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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실패한 영화에 대한 영화, <메이 디셈버>
36살의 여인이 13살의 소년과 성관계를 맺다 현장에서 체포된다. 여인은 감옥에서 소년의 아이를 낳았고, 타블로이드 신문은 이들의 관계를 세기의 스캔들로 만들었다.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의 주인공인 그레이시(줄리앤 무어)와 조(찰스 멜턴)는 20여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부부로 살아간다. 이 스캔들을 소재로 하는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엘리자
글: 안시환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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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패스트 라이브즈>와 <파묘>에서 호명되는 ‘한국(인)’에 관하여
장면 하나.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여자는 일본어로 안내하는 승무원에게 짧게 대답하고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장면 둘. 유년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미국에 이민 간 여자는 24년 만에 재회한 친구를 두고 “그 사람은 진짜 한국인(Korean-Korean)”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쪽에서는 일본어로, 다른 한쪽에선 영어로 한국인을 호명하는
글: 김병규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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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파묘>, ‘몸의 메커니즘, 장르의 메커니즘’
<파묘>를 보고 난 뒤 혼란한 감정에 휩싸였다. 무엇을 기준에 두고 영화를 판단하거나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오컬트 장르에 초점을 두는 것이 무난하지만, 분명 캐릭터 무비의 성격이 보다 도드라진다. <검은 사제들>에서 하나의 집단으로서 두 사제가 보여주었던 앙상블이 <파묘>에 이르러 도무지 섞일 것 같지 않은 이들에게서 발
글: 김소희 │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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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향수의 시대에 찾아온 현재의 영화, <바튼 아카데미>
※주의 사항: 이 영화는 인물의 깊은 슬픔을 보존·전달하기 위해 유머를 충전해 포장하였음.
노스탤지어의 시대다. 사람들은 현재에 충실하기 어려울 때 종종 과거를 떠올린다. 자존감 높은 자는 그저 오늘 할 일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는 후회를 한다. 비전이 있는 사람의 가설은 지금을 설계하는 데 쓰이지만 미래가 불안한 사람의 가정법은 지난날들을 헤맨다.
글: 송형국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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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사실의 빈틈에서 관객이 마주하는 것들, <추락의 해부>
“궁금한 게 뭐야?” 블랙아웃의 화면 위로 던져진 첫 질문이다. 산드라(잔드라 휠러)의 입을 빌려 쥐스틴 트리에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성공한 한 여성의 남편이 의문의 추락사로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이 사건은 관객을 유혹하는 미끼일 뿐이다. 미끼의 떡밥으로 배를 채울 수 없듯,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결코 충족되지 않는다. <추락의 해부>에서
글: 안시환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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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영화는 어디에 있습니까?, <노 베어스>
튀르키예를 벗어나 유럽으로 망명하려는 자라는 자동차에 타기 직전에 걸음을 멈추고 가발을 벗는다. 그녀는 남편 박티아르에게 전달받은 여권을 들고 멈춰 선다. 그리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모니터 스크린 너머로 그들을 지켜보는 연출자 자파르 파나히에게 외친다. “우리 삶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죠?” 파나히의 대답. “맞아요.” 자라의 질문. “그런데 이건
글: 김병규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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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라인]
[비평] 영화를 멈춰 세운 두개의 동작, <노 베어스>와 <나의 올드 오크>
최근까지 나는 켄 로치의 정공법이 시효를 다했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일찌감치 등을 돌린 이들에 비하면 훨씬 늦은 축에 속할 테지만 말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웅변까지도 감동적으로 받아들였지만 <미안해요, 리키>에서 리얼리티를 위해 인물을 사지로 몰아가는 방식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오른 이유가
글: 김소희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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