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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한잔은, 돌아오지 않을 낭만을 위하여, <타이타닉>
그 당시 내게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었다. 뭐, ‘전혀’라는 단어가 갖는 임팩트 때문에 다소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건 책과 영화를 끊고 가능한 한 음악을 듣지 않기로 작정을 한 뒤 얻은 쾌거였다. 그 당시 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쉽게 놀라거나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 경지
200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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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유치하니까 좋네, 그치? <가유희사>
새롭게 어딘가로 들어서는 순간은 항상 모든 것이 어색하고 산란스러운 것인지, 1995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당시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새 교복의 다림질 자국만큼이나 빳빳하게 굳은 얼굴로 눈알만 매롱매롱 굴리고 있다.
그런 그때, 어리둥절함을 떨쳐버리고자 주변의 어색한 사람들과 나슨하게 ‘영화감상서클’을 만들었다. 사실 그때는 영화를 무지 좋아해서라기보다
200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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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세상은 죽어도 좋을만큼 아름답구나, <베를린 천사의 시>
‘영화기자’라는 타이틀의 명함을 내밀며 대스타를 만나고 촬영현장을 바쁘게 쫓아다니지만, 그 직업이 진짜로 해야 하는 일이 뭔지 도대체 모른 채 어리버리 지내던 ‘초짜 시절’, ‘내 인생의 영화 스승’께서 들려주는 세계 최고의 영화 얘기를 들으며 황홀경에 빠져 지내던 그런 시절, 우연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삐자 암거래’(불법 복제 테이프의 음성적 주고받음
200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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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옛 추억은 슬픈 누아르처럼, <천장지구>
1980년대 후반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홍콩누아르영화들이 한국의 젊은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홍콩영화는 한국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내가 한창 영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때가 그 시기다. 사실 처음 홍콩영화 바람을 일으킨 <영웅본색>은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검은 선글라스와 바바리코트의 윤발이 형님(?)이 쏘아
200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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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여자, <올리브 나무 사이로>
지난 7년, 나는 아내와 함께 제법 많은 시간을 영화관과 극장에서 보냈다. 아내는 현대무용가인데 영화를 전공한 나와는 작품을 같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궁합이 맞는다. 나는 전형적으로 논리적이고 지도 그리기를 좋아하는 남성 호르몬형이고, 아내는 더듬이가 발달한 여성 호르몬형이다. 게다가 움직임의 전문가인 아내는 내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면들을 늘 일깨
200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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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상우는 은수를 왜 보냈을까, <봄날은 간다>
얼마 전 씨네21 부록으로 나온 <봄날은 간다>의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영화를 봤다.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에도 시나리오를 읽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비디오와 함께 시나리오를 읽으니 색다른 느낌이다. “아! 이 장면들은 생략했구나.”시나리오에는 아버지가 많이 등장하는 데 영화에는 많이 생략되었다. 할머니, 아버지, 상우로 이어지
200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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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슈퍼맨! 여기도 좀 봐줘요! <슈퍼맨>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였던 것 같다. 어떤 계기였는지 몰라도 외할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영화를 보여달라고 졸랐을 것이고 일이 있으셨던 어머니 대신에 외할머니와 함께 가게 된 거겠지. 영등포 연흥극장에서 봤던 그 영화. 바로 <슈퍼맨>이다. 이날 느꼈던 감동이 얼마나 컸던지 당시 나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
200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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