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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시카고의 ‘앵무새’ 열풍
60년대 한국 영화팬들의 머리 속에는 그레고리 펙이 주연했던 흑백영화 <앵무새 죽이기>(국내 상영 제목은 <알라바마에서 생긴 일>)의 몇몇 장면들이 지금도 아련하게 박혀 있을 것이다. 주인물 애티커스 핀치 판사 역을 맡은 펙의 연기도 볼 만했지만, 인종갈등에 휩싸인 미국 남부의 한 시골 마을에서 사랑과 정의(正義)에 눈뜨며 자라는 세
200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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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MBC의 알리바이
MBC TV라는 곳은 ‘정치면은 <한겨레>고, 문화면은 스포츠신문’인 매체다. 물론 이런 이중성이 자유분방해서 좋다는 ‘어처구니없는’ 궤변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따옴표친 부분은 엄기영 전(前) 앵커의 톤으로 발음하라). 그래, 예전의 MBC가 ‘공영’과 ‘민간’의 장점을 고루 갖추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단점만 골라온 듯하다.
200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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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논평자들
100인위(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에 대한 내 주변의 이런저런 ‘객관적인 논평들’에 답답함이 쌓일 무렵, 오랜만에 만난 ㅅ선생이 물었다. “김규항씨, 100인위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물론 지지합니다.” “내가 <한겨레>에 쓴 칼럼 봤어요.” “못 봤는데요.” “지지한다고 썼는데 얼마나 욕들을 하는지 몰라.” “100인위
200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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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수렁에서 나오는 법
‘사모사타의 루키아누스’(Lucianus of Samosata)라면 기원 후 2세기 그리스에서 세계 풍자문학의 전통(“웃음으로 진실을 말하기”)을 일구는 데 크게 기여한 시리아 사람이다. 그의 주요 풍자대상이 된 것은 남들보다 뭔가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부자와 철학자이다. 부자는 돈이 많을 뿐 아니라 돈 덕분에 남들보다 훨씬 많은 ‘행복’을 누린다고
200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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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정부 없는 신문 원한다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는 말은 일반 시민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에세이스트’로서는 자랑할 일도 아니다. 어쨌든 나는 신문을 거의 보지 않는다.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를 접했을 때도 ‘사람들이 신문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까’, ‘남아도는 시간이 그렇게 많을까’라는 의심을 품기까지 했었다. 게다가 재미있는 게 이토록 많은 세상에 동영상도 없
200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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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진리는 쉽다
진리는 쉬우며, 쉽게 말할 수 없는 건 진리가 아니다.예수는 군중 앞에서 늘 비유(어느 시대나 인민들이 삶의 지혜를 나누는 방법인)로 연설했다. 비유로 전달하는 예수의 진리는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었지만, 대단한 학식을 가진 엘리트보다는 오히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지랭이에게 더 충실하게 이해되었다. 말하자면, 예수는 진리를 가장 쉬운 말로 전함으로써
200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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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학교
지난해 말부터 혼자 밥지어먹으며 살고 있다. 한국춤을 하는 아내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전라도의 선생들에게 배우려,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김단은 이른바 서울권 초등학교를 피하려, 이도저도 아닌 김건은 제 엄마와 누나를 따라 전주로 내려갔다. 전주 변두리 초등학교의 소박하고 조용한 입학식 풍경이 내게 얼마간의 안도감을 주었다. 그 풍경엔 서울과 전주가
200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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