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각하의 삽질 미학 얼마 전 지인에게 ‘경인운하’의 유람선 얘기를 들었다. 유람선을 타고 아무리 운하를 거슬러 올라가도 보이는 건 양옆의 콘크리트 둑. 얼마나 볼 게 없던지 유람선에서 고작 둑 위를 달리는 자전거만 구경하다 돌아왔단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 대목이다. 볼 게 없기는 자전거 탄 이들도 매한가지. 그들은 유람선을 구경하더란다. 구경을 하면서 구경을 당하는, ‘상보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06-15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상식의 부재 속에서 소통하기 ‘취미(taste)에 관한 한 논쟁할 수 없다’는 격언은 고대 로마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적어도 로마시대 이후 우리는 커피나 와인에 대한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며, 그 상이한 취향들 사이에 우열이란 있을 수 없음을 안다. 우리가 커피나 와인의 취향을 놓고 굳이 논쟁하려 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오늘날 ‘어느 것이 좋은 커피인가’ 혹은 ‘어느 것이 좋은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06-08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빛의 방 청담동의 어느 갤러리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듣자 하니 벌써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다녀간단다. 거울, 만화경, 스펙트럼, 투명한 판들, 그리고 프로젝션 몇개. 그의 프로젝트가 가진 거대한 스케일을 생각하건대 조그만 갤러리에 걸린 소품 몇개로 그의 작품세계를 가늠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작품세계의 본질을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06-01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기계를 닮은 인간 또는 인간을 닮은 기계 우연히 30여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손에 집어들었다. 앙리 베르그송의 <웃음-희극성의 의미에 관한 시론>이다. 이 책은 대표적 희극에 등장하는 우스운 장면들을 분석하여 희극성의 본질을 추출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그는 “희극적인 것은 생명적인 것에 끼어든 기계적인 것”이라는 결론을 얻어낸다. 이 관점의 바탕에는 물론 베르그송 글: 진중권 │ 2012-05-25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페르소나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이 있다. 한 개인이 제 본래 성격과 관계없이 밖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성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 심리학 용어는 원래 그리스의 연극에 사용되던 ‘가면’에서 유래했다. 오늘날과 달리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는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늘 가면을 쓰고 연기했다고 한다. 본래의 얼굴을 감추고 겉으로 다른 얼굴을 글: 진중권 │ 2012-05-18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로봇 부처 가부좌를 튼 불상이 TV 수상기로 카메라에 찍힌 제 모습을 바라본다. 백남준의 <TV 부처>(1974)는 불교의 ‘선’(禪)과 비디오라는 전자매체와 다다이즘의 제스처를 하나로 묶은 심오한 작품이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동시에 로보틱 아트(<K456>, 1964)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가 ‘로봇 부처’를 만들었다면, 그 모 글: 진중권 │ 2012-05-11
-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인용 “인용은 했지만 표절은 아니다.” 요즘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태권도 스타 문대성의 말이다. 인용과 표절은 전혀 다른 것이거늘 출처도 명기하지 않고 남의 논문을 몇 십쪽씩 그대로 베낀 사람의 변명치고는 너무 당당하게 들린다. 이보다 더 황당한 것은 문대성이 베낀 그 논문조차도 원문이 아니라 짝퉁이었다는 사실. 한마디로 문대성의 논문은 짝퉁의 짝퉁, 플 글: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션: 정원교 │ 201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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