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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카메라 덕분에 목숨을 건진 적도 있어˝
1984년, 김기영 감독과 <바보사냥>(엄심정·김병학)을 찍는 도중 태백의 탄광촌에 머무른 적이 있어. ‘갈 데까지 갔다’는 뜻의 막장을 그때 처음 경험했는데, 한 사람이 겨우 무릎걸음으로 기어다닐 수 있도록 만든 작은 굴 안에서 질식과 압사의 공포를 느껴야 했지. 당시, 촬영팀을 따라 굴 안으로 들어가려던 나를, 주위에선 “거기까지 뭣하러
200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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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스틸은 사랑을 싣고
지난회에 잠깐 비췄지만, 나랑 임권택 감독이랑은 같이한 작품 수도 많고 무척 가깝게 지내는 사이야. 현장에선 내가 임 감독한테 “임영감, 임영감” 이러고, 임 감독은 나한테 “백청년, 백청년” 이러면서 장난을 치곤 했어. 실제 내 별명이기도 한 ‘백청년’은 현장에서 누구보다 젊게 사는 나를 표현한 말이었어. 그만큼 젊은이들과 쉽게 어울려 지내기도 했고.임
200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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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카메라 너머로 바라본 감독·배우들의 데뷔 그리고 장례식
(지난회에 이어) 당시 <천하장사 임꺽정>과 <몽녀>의 촬영을 맡았던 장석준은 ‘입체영화 전문 촬영기사’라고 불릴 만했어. 입체영화를 찍을 때 쓰이는 특수 색경(color lens)은 미라맥스에서 지원받았지만, 카메라는 수입하지 않고 그이가 직접 만들었어. 일반 촬영 카메라 두대를 붙인 듯한 모양을 한 그이의 카메라는 렌즈가 두개,
정리: 심지현 │
20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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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입체영상, 60년대 한국영화에도 쓰였어˝
(지난주에 이어) 그래서 나와 제작부장이 입을 다문 상태에서 촬영이 무사히 끝났어. 장비를 철수하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 붕대 감은 내 손을 본 스탭들이 하나둘 이유를 물어오니, 그제야 비로소 얘기를 꺼낼 수 있겠더라고. 당시 옆자리에 배우 황해도 타고 있었는데, 그이 성격에 대충 넘어가지 못하고 대뜸 “그걸 왜 진작 얘기하지 않았냐, 사람이 중하
200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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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이보게들, 미안하지만 아직 난 끄떡없어˝
충무로에서 박구 감독과 임시계약으로 일하면서 소속이 필요했던 나는 서둘러 영화인협회에 가입을 했어. 60년대 당시 협회인준을 받아 활동하던 스틸맨은 대략 스무명 정도였어. 호황을 누릴 땐 서른명 정도로 늘어났고. 1년에 4∼5편 정도 찍으면 먹고살 만했지. 한편당 150만원씩 받는 건 20년 전이나 그뒤나 변함없지만. 요즘은 스틸맨의 수가 다시 초기 규모
200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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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한국 최초의 종합촬영소였던 안양촬영소 건립 당시를 회상하다
얼마 전, 홍찬(안양촬영소 초대 사장)씨의 셋째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어. 오는 8월쯤 LA에서 아버님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싶은데, 사진전을 열 수 있겠냐고 묻더라구. 이미 예전부터 홍찬 사장과 안양촬영소를 기념하는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두말할 것 없이 오케이했지. 사진전뿐만 아니라 홍찬씨의 기념관 건립건도 현재 안양시와 교섭중이야.
나의
200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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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클래식]
“스틸맨이 감독보다 부자야, 영화를 남기는 사람이거든”
해방이 된 걸 안 건 1945년 8월18일경이었어. 5년 뒤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두 번째 전쟁을 경험할 때까지 여전히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어. 그저 매일에 충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이었지. 전쟁이란 사람을 지극히 수동적으로 바꿔놓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능동적으로 내 삶을 꾸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늘 생각했어
200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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