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보고 싶은 것만 보기 ※<침묵>의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커닝 하이스트 영화래도 과언이 아닌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의 규모가 장르적 재미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증거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스릴 게임을 넘어 무한경쟁 세계의 문턱에서 청년들이 내리는 선택에 관한 사려깊은 이야기로 나아간다. 서민이지만 빼어난 학력으로 값비싼 엘리트 학교에 다니는 글: 김혜리 │ 2017-11-15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사랑을 담아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러빙 빈센트>의 도로타 코비엘라 감독은 화가 출신으로 “영화를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공동감독 휴 웰치먼은 대담하게도 장편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반 고흐 화풍으로 초당 12프레임, 6만5천여장의 유화를 그리는 애니메이션 작업에 4천명이 지원했다. 평생 기다려온 작품이라고 달려온 글: 김혜리 │ 2017-11-08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스위트 베이비 <몬스터 콜>의 ‘착한’ 소년 코너는 누군가가 자신을 벌주길 남몰래 소망한다. 엄마의 투병이 ‘어떤 식으로든’ 끝나기 바라는 본인의 잠재의식이 죄스러워서다. 피학적 욕구를 냄새맡은 권력 있는 급우는 코너를 괴롭히다가 진정한 사디스트답게 “오늘부터 널 못 본 척하겠다”고 잘난 척한다. 이에 학교식당에서 코너가 폭발하는 장면은 <문라이트> 글: 김혜리 │ 2017-10-18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혈흔 ※<살인자의 기억법> <윈드 리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의 데인 드한은 올 들어 가장 이상한 캐스팅이다. 그가 연기하는 발레리안은 자칭 마성의 바람둥이로, 사귄 여자들의 목록을 ‘플레이리스트’라고 부르며 영화에 등장하자마자 로렐린(카라 델러빈)에게 대뜸 구혼을 한다. 이런 역을 성립시키려면 글: 김혜리 │ 2017-09-13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작은 아씨들 ※<아토믹 블론드>와 <매혹당한 사람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래픽노블이 원작인 <아토믹 블론드>는 음악과 디자인에서는 과장된 1980년대 양식을 택하지만 액션에선 가차 없는 사실성을 추구한다. 주인공 로레인 역의 샤를리즈 테론이 대부분 직접 감당한 긴 호흡의 격투 시퀀스를 보고 있노라면 관객의 몸에도 상상의 피멍이 글: 김혜리 │ 2017-09-06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프렌치 커넥션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는 1천장의 컨셉 비주얼 스케치를 일람하는 듯한 영화다. 공들인 디자인과 복잡한 플롯으로 갖춘 이 대작의 진짜 약점은 허약한 스토리라기보다, 이미지들이 그것이 품은 사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외형을 자유롭게 바꾸는 불법 이민자 글: 김혜리 │ 2017-08-30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라스트 우먼 스탠딩 ※<레이디 맥베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레이디 맥베스>의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미장센으로 우선 주인공을 감금한다. 캐서린(플로렌스 퓨)은 코르셋과 크리놀린에 한번 갇히고 채도 낮은 가구와 계단, 창틀이 그리는 네모 안에 다시 담긴다. 집 안에는 책 한권, 오락거리 하나 없다. 영화 후반 캐서린의 뒷모습은 실내에 홀로 있는 여 글: 김혜리 │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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