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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단단한 서사 속 불완전한 가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확실히 <사이비>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나쁜 인간이 더 나쁜 인간을 응징한다. 물론 이 설정 자체는 새롭지 않다. 좋은 악인(good badman)은 거의 영화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낯익은 캐릭터다. 적지 않은 영화들에서 공동체를 위협하는 악이 관습적 영웅이 아니라 악인에 의해 추방되어왔다. <공
글: 허문영 │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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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실종된 코맥 매카시의 ‘풍경’
나쁜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가 되기란 어렵지만 좋은 시나리오인데도 나쁜 영화가 되기란 쉬운 일이라는, 영화계에서는 얼마간 통용되는 이러한 격언은 시나리오가 결코 영화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시나리오 무용론을 가리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시나리오가 영화 완성의 중요한 부분인 동시에 공정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는 그 잠정적 운명을 강조하기 위해 떠돌아다니
글: 정한석 │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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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바보도, 괴물도 아니라면
엄태화 감독의 <잉투기>에서 어른들은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인터넷 격투기 동호회에서 ‘칡콩팥’이라는 아이디로 유명한 태식은 커뮤니티 라이벌이었던 ‘젖존슨’으로부터 대낮에 기습적으로 얻어터진 뒤 그걸 담은 동영상이 네티즌들에게 회자되는 공개망신을 당한다. 태식은 젖존슨에게 복수를 맹세하고 그를 찾아다니는 게 인생의 단기 목표인 백수
글: 김영진 │
201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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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카메라여,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아바타>를 3D로 처음 보았을 때, 대체 무엇을 새롭다고 느껴야 할지 난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감을 이야기했지만, 그 실감의 정체도 모호했다. 영화는 등장인물에 대한 동일시 혹은 나비족의 판타지적 세계에 대한 동화를 의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3D 안경이 주는 멀미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튀어나오거나 창공을 가로지르는 이미지들이 나의 육체를
글: 남다은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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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무중력의 카메라, 외설적 카메라
1.
<그래비티>의 초반에 이상한 장면이 등장한다. 탐사선의 우주허블망원경을 수리하던 여성 우주비행사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은 위성 파편들의 습격으로 우주 공간에 내동댕이 쳐진다. 지지할 곳도 탐사선과의 연결선도 모두 잃어버린 그녀의 몸은 텅 빈 우주 공간에서 빙글빙글 돌며 어둠이 깃든 지구 반대편 상공으로 빨려들어간다. 동료 맷 코왈스키
글: 허문영 │
20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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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그 돌멩이가 깬 것은 무엇입니까
0.
이번주에 쓸 소재를 편집기자에게 문자로 알리며 처음엔 이렇게 적는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쓸게.’ 뭔가 좀 어색하다고 느껴서 잠시 멈춘다. 물론 영화 제목을 적은 것이라고 상대방이 모를 리 없지만, 몇초 들여다보고 있자니 ‘사랑에 빠진 것처럼 글을 쓸게’라는 뉘앙스로도 읽힌다. 부호를 추가한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쓸게.’ 그
글: 정한석 │
201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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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피할 수 없다면 껴안아라
얼마 전 미셸 프랑코의 멕시코영화 <애프터 루시아>가 상영되는 극장에서 해설을 했다. 한달에 한번 늘 해설을 했던 극장인데도 평소에 비해 관객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칸에서 주목할 만한 부문 대상을 받긴 했지만 신인감독이 만든 멕시코영화에 관심이 쏠리지 않는 건 당연하다 해도 수입사나 홍보사도 그다지 성의가 없는 기색이었다. ‘애프터 루시아’란
글: 김영진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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