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카메라, 기록하는 누군가의 친구가 되다 고 이소선 여사의 말년 생활을 찍은 태준식의 <어머니>를 보며 펑펑 울었다. 나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그녀가 전태일의 어머니라는 것, 완성된 영화에 그녀의 죽음이 담겨 있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셨다는 것 때문에 울었을 리가 없다. 그분의 공적인 업적과 사적인 인품의 면면 때문에 내가 울었을 리도 없다. 글: 김영진 │ 2012-04-19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화면에서도 인과의 틀을 부쉈더라면 조영찬은 시청각장애인이고 김순호는 척추장애인이다. 나이는 김순호가 훨씬 연상이다. 두 사람은 부부다. 이들은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의 주인공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두 사람은 시골에서 연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김순호가 다 준비해주고 조영찬은 기다린다. 이들의 일상은 대개 이런 식이다. 김순호가 조영찬의 수발을 들어준다. 흔하게 표현하자면 글: 김영진 │ 2012-04-05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과시 없이, 표나지 않게 존재했던 건축가의 초상 <말하는 건축가>의 초반부에서 건축가 정기용은 부산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다. 그는 안성 면사무소를 지을 때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뭐나고 물어봤는데 나이 든 주민들이 목욕탕이라고 답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성대결절로 많이 상해 있고 보조 마이크를 써야만 청중이 간신히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이 장 글: 김영진 │ 2012-03-15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가슴이 이끄는 대로 끝내면 좋았을 것을 <밍크코트>의 신아가, 이상철 감독을 개봉 즈음하여 두번 만났다.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인데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의 분위기가 달랐다. 개봉 직전 만났을 때 기운차 보였던 그들이 두 번째 만남에선 좀 풀이 죽어 있었다. 완성도가 좋다는 독립영화계의 일반적인 평판과 별개로 이 영화는 관객을 많이 불러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연을 맡은 황정민씨 글: 김영진 │ 2012-02-23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타인의 고통 껴안으려는 자세 존경스러워 지난해 12월29일 CGV압구정에서, 무비꼴라쥬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씨네톡 행사를 진행하는 평론가들이 모두 모여 대담하는 행사가 있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영화평론가인 남인영 동서대 교수가 가장 힘을 줘 절찬한 영화가 최근 개봉한 <Jam Docu 강정>이었다. 옆에서 그의 얘기를 듣다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영화인가 호기심이 생겼다. 여덟명의 글: 김영진 │ 2012-01-19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노동의 당당함이 좋아 이성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는 초반과 끝 장면이 맞물려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샬림이 이제 더이상 촬영하지 말라고 역정을 내는 데서 시작한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샬림의 인력거꾼으로서의 삶의 연대기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 다음 초반부에 보여준 그 시점에 다다른다. 아내와 아이들이 병을 앓으면서 삼륜차를 사기 위해 글: 김영진 │ 2012-01-05
- [김영진의 인디라마] [김영진의 인디라마] 대중의 의식엔 칼을 대지 못했네 송윤희 감독의 <하얀 정글>은 잘 만든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본업이 의사인 감독이 사명감을 갖고 만든 영화에 대한 평가가 야박하지만 그렇더라도 할 수 없다. 뭔가 만들다 만 듯한 미진함이 남는다. 좀더 경쾌하게 갈 것인가, 직설적으로 돌파하는 길을 택할 것인가 망설이면서 세련된 완성도를 보여주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갈등하는 창작자의 곤혹스러움이 글: 김영진 │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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