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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에브리바디 페이머스> 본 아저씨의 꼬리에 꼬리를 문 단상
● 도미니크 데루데르 감독의 <에브리바디 페이머스>는 질박한 외모의 17살 소녀 마르바가 스타 가수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서사의 굵은 줄기는 텔레비전이 주도하는 현대의 쇼비즈니스 세계를 질주하고, 작은 줄기는 딸의 성공을 위해서 뭐든 할 각오가 돼 있는 무능하고 무모한 전통적 아버지의 부정(父情) 행각을 좇는다.1. 아름다운 자연에
200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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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아저씨,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보고 결혼제도를 고민하다
●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감독 유하씨는 말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뛰어난 시인이다. 누구도 말에 대한 감수성 없이 시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유하씨의 언어감각은 여느 시인에 견주어 특히 민첩하다. 첫 시집 <무림일기>에서부터 최근 시집 <천일馬화>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런 날랜 말놀이의 부력으로 독자들에게 어질어질한 부양
200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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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빵과 장미> 본 아저씨, 두 언어에서 계급성을 생각하다
●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건물 청소부들의 애환을 경쾌하게 그린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에서 배우들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말한다. 미국의 많은 도시 이름들이 그렇듯, ‘천사들’이라는 뜻의 로스앤젤레스(로스앙헬레스)도 스페인어다. 그러나 영화 속의 로스앤젤레스든 실제의 로스앤젤레스든, 스페인어와 영어가 그곳에 대등하게 뿌리내린 것은 아니
200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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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세렌디피티>를 본 아저씨의 `사랑에 관한 단상`
● 나는 우연과 필연,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대한 책들을 깊이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밋밋하게 절충이라고 불리는, 세련되게는 종합이나 지양이라고 불리는 어중간한 태도를 벗어나 어느 한쪽을 편들어야 한다면, 내 생물체적 감수성은 나를 필연과 결정의 편으로 내몬다. 그러니까 나는 우연(이라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결국 필연이고, 자유(의지에 바탕을
200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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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아저씨, <위대한 비상>의 철새를 넋놓고 보다 문득 깨닫다
● <위대한 비상>의 배경은 자연이다.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은 이 영화 속에 섬처럼 자리잡은 문명의 돋을새김이다. 등대나 트럭 같은 최소한의 문명 역시, 스크린 속의 위대하되 더러 지루한 자연에 풍미(風味)를 내려고 덧놓은 고명처럼 보였다. 요컨대 이 영화의 시선이 큰 틀에서 멎는 곳은 문명 이전의 상태다. 쌓인 눈을 털어내는 산악, 끝간
200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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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아저씨, <뷰티풀 마인드> 보고 천재 수학자들을 떠올리다
● 내시 균형이라는 말을 내가 처음 접한 것은 복거일씨 글에서였을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별 뜻 없이 경제학과 강의실을 기웃거리기도 했던 터라 혹시 그 전에도 그 말이 내 귀를 스쳤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장기 기억으로서 내 뇌리에 박히지는 않았다. 10여년 전에 쓴 어느 글에서 복거일씨는 이인 비영합 경기의 비협력적 해결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경우에는
20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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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vs 건달]
아저씨, 속죄양 이론으로 <공공의 적>을 뜯어보다
● <공공의 적>을 봤다. <꽃잎>에서, <유령>에서, <송어>에서 그리고 <박하사탕>에서 설경구씨를 봤으니 이번에 그를 다섯 번째 본 셈인데, 나는 매번 그가 처음 보는 사람인 양 낯설었다. 내 시력 탓일 거다. 기억력이나 주의력 탓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매번 배역 속으로 배우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인
200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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