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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앵그리 애니> <키리에의 노래> <너와 나>
그것이 얼마나 인상적인지와는 별개로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노래는 대부분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노래는 호흡을 가다듬는 휴지부이거나 공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치트키이거나 팬서비스다. 노래가 중심이 되는 뮤지컬 영화라 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노래는 서사나 감정의 보충재이거나 관객에게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백에 가까운 혼잣말이다. 혹은 단체
글: 김소희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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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참사의 시간, 영화의 시간, ‘너와 나’
두 단짝은 매일 함께 16번 시내버스에 탔다. 이어폰 한쪽씩을 나눠 끼고 피노키오의 노래 <사랑과 우정 사이>를 듣곤 했다. 함께 있으면 즐거웠다. 그날도 함께 등교하던 중이었다. 잠깐, 오늘 미술 시간 있는데, 스케치북을 놓고 왔어. 친구를 버스에 먼저 태워보내고 준비물을 챙겨 허둥지둥 택시를 잡아탔다. 하지만 매일 오가던 한강 다리는 더이상
글: 송형국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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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죽음과 소생, ‘플라워 킬링 문’과 ‘당나귀 EO’
영화는 사라짐으로부터 되돌아온다. 닫힌 극장의 어둠 속에서 스크린 위에 빛이 맺히고 이미지가 되살아날 때, 영화는 보이지 않던 과거를 나타나게 한다. 잃어버린 것, 금지되고 추방된 것, 기억에서 지워진 것들이 스크린이라는 투사의 장치를 매개로 돌아온다. 그래서 영화는 죽음과 부활을 전제로 하는 경험에 속한다. 로베르 브레송이 영화를 ‘두개의 죽음과 세개의
글: 김병규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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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지루함 혹은 지연에 관한 옹호와 의심, ‘거미집’과 ‘화란’
<화란>과 <거미집>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한국영화이자, 장르영화다. <화란>은 누아르이자 성장영화이고, <거미집>은 코미디이자 영화에 관한 영화다. 애석하게도 둘은 (다른 많은 개봉작이 그랬듯) 기대보다 낮은 관객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었다는 점 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
글: 김소희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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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다중몽(多重夢), ‘거미집’
돌아보면 꿈을 꾼 것 같다. 지난 4년간 다큐멘터리 13편을 취재·연출했다. 이들 중에는 세상에 내놓을 정도는 된다고 여기는 것도 있고 그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서는 경우도 있다. 칸영화제 취재기처럼 한달 만에 급조한 것도 있고 오랜 기간 땀과 눈물을 흘리며 인류의 위기를 걱정한 특집 다큐멘터리도 있다. 모두 초저예산 독립영화 수준의 제작비와 가차 없는 제
글: 송형국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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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주인 없는 영화, ‘어파이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어파이어>의 후반부,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출판사 대표 헬무트(마티아스 브란트)의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온 나디아(파울라 베어)는 레온(토마스 슈베르트)에게 외친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 보여?”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하던 헬무트가 사실은 암 환자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글: 김병규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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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이미지 시대의 복화술, ‘마스크걸’
영화나 드라마에서 참기 힘든 순간은 극 중 유튜버나 BJ의 방송 장면이 등장할 때다. 인터넷 개인 방송이나 광고 영상은 보고 싶지 않을 경우 스킵하거나 음소거 버튼을 누를 수 있지만, 작품에 삽입된 방송 장면은 서사 전개에서 결정적인 정보를 노출할 때가 많기에 관람을 포기할 작정이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참고 넘기기 마련이다. 개인 방송 장면에서 느낀 곤란함
글: 김소희 │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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