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실패 ※<판타스틱4>와 <오피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침묵의 시선>에서, 50년 전 인도네시아 민간인 학살로 형을 잃은 아디는 가해자와 방조자들을 방문해 왜 그랬는지 묻는다. 누구 하나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죄하지 않는 가운데 유일하게 사과하는 사람은 아버지의 잔혹 행위가 금시초문인 여인이다. 아버지를 평생 존경해온 효녀의 글: 김혜리 │ 2015-09-03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바쁜 손, 예쁜 손, 슬픈 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암살교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라클 벨리에>의 폴라(루안 에머라)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지만 선천성 청각장애자인 부모와 동생은 폴라의 노래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가장 빛나는 부분을,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나눌 수 없는 것만 해도 10대 소녀에게 이미 큰 짐이다. 더 글: 김혜리 │ 2015-08-27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마당놀이 배태랑뎐 ※<베테랑>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 많던 구로공단 여공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위로공단>의 출발점이었다는 이 의문의 답은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이다. 그녀들은 여전히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캄보디아의 하청 봉제공장에서, 마트와 콜센터, 항공기 안에서 불안정한 고용과 감정 착취,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성차별을 견디고 있 글: 김혜리 │ 2015-08-20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어처구니를 찾아서 ※<암살>과 <베테랑>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저 사람은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여차하면 정말 죽을 참이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도 여전한 톰 크루즈의 극한 스턴트를 지켜보다 생각했다. 언젠가 필히 굴복해야 하는 육체의 노쇠가 다가오는데도 감속을 고려하지 않는 인간. 그 모습이 불러오는 위태함이 이 스타가 계속 글: 김혜리 │ 2015-08-13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선 긋기 음악 프로듀싱이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는 작업인지 <러브 앤 머시>만큼 생생하고 그럴 법하게 재현한 영화는 드물다.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폴 다노)은 무대보다 스튜디오에서 평화를 느끼는 뮤지션이다. 스튜디오를 하나의 ‘악기’로 쓴 선구적 프로듀서인 윌슨은, 우연한 소음도 곡의 요소로 더하고 빈 녹음실의 공명까지 감식한다. 그룹 글: 김혜리 │ 2015-07-30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슬픔이랑 사귀기 ※<인사이드 아웃>과 <숀더쉽>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 기쁨(Joy)과 슬픔(Sadness)은 일반명사와 구별하기 위해 ‘조이’와 ‘새드니스’로 표기합니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배두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시키는 것”을 일괄 주문하는 아버지에 글: 김혜리 │ 2015-07-23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테마파크의 절기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흑백 그래픽 노블 같다. 소녀(실라 밴드)는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살며 너무 많은 것을 본 뱀파이어다. 차도르를 두른 소녀는 이란 어디쯤인지 미국의 이란계 이민공동체인지 모호한 ‘악의 도시’에서 무감동한 사냥을 이어간다. 검은 차도르는 소녀의 생을 휘감은 작은 적막처럼 보인다. 소녀는 사냥할 글: 김혜리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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