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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형님은 왜 필라프를 먹었을까
<SCENE#000. 1986년. 홍콩. 빌딩 주차장>
세차원으로 보이는 허름한 차림의 한 남자(소마, 35살), 다리를 절며 지하주차장으로 걸어들어간다. 오래전 다친 듯한 다리에 끼워진 의료용 보조장치에선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철컥… 철컥…’ 처량한 소리가 구슬픈 음악과 함께 울려퍼진다.
이내 주차장 한구석에 털썩 주저앉는 소마, 도시락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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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나의 고성방가를 허락하라
요새 누굴 만나면 휴가 갔다 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럼 나는 술 먹는 게 휴가라고 한다. 마감에 쫓기다 보니 놀러 갈 시간 있으면 술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며칠씩 혼자서 작업을 하다 보면 말을 몇 마디 못한다. 갑자기 전화를 받게 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이유로 한번씩 나가서 술 먹고 떠들어야 스트레스가
20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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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외간남자 ABCD와의 밀애
여자의 서른 중반은 몹시 음란해지는 나이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아 한숨은 더없이 메마르기만 한데도.
간밤은 유독 리얼했다. 일을 통해 만난 A씨에게는 매력을 느끼지만 피차간 조심해야 하는 입장. 그날 평소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그는 일이 엉킨 것에 대해 매우 격앙되어 있었다. 나는 괜찮다며 어쭙잖게 그를 위로했는데 그게 확 와닿았는지
200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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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정신차리면 계산대 앞!
교이치 쓰즈키(Kyoichi Tsuzuki)라는 사진가가 있다. 에디터, 저널리스트, 아트 큐레이터 등으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2000년대 초·중반 즈음 <류코추신>(流行通信)이라는 일본 패션지에 ‘Happy Victims’라는 사진 프로젝트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가 렌즈에 담은 행복한 죄인들이란 한마디로 ‘패션 오타쿠’였다.
20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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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나 한국인인데… 몰랐지?
길티 플레저? 원고 마감 따위로 장시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종종 약간의 이인증(離人症) 증세가 발현해서 주변 사람들이나 외부 환경이 마치 영화처럼 약간의 비현실성을 띠기 시작하고, 머릿속이 상대적으로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의 안락의자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분이 좋아진다기보다는 태도가 훨씬 더 전투적으로 변
200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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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나의 길티플레져] 욕하는 거야, 재밌잖아?
욕을 한다. 글에서.
아무나 욕하는 건 아니다. 나는 인격적으로 완성된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란 무릇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유있는 미소를 되돌려줄 인격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을 그 상태 그대로 재빨리 동결건조시킨 다음 마음 한구석에 꾹꾹 눌러 담아야 한다. 그리고 화난 표정 대신 여유로운 미소, 온화한 한마
200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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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티플레저]
[길티플레저] 아나운서 맞냐고요?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그렇다. 나는 썩 그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이다). <씨네21>의 김혜리 기자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길티 플레저라…. 그래도 나름 아나운서인데 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주제인가. 부랴부랴 앞서 이 칼럼을 쓴 다른 분들의 글을 찾아 읽어보고는 완전 좌절 모드에 빠졌다(제길슨, 다들 너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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