듯 희미하게 빛을 품고 있어 전혀 주변을 글: 김세인 │ 2023-07-06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일곱시에 열두번 우는 뻐꾸기 화산 앞에서 글을 쓰려고 했다. 계획을 들은 사람들은 ‘그곳은 그럴 만한 곳이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익히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정신없는 관광지인 것을 확인했던 터라 그곳이 글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공간인 것은 나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도 화산 앞에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또 ‘화산 앞에서 글을 쓰려고요’라고 말해보고 싶었다. 어쩐지 글: 김세인 │ 2023-06-15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이야기의 빛과 맛 2022년 여름, 당근마켓에서 2만원 주고 산 소파에 앉아 풍경 소리를 들으며 한 계절을 보냈다. 당시 나는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출품을 목표로 이야기를 떠올리려 애쓰고 있었다. 크게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단지 잠자코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바람이 가로질러가며 풍경을 울리는 소리를 듣다보면 이야기도 불현듯 방문할 것 같았다. 꽤 간절하기도 하고 글: 김세인 │ 2023-05-25
- [김세인의 데구루루] [김세인의 데구루루] 나무 밑 지난해 10월, 한 영화에서 연출팀으로 일을 했다. 그날의 촬영지는 모델하우스였는데 현장에 들어서자 이미 촬영 준비가 시작되고 있었다. 서둘러 배우와 가장 가까우면서 화면에 보이지 않을 만한 곳에 모니터를 설치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간 길을 지날 때마다 티슈, 행주 등을 봉투에 담아 다가오는 모델하우스 직원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저는 돈이 없어요’ 글: 김세인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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