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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코미디언 김미화
초인종처럼, 오후 6시 시보가 울렸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반사적으로 주파수를 맞췄다. 5분 뉴스가 끝나자 행진곡풍 시그널이 흐르고 김미화가 오늘의 가장 인상적인 뉴스를 브리핑하며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1부를 연다. 낱말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 또박또박 천천히. 아마도 그녀가 정한 오프닝의 철칙인가보다. “신기하죠? 방송사에 앉아 있는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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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김혜리가 만난 사람] 음악가 장한나
고마워요, 유튜브! 인터넷을 서성이다 창 몇칸을 열었더니 열세살 장한나의 워싱턴 케네디센터 공연 실황이 떡하니 뜬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앉은키가 소녀의 정수리 높이와 어슷비슷하다. 하이든 첼로협주곡 다장조의 활주하는 피날레 3악장. 몸통 높이가 소녀의 빗장뼈를 넘나드는 첼로가 어르는 대로 요동치니 행여 넘어질까봐 조마조마한데 웬걸, 장한나는 곡의 9부 능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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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당신, 아직도 모르겠어요, 배우 전도연
영화를 시작한 10년 전 전도연의 이름은 ‘여인2’였다. <접속>(1997)의 수현(전도연)은 학창 시절 연극에서 맡았던 미미한 배역 이름을 컴퓨터 통신 대화명으로 썼다. <접속>의 첫 장면은 혼자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나온 수현(전도연)이 소나기를 만나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카메라는 피카디리극장 앞 보도에 찍힌 스타들의 손도장을 훑어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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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어느 쾌락주의자의 절제, 디자이너 정구호
어디에서 읽었더라. 상대에게 옷을 선물하는 것은, 그가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치는 일이라고 했다. 디자이너 정구호의 옷은 그 소망을 단호하게 전한다. 품은 넉넉하고 실루엣은 유유하지만, 입는 이가 어떻게 느끼고 움직이길 바란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명한다. 정구호의 영화미술도 비슷한 이유에서 압도적이다. <정사> <텔미썸딩&
글: 김혜리 │
사진: 이혜정 │
200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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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끈질긴 이야기꾼의 도돌이표, 영화감독 이창동
이창동 감독이 ‘이문화’라고 불린 공직자 생활을 마친 지 3년이 돼간다. 그동안 우연히 동석할 기회가 두어 차례 있었다. 그의 영화사가 자리한 성북동 호프집과 식당 주인들은 익숙한 손길로 찌개니 마른 멸치를 내왔다. <밀양>이라는 새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얼굴에 물음표라도 스칠라치면 이창동 감독은, “실사
글: 김혜리 │
사진: 서지형 │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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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날마다 생의 한가운데, 배우 문소리
문소리를- 배우로서- 안다고 생각했다. 무리도 아니다. 그녀는 스크린이 엄폐물 없는 벌판이라는 사실을 일찍 깨우친 조숙한 배우다. 문소리는 감추기보다 드러내는 기술, 가장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법부터 터득하는 게 순리라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사랑해, 말순씨>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글: 김혜리 │
사진: 이혜정 │
200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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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
이런 예민한 반응의 소유자라니, 시트콤 감독 김병욱
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큰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
글: 김혜리 │
사진: 손홍주 │
200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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