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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전설 속의 전설
지난해 홍콩에 다녀왔다. 여행 첫날, 나는 맹렬한 검색 끝에 장국영이 자주 들렀다는 어떤 카페 하나를 찾아냈다. 솔직히 확신은 없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다녀온 곳에 정말로 장국영이 있었을까? 다녀갔을까? 자주 왔을까? 그건 단지 일종의 풍문, 소문, 그러니까 일종의 전설에 불과한 건 아닐까. 누군가는 장국영이 아니라 주윤발이라고 했고, 또
글: 강화길 │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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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대답
<엑소시스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슬픈 영화 중 하나다. 리건 때문이다. 나는 그 아이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약간 견딜 수 없어진다. 그런 기분에 사로잡힌다. 대체, 이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왜 하필 얘인가. 리건은 영화배우 크리스의 외동딸인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해괴한 소리를 하고, 오줌을 싸고,
글: 강화길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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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얼어붙은 꿈
“클라리스, 양들의 비명은 멈췄나?”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을 기억했다. FBI 교육생인 ‘클라리스 스털링’은 상사인 ‘크로포드’에게 명령 하나를 받는다.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와 인터뷰를 하고 오라는 것. 사람의 가죽을 벗기는 연쇄살인마 ‘버팔로 빌’에 대한 정신감정과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희생자는 계속 등장하는데,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기에
글: 강화길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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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조용한 비명
내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 시리즈를 고르라고 한다면, 아마 꽤 고민하겠지만, 결국은 <에이리언> 시리즈를 고를 것 같다. 아니, 고를 것이다. 나는 이 시리즈를 정말 좋아한다. 감독들의 각기 다른 개성이 묻어나는 4편까지의 이야기도 좋아하고, <프로메테우스> 이후 다시 시작된 ‘리들리 스콧’ 의 새 시리즈도 좋아한다. 조금 더 고백하자
글: 강화길 │
일러스트레이션: EEWHA │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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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오늘과 내일
냉동실에 처박혀 있던 딱딱한 식빵을 꺼내 토스터기에 넣었다.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데울 생각도 없었는데 충동적으로 토스터기에 넣어버린 작은 빵 한 조각. 집 안에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하자, 나는 약간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부드러운 빵을 한입 베어 무는 상상을 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기대. 어떤 충만한 기대감이 나를 에워싸는 것이
글: 강화길 │
일러스트레이션: EEWHA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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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소녀는 매번 하늘로 날아오르지
며칠 전 <마녀 배달부 키키>를 다시 봤다.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보았다. 다른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처음 본 날로부터 수십년이 흘렀고, 그사이에 몇번이나 반복해서 봤지만, 그래서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거의 외우다시피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설레고 조마조마했다.
어린 시절, 나는 나이를
글: 강화길 │
일러스트레이션: EEWHA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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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거짓말쟁이!’
<속죄>의 1부 마지막 장면을 읽고 나면 늘 마음이 미어진다. 진부하지만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 ‘극심한 슬픔이 느껴진다.’ 영화도 마찬가지다.‘거짓말쟁이’라는 외침이 들리는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매번 그렇다. 아마 그건 내가 브리오니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마음은, 이야기의 후반부 등장하는 지난
글: 강화길 │
일러스트레이션: EEWHA │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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