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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보통을 읽고 나는 쓰네
기형도의 시 <그 집 앞>과 <빈집>처럼 말해볼까.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못생긴 입술을 가졌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때는 너무 어렸으니 내 나이 겨우 20대 초반이었네. 사랑을 잃고 나는 썼네. 슬퍼
글: 신형철 │
20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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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그녀는 복수를 했는데 그는 구원을 얻었네
* 어떤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정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지 않은 나에게도 김기덕의 영화에는 이상하게 느껴지는 대목들이 늘 있다. 한 가지만 얘기해 보라고 하면 배우들이 대사를 처리하는 방법을 말해야 하겠다. 그들은 너무나 전형적인 억양으로, 너무나 기계적으로 말한다. 홍상수의 영화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처리
글: 신형철 │
20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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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진실과 대면해야 한다는 고요한 단언
나쁜 이야기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인간을 기능적으로 다루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다. 성실한 주인공이 있으면 어수룩한 동료가 있고 우유부단한 배신자가 있으며 비정한 악당이 있다. 몇 가지 전형적인 성격의 구현체인 인물들이 서사의 질주를 위해 필요한 대목마다 호출되고 소비되고 버려진다. 이런 식이라면 제아무리 많은 인물
글: 신형철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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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어떤 사랑의 실패에 대하여
열여섯살 생일을 3일 앞둔 어느 날, 낮에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하고, 저녁에 같은 학교 친구들을 학살한 케빈, 그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고 이 영화는 말한다. 그 요청에 나대로 응해보려고 한다. 우선 케빈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원작 소설 <케빈에 대하여> 한국어판의 뒤표지에는 케빈을 규정하는 두개의 단어
글: 신형철 │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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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저스틴, 이것은 당신을 위한 종말입니다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와 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를 각각 ‘기원의 서사’와 ‘종말의 서사’로 명명하고 두 영화를 함께 읽어보겠다는 것이 애초의 계획이었다. 인간은 자신이 잉태되는 성스러운 순간에 참여할 수 없고, 죽은 뒤의 세상에 미리 입회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들이 주는 불안을 견뎌내기 위해 이야기라
글: 신형철 │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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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안느, 이것은 당신을 위한 노래입니다
서사의 선은 욕망의 선이다. <다른나라에서>에서 그 선은 하나가 아니며 서로 뒤엉켜 있다. 그런 탓에 놓치기 쉽지만, 그래도 서사의 주축이 되는 선은 결국 하나다. 그것은 안느에게서 출발해 라이프가드(유준상)를 향하는 선이다. 이 안느의 선은 직선을 그리지 못하는데, 다른 욕망의 선들이 그 위를 가로지르는 탓에, 안느의 선이 구부러지기 때문이다.
글: 신형철 │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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