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경쟁 없이 이기는 법 <위플래쉬>는 죽여주는 영화였다. 관객 가운데 이 영화가 재즈 플레이어를 다루고 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모르겠다. 플래쳐가 호통치는 장면은 <풀 메탈 자켓> 같았고 연습 장면은 <취권> 같았으며 연주 장면은 <블랙 호크 다운> 같았다. 그 모든 호흡이 잘빠진 난도질 영화 같아서 마지막 시퀀스에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4-18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요란하기만 한 잔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밝혀두지만, 나는 슈퍼맨이 엄마의 이름을 언급한 순간 배트맨이 주춤하고 결국 싸움을 관둔 것에 대해 별 불만이 없다. 이건 사실 꽤 말이 되는 설정이다. 배트맨이 슈퍼맨을 증오하는 표면상의 이유는 그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데 인간의 일에 끼어들고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4-04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모두가 원하는, 그러나 아무도 할 수 없는 여행 누구나 후회를 한다. 한 사람이 일생에서 겪는 후회의 총량을 무게로 느낄 수 있다면 인류는 중력 없이도 땅에 붙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쪼그라드는 이유가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 후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어깨도 쑤시고 등도 구부러지고 점점 더 작아지다가 마침내 대지로 스며드는.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필연적인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3-21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열심히 모래를 퍼내는 삶 오랫동안 아끼고 좋아해왔던 작품을 다시 꺼내보는 일은 늘 즐겁다.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정신없었던 처음과는 달리 집중할 수 있다. 관련된 주제나 근거들을 따로 찾아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대목이 많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내가 그걸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지 고민해본다. 그 과정이 가장 즐겁다. 내가 그것을 그렇게 기억하고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2-22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앤서니 퍼킨스라는 이름의 질병 늘 헛갈리는 게 있다. 빤한 사실인데도 헛갈린다. 뭐 그런 게 다들 한두 개씩은 있지 않던가. 나는 언제나 <페드라>가 <싸이코>보다 먼저 나온 영화라고 생각해버린다. 히치콕의 <싸이코>가 줄스 다신의 <페드라>보다 2년 먼저 나왔는데도 말이다. 그래 <싸이코>는 1960년이고 <페드라>는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2-01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그 모든 혼란과 혼돈의 서막 하루를 흔들어놓는 영화가 있다. 카페에 앉아 뭔가 정리해보려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가슴이 텅 비어 자그마한 진동에도 천둥이 치듯 쿵쾅거릴 것이다. 그런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들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흘러야 비교적 선명한 사실관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실과 기분이 적당히 분리되고 나면 준비가 된 것이다. 그때 그 영화에 관한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6-01-18
-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간증의 시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스타워즈> 광팬이다.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서 있다. 아주 오래전 우연히 돌려본 채널에서 <스타워즈>를 처음 보았다. 곧바로 제국군의 이미지에 압도되었다. 조금 큰 이후에는 제국군을 향한 열망이 내안에 파시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오 글: 허지웅 │ 일러스트레이션: 민소원 │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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