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겉뜻 아이의 사랑을 확인하는 질문 속뜻 이혼하겠다는 부모의 통보 주석 이 질문이야말로 아이에게 닥친 최초의 시련이자 시험이다. 이것은 성인이 될 때까지 무수히 치르게 될 수학능력시험의 전조이며, 아무리 풀어도 또 풀어야 하는 무한루프다. 사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연히 엄마가 좋다. 나를 품고 기르고 먹이고 입히는 이가 엄마니까. 구글 글: 권혁웅 │ 2014-11-07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잠깐 쉬었다 가자 겉뜻 잠시 휴식하자는 말 속뜻 여기서 살자는 말 주석 회식은 무섭다.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지기 때문이다. 소주와 맥주와 양주를 섞어서 만든 폭탄은 메가톤급이어서 방금 먹은 저녁까지 도시락폭탄으로 만든다. 까딱 잘못하면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터져서 부장님 구두를 양변기로 만든다. 밑이 막힌 양변기가 방문 앞에 나란히 늘어서 있다. 먹일 때에는 “술이 들어 글: 권혁웅 │ 2014-10-31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십칠 대 일로… 겉뜻 전설의 싸움꾼이었다는 자랑 속뜻 겨우 철이 들었다는 고백 주석 누구에게나 왕년이란 있어서 술자리 어디서나 무용담이 차고 넘친다. 내가 말이야, 고2 때 우리 학교를 평정했거든. 17 대 1로 싸웠는데 말이야, 공중으로 이단옆차기를 하면 추풍낙엽처럼 녀석들이 떨어졌지. 싸움꾼의 이야기는 월척을 놓친 낚시꾼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손가락만 했던 고기가 글: 권혁웅 │ 2014-10-24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밀당 겉뜻 밀고 당기기의 준말 속뜻 비밀당원의 준말 주석 연애를 잘하려면 밀고 당기기에 능통해야 한다고들 한다. 선수들의 가르침이다. 입질을 시작하면 살살 풀어주고 한동안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상대가 달아나는 데 지치면 슬슬 당겨서 마침내 포획해야 한다는 거다. 이때의 밀당은 실은 낚시용어다. 팽팽한 손맛에 연애의 긴장감을 빗댄 것은 그럴듯하지만 상대를 월척으 글: 권혁웅 │ 2014-10-17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방금 출발했어요 겉뜻 늦은 출발을 질책하는 당신에게 변명하는 말 속뜻 당신의 출발을 격려하는 말 주석 한 시간째 소식 없는 중국집이다. 뱃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성조가 붙은 중국어 같다. 위장과 십이지장과 소장이 민란 일보 직전이다. 참다못한 당신이 다시 전화해도 중국집은 요지부동이다. 그 이름처럼 만리장성이다. 그래도 중국집은 당신에게 복음 하나를 선포해준다. “ 글: 권혁웅 │ 2014-10-10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니가 가라 하와이 겉뜻 친구의 휴가 제안을 거절하는 말 속뜻 4.19의 정신을 되새기는 말 주석 2001년 개봉하여 역대 최다 관객을 경신했던 영화 <친구>는 수많은 유행어를 낳았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내가 니 시다바리가?”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아이다 친구끼리는 미안한 거 읎다.” “쪽 팔리서.” 심지어는 영어 선생의 콩글리시 발음 글: 권혁웅 │ 2014-10-03
-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밀어서 잠금해제 겉뜻 ‘밀당’의 노하우를 집약한 가르침 속뜻 ‘열려라 참깨’의 21세기 버전 주석 원래는 아이폰의 잠금화면을 여는 안내문이었다. ‘열려면 미끄러지게 만드시오.’(slide to unlock) 말이 길어서 번역자가 꾀를 낸 모양이다. ‘밀어서 여시오’가 더 짧은 말이지만, ‘lock’의 어감이 딱딱하니까 ‘잠금’이란 답답한 말을 고른 거겠지. ‘잠금’에는 글: 권혁웅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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