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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피기', 우리에게 복수극은 무엇이었나
우리에게 복수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구한 역사를 건너 복수극은 끊임없이 만들어져 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여전히 유효한 환상임을 시사하듯 복수극 안에는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이 담긴다. 복수극의 세계에서 피해와 가해는 선명히 구분되며, 가해자는 피해자에 의해 잘못에 합당한 벌을 뒤늦게 받는 것으로 끝맺는다. 권선징악의 단순한 클리셰가 반복되
글: 김소희 │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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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존 윅4’, “죽고자 하는 자 살고 살고자 하는 자 죽으리”
쏟아지는 찬사가 민망하게도 <존 윅4>의 액션은 다소 조악하고 어설프고 가볍다. 솔직한 불평을 늘어놓자면 아무리 봐도 1편만 못하다. <존 윅>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무겁고 피로하고 둔탁해서 통증까지 느껴지는 듯한(약간의 과장을 보태 존 윅이란 존재의 존재론적 고통을 형상화한 듯한) 묵직함인데 4편에선 가볍기 이를 데 없다. 특히
글: 송경원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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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4월 제주 바다처럼 찬란한
영화를 보고 나와 영만이 어머니 이미경 배우에게 메시지를 올렸다. 카카오톡 PC 버전 앞에 앉아 자세를 가다듬는다. 뭐라고 쓸까. 꽤 길고 정중하게 썼다가 지운다. 조금 짧고 경쾌하게 썼다가 다시 지운다. 보내진 메시지는 그 중간 어디쯤이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어머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거꾸로 위로받고 있지 뭐예요. 4월16일이 또 지나고 세상
글: 송형국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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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파벨만스’, 카메라 너머의 불온한 것들
‘왜 존 포드일까?’를 질문하는 대신 ‘왜 존 포드의 가르침을 새미가 실천하는 장면은 없을까?’를 묻고 싶었다.
필름 카메라는 한 방향을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시선의 반대편에는 언제나 누락된 것들이 남겨진다. 영화를 보는 체험도 비슷할 것이다. 어느 한 장면에 깊게 몰입한 관객은 영화에 담긴 다른 것들을 놓치곤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
글: 김병규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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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파벨만스', 영화가 말할 때까지
<파벨만스>의 자전성은 스필버그 자신의 것만은 아니다.
자전성은 그의 다채로운 영화 목록만큼이나 혼종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아마도) 최초의 자전적 영화. 자전성은 <파벨만스>에 관해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자전성은 털어놓지 못한 어린 시절의 비밀이 밝혀진다거나 새삼스럽게 무언가를 고백하는 데 있지 않다.
글: 김소희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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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스즈메의 문단속’과 ‘이니셰린의 밴시’, 긍정의 함정과 비관의 힘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며 어딘지 계속 브레이크가 걸린 이유는 아마도 내가 배배 꼬인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즈메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에너지로 가득한 친구다. 처음 본 남자에게 반해 이변이 일어나자마자 문제의 장소로 달려가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가볍게 무시한 뒤 끝까지 소타를 책임지며 일본 열도를 종단한다. 가는
글: 송경원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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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어떤 영웅’,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규범에 어긋나는 일이나 사람을 비난할 때 우리는 정의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그것이 집단의 이름으로 행해질 때 확신은 강해지고 수정 불가한 당위가 된다. 내가 굳게 믿어온 신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때는 늦는다. 이성과 합리가 끼어들 자리에 이미 비대한 확신이 들어앉은 다음이기 때문이다. <어떤 영웅>은 얼핏 아시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글: 송형국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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