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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문자(文字) 바이러스
영상의 시대가 왔다고 해서, 문자의 시대가 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상의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여전히 문자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저 문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된다. 형형색색의 간판과 현수막과 표지판과 스티커에 담겨진 문자
글: 안규철 │
200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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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내 취미는 금연이다
내 취미는 담배를 끊는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취미는 금연, 그것이다.그렇지, 담배를 끊기…. 많은 사람들이 연초에 행하는 다짐이다.“담배를 끊겠어 끊고 말겠어…!!”물론 술을 끊겠어, 도박을 끊겠어, 회사를 끊겠어, 마누라를 끊겠어 등을 다짐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은 다짐은 담배를 끊는 것일 테지.연초가 아니라도 알 만한 공인이 폐암으
글: 장진 │
200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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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올인 기념관
연쇄살인범의 오피스텔에서는 범죄영화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되고, 영화 <실미도>가 흥행 기록을 세운 뒤에는 실미도로 가는 버스노선이 새로 생긴다. 현실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모델이지만, 드라마는 다시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모델이 된다. 드라마와 현실, 가상과 실재는 서로 뒤섞이고 결국에는 무엇이 가상이고 무엇이 실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글·그림: 안규철 │
200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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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그곳엔 우리의 꿈이 있었다
강의 상류엔 우리의 꿈이 있었다.강의 위쪽으로 주욱 올라가면… (물론 물을 타고 올라가는 건 아니다. 우린 연어가 아니니까)… 버스 타고 올라가 조금 걸어들어가면 강의 상류와 만난다.오후 다섯시가 되면 동네의 건아들이 그곳에 다 모였다. 내가 굳이 건아라고 표현을 하는 이유는 구체적 확인은 없었지만 그곳에 여자 학우들의 모습은 단 한번도 찾아보지 못했기 때
글: 장진 │
200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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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원목 마루
몇달 전 입주한 내 작업실 바닥에는 나뭇결 무늬가 선명한 갈색 마루판이 깔려 있다. 작업 때문에 잡다한 재료상점들을 들락거린 경험으로 나는 그것이 진짜 나무가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 위에 인쇄된 가짜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그것을 쓸고 닦으며 들여다볼수록 여기 동원되고 있는 사실적인 묘사와 정교한 재현의 기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뭇결
글: 안규철 │
200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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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게 아닌데
-다 제 잘못이지요.나무꾼이 입을 열었다.-훔칠 때 확인했었어야 했는데… 집에 와서 확인을 한 제가 잘못한 거죠. 저도 놀랐는걸요. 사실… 누가 알았겠어요? 선녀면 다 같은 선녀라고 생각했지… 설마 사이즈가 엑스 라지일 줄은…. 가뜩이나 비좁은 방… 그녀가 들어온 뒤론… 두레박만 봐도 왠지 눈물이 나요….그래, 그럴 수 있다. 다 그런 세상이니까… 선녀도
글: 장진 │
200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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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안경
최근 몇년 사이에 눈이 많이 나빠졌다. 학생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10포인트 크기로 출력해오는 리포트의 잔글씨들을 이제 맨눈으로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은행에서 예금청구서 같은 것을 적을 때 고객용으로 비치해둔 돋보기에 거리낌없이 손이 가고, 음식점에서 자잘한 글씨로 쓰여진 메뉴판이 나오면 안경을 꺼내기가 싫어서 다른 사람이 시키는 걸 그냥
글: 안규철 │
200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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