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모태솔로 [ 모테ː쏠로 ] 겉뜻 평생 동안 한번도 애인을 사귀어보지 못한 사람 속뜻 날 때부터 거룩하게 구별된 사람 주석 어머니가 신앙을 가져서 태중(胎中)에서부터 종교를 받아들인 이를 모태신앙이라 하고, 여기에 빗대어 태중에서부터 혼자인 사람을 모태솔로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이상하다. 쌍둥이가 아닌 한 우리 모두는 엄마 뱃속에서 내내 혼자였다. 우리나 글: 권혁웅 │ 2014-06-06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내가 왜: 화난는지 몰라] 겉뜻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추궁 속뜻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고백 주석 여자는 단단히 화가 나 있다. 그녀 앞에서 남자는 점점 더 작아진다. 사과해야 하는데,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잘못을 지적해주면 좋으련만 웬걸, 그녀는 오히려 반문한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모른다는 대답은 불쏘시개다. 그녀의 분노는 글: 권혁웅 │ 2014-05-30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 빨간 휴지 줄까ː 파란 휴지 줄까ː ] 겉뜻 귀신이 자신의 도래를 알리는 선언 속뜻 아직도 빨갱이 타령이나 하느냐는 충고 주석 지금은 양변기가 일반화되어서 시대착오적인 존재가 되었지만, 예전 재래식 변소에는 화장실 귀신이 살았다. 쪼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 머리 위에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거나 볼일 보는 구멍 아래서 앙상한 손을 내밀며 이런 질문을 글: 권혁웅 │ 2014-05-23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내가 니 애비/에미다 [ 내가 니 에비/에미다ː ] 겉뜻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결정적인 폭로 속뜻 이건 막장드라마라는 선언 주석 어떤 부모도 자식에게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부모자식 관계란 선험적인 것,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이므로 조금도 의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각인되어 있으므로 부모자식간에는 저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저 말은 아버지가 아 글: 권혁웅 │ 2014-05-16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라면 먹을래요? [ 라면: 머글래요 ] 겉뜻 간단한 요기나 하자는 제안 속뜻 자고 가라는 제안 주석 바래다준 남자에게 여자가 묻는다. “라면, 먹을래요?” 소파에 나란히 앉아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자가 다시 묻는다. “재밌는 얘기 좀 해봐요.” “라면에 소주 먹으면 맛있는데. 나 재밌는 얘기 몰라요. 원래 썰렁해요.” 그러자 여자가 대답한다. “재밌다.” 그 글: 권혁웅 │ 2014-05-09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나 잡아 봐라 [ 나 자바 바ː라 ] 겉뜻 연인 사이에서 사랑의 술래잡기를 시작할 때 하는 제안 속뜻 당신은 결코 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선언 주석 해변이거나 눈밭과 같은 탁 트인 곳에 이르면 여자가 남자를 치고 달아나며 말한다. 자기야, 나 잡아 봐라. 이상한 일이다. 여자가 슬로모션으로 달려도 남자는 여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 여자가 느리게 달리면 남자의 글: 권혁웅 │ 2014-05-02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늙으면 죽어야지 [ 늘그면 주거야지 ] 겉뜻 노인들이 탄로(歎老)의 정서를 담아 토해내는 한탄 속뜻 열렬히 누군가를 사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주석 이 말을 온전한 문장으로 쓰면 이렇다. “만일 내가 늙는다면, 나는 죽겠다.” 전반부는 가정법이니 실은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다는 말이고 후반부는 그때가 되면 자기 의지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니 저 말을 하는 글: 권혁웅 │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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