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영화는 흡혈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드라큘라>가 개봉했을 때 일군의 사람들은 그가 영화의 발명과 유년기에 관하여 낭만적인 방식으로 회고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장면을 예로 들었다. 코폴라는 흡혈귀가 낮에는 힘이 좀 약해질 뿐 돌아다닐 수는 있다는 가정하에 런던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드라큘라의 장면을 만들어 넣었다. 이 장면을 마치 초창기 무성영화의 화면처럼 글: 정한석 │ 2009-06-04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누벨바그, 생일 축하해 허술한 글재주나 빈곤한 상상력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빽빽한 사실들을 마술같이 조합하고 풀어내어 멋진 소설적 분위기를 내는 전기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에 이런 기술이 있다. “1959년 4월27일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피에르 레오는 칸의 <400번의 구타> 공식 야간 시사회를 위해 파리에서 턱시도를 빌렸다.”영국의 영화 전 글: 정한석 │ 2009-05-07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오마주를 바치다 누구누구에게 오마주(Hommage)를 바친다, 는 그 말이 어찌나 찡하게 들리던 때가 있었던지. 프랑스어이며 존경과 경의을 뜻하는 말이지만 영화세상에서라면 계보와 경험에 대한 가슴 벅찬 자기 인정 또는 존재 증명의 행위로 통한다. 그 유명한 오마주의 달인 브라이언 드 팔마는 평생을 히치콕에게 오마주를 바치며 살더니 어느 때부터인가 정작 거기에서 영영 벗어날 글: 정한석 │ 2009-04-23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블록버스터 음모론 ‘여름을 강타할 블록버스터 10편.’ <씨네21>이 특집기사를 소개하기 위해 지난주 표지에 적은 문구다.‘블록버스터’가 여름을 ‘강타’한다는 이 표현은 사실 더할 수 없이 그 자신의 기원을 가리킨다. 두세 가지 기원설(다른 극장의 연극을 초토화할 만큼 압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연극을 지칭하는 것에서 생겼다는 설, 연극을 보기 위해 관객이 한 블록 글: 정한석 │ 2009-04-09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그의 기이한 자기반영성 영화 <더 레슬러>가 감흥을 일으킨다면 그건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의 내용에 미키 루크라는 배우의 지난한 삶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키 루크의 지나온 삶을 아는 관객과 그렇지 않은 관객 사이에는 반응에서 사실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미키 루크가 아니라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 역할을 했을 때 영화의 감동이 덜했을 거라면 그런 이유에서다 글: 정한석 │ 2009-03-19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소가 정말 슬퍼했을까 <워낭소리>의 감동적인 장면으로는 이런 것들이 포함될 것이다. 할아버지의 몸과 소의 몸을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교차한다. 마흔살의 소를 팔기로 한 날 밤 할머니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는데, 그때 소의 눈에도 물이 맺혀 있다. 그리고 때로 늙은 소는 젊은 소를 하염없이 쳐다본다. 이때 감동적인 건 우리가 이런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글: 정한석 │ 2009-03-05
- [정한석의 블랙박스] [정한석의 블랙박스] 오, 빗자루! <씨네21> 688호 ‘해외 평단이 뽑은 2008 베스트10’을 읽다가 그들의 좀더 상세한 개별 리스트에 한국영화는 없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참고한 건 <사이트 앤드 사운드> <필름 코멘트> <카이에 뒤 시네마>의 명단이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의 설문에 참여한 평자 중 영국 일간지 <텔 글: 정한석 │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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