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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광대들의 외줄타기가 성공한 비결, <왕의 남자>
<왕의 남자>는 외줄 타기로 시작하여 외줄 타기로 끝맺는다. 하늘도 아니지만 땅도 아닌, 생과 사의 경계 어딘가에서 팽팽하게 긴장하고 있는 외줄은 운명적인 계급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장생(감우성)의 삶과 닮았다. 물론 이는 선왕을 모방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왕의 권위와 광기의 경계에서 권력의 유희를 펼치는 연산(정진영)이나, 주어진 성
글: 안시환 │
200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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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청연> 찬반론 [2] - 反: 시대에 대한 비겁한 변명
<청연>을 보기 전 기대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식민지 여성으로서 큰 꿈을 실현하기까지 그녀는 어떤 신산(辛酸)한 삶을 살았을까? 둘째, ‘친일-항일’만 논구되던 시대극에서 실제 대다수를 차지했을 회색지대의 삶의 논리를 어떻게 포착, 제시할 것인가? 영화는 두 질문 어디에도 답하지 않는다. 신산한 삶 대신 달콤한 로맨스가 끼어들고(흡사 순정
글: 황진미 │
200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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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청연> 찬반론 [1] - 贊: 타당성있는 초상화
하나의 영화를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드러나 있는 장점과 단점들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영화 <청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별다른 고민없이 양쪽 모두의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아마 이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기도 할 것이다.
<청연>이라는 영화를 옹호하기 위해, 나는 일단 이 영화의 만듦새를 칭찬할 것이다. 가
글: 듀나 │
200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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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결국 장사치들의 영화일지니, <킹콩>
올 연휴, 10t 고릴라, 아니 50t은 될 법한 고릴라가 쳐들어온다. 먼지가 걷히며, 난 동료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크다, 커!” 피터 잭슨의 3시간짜리 <킹콩>은 별다른 자기 성찰없이 자의식으로 크게 뭉쳐 있다. 1933년 원작에서 탐험가였던 감독 어니스트 B. 쇼드색과 메리언 C. 쿠퍼가 섹스·살육·가학·기괴한 인종들과
글: 짐호버먼 │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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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겸손한 페어플레이, <킹콩>
피터 잭슨의 <킹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작품이 팬보이의 헌사라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팬보이는 누구인가? 특별한 대중 예술장르나 그 장르에 속해 있는 특정 작품에 연인과 같은 헌신을 바치는 팬이다. 그 팬이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그가 지금까지 품고 있던 비전을 현실화시키고 원
글: 듀나 │
200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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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연애와 매매춘의 혼동, <연애>
이 영화의 영어제목은 “연애는 미친 짓이다”라지만, 결말은 “연애는 상상만으로도 좋은 것”이라는 연애 옹호론으로 끝맺는다. 대단한 역설이다. 그러나 <연애>의 주제는 연애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제목을 정확히 다시 붙이면 “연애와 매매춘을 혼동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가 되며, 이 글의 논지는 “아니다, 연애와 매매춘을 혼동하는 건
글: 황진미 │
200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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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시리즈의 감옥, 탈출구는 어디인가? <해리 포터와 불의 잔>
<해리 포터> 영화를 만든다는 건 자발적으로 예술적 감옥 안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물론 같은 감옥에 들어간다고 해도 감옥 생활이 모두 같다는 법은 없다. 교도관 말을 잘 듣는 모범수가 될 수도 있고 교도소 내 지하 경제를 주무르며 나름대로 행복하게 보낼 수도 있고 땅굴을 파 탈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감옥은 여전히 감옥이다. J. K.
글: 듀나 │
200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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