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의 건너편 영화가 끝났다. 극장 밖을 나섰으나 여전히 깜깜하다. 마지막 회차였으니 당연하겠지만 문득 밤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바야흐로 어두운 시간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희미한 희망의 빛을 찾아 다시 깜깜한 극장 한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 하나다. 초조한 마음으로 몇편의 영 글: 송경원 │ 2024-11-22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받기 전에 먼저 주기 한주간 뉴스를 끊고 살았다. 종종 멘털이 개복치급으로 약해질 때 일상을 버티는 방식 중 하나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압도적인 우위로 당선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기자회견을 연 날부터 뉴스를 보지 않았다. 매주 목요일이 <씨네21> 마감일인지라 정상적인 마감을 위해서라도 속 시끄러운 소식을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글: 송경원 │ 2024-11-15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의 오프닝] 영화의 운명, 경이로운 길을 따라가리 편집장을 맡은 지 딱 1년이 됐다. 원래 기념일이나 햇수를 잘 챙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11월3일 프로게이머 페이커 선수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달성한 것이다. 리빙 레전드의 눈부신 길을 목도하며 되뇐다. 아,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지난해 4회 우승으로 왕의 글: 송경원 │ 2024-11-08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독립영화, 좋아하세요? 기다리던 작품을 봤다. 일본 인기 만화 <원피스> 25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원피스 팬레터>(ONE PIECE FAN LETTER)는 빈칸을 채워주는 선물 같은 이야기였다. 시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시야에 가려졌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원피스>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정상 전쟁 2년 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본작 글: 송경원 │ 2024-11-01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애매한 재능을 견디는 방법 “엉망진창이야. 다시 써봐.” 오랜 지인이 등단을 했다. 국문과 졸업한 지 15년이 훌쩍 넘었으니 그동안 집필의 끈을 놓지 않은 의지만으로도 존경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술기운이 적당히 오른 축하 술자리, 지인은 대학 시절 내가 자신의 글을 보고 했던 ‘엉망진창’이란 한마디가 갑자기 떠오른다며 불쑥 술잔을 내밀었다. 묵은 응어리를 푸는 회포의 잔도, 나 글: 송경원 │ 2024-10-25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곧은 말, 너른 삶. 굽은 말, 부박한 생 때론 산처럼 높은 파도의 위용보다 하얗게 부서진 포말이 더 깊은 여운과 잔향으로 기억된다. 좋은 드라마도 마지막 페이지의 결과보다 과정이 메아리처럼 되돌아와 완성되는 법이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열풍이 남긴 후일담을 들으며 어느덧 우리도 맹목적인 결과지상주의의 터널을 지나 과정을 즐길 정도의 여유가 생겼음을 실감했다. 우승의 영광은 글: 송경원 │ 2024-10-18
- [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부산 밤바다, 그 날씨에 담긴 BIFF의 추억. 그리고 새로운 기억 기억은 종이에 쓴 기록처럼 ‘정보’의 속성을 지닌 반면 추억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새겨진 가 아닐까 싶다. 이제 10월 초의 부산은 예전만큼 쌀쌀하지 않흔적을 더듬는 ‘감각’에 가깝다. 내 경우엔 가을바람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조건반사처럼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생각난다. 기분 좋게 선선한 바람으론 부족하다. 얇은 겉옷 사이로 바람이 뚫고 들 글: 송경원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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