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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미성년자가 담배 대신 은단을 사다준 성인 남성에게 키스하는 장면,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 묘사 등으로 시청자 민원이 6천건을 넘었다. 이명우 PD는 “우려와 거리가 먼 가족드라마”라 밝혔지만, 방송 이후 ‘가족드라마 맞냐’는 기사가 줄을 이었다. 4회까지 시청한 결과, 가족드라마의 요소는 충분하다. 주인공 정샛별(김유정)을 고용한 편의점 점주 최대현(지창욱)의 집은 극중 가장 생활감 있는 공간이고, 엄마 공분희(김선영)와 아버지 최용필(이병준)은 일상의 리얼리티를 두텁게 쌓아간다.
연출자의 말은 논란의 방패막이일까? 정해진 목적지로 가는 포석일까? 실은 나는 그 ‘가족드라마’를 우려한다. 내면에 상처를 지닌 샛별이 단 한번 바른말을 해준 남자에게 반해 저돌적으로 대시하고 연애와 결혼을 거쳐 가족 안으로 흡수되고 일손이 부족하던 가족은 가용 노동력을 확보하는 전개 말이다. 어린 여성의 결핍을 성인 남성을 통해 채우
'편의점 샛별이', 편의점 며느리가 될까 불안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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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Zendegi Edame Darad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상영시간 95분 / 제작연도 1991년
895년 12월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의 영화 상영은 커다란 스캔들과 함께 격렬한 논쟁을 낳는다. 그들의 발명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계 인사들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의 움직임은 모두 가짜이자 조잡한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비난은 주목받지 않았던 의외의 영화 한편으로 빠르게 종식된다. <아기의 식사>라는 짧은 영화에서, 아기의 식사 모습이 아니라 마당 한구석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나뭇잎의 움직임이 뒤늦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영화 속의 모든 움직임을 가짜로 만들어낼 수 있어도 나뭇잎의 미세한 흔들림만큼은 실제 움직임의 재생이라는 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간혹, 최초의 영화에서 보았던 나뭇잎의 흔들림을 그 느낌 그대로 되살려내는 영화들이 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리고
[김호영의 네오 클래식]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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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살아있다' 앗! 전기 나갔다
[정훈이 만화] '#살아있다' 앗! 전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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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는 편집장이 바뀌어도, 개편을 해도 변치 않는 코너가 있다. 신인배우를 인터뷰하는 지면이다. 지난 25년간 코너명과 형식은 바뀌었을지언정 이 지면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까닭은 향후 한국 영화산업의 흐름을 만들어갈 신인배우를 발견하고 지지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동의 문제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씨네21>은 지면을 통해 영화계와 신진 배우들을 잇는 접점을 만드는 데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매년 초 고정적으로 기획하는 ‘올해를 빛낼 라이징 스타’ 특집기사가 발행되고 나면 다양한 영화계 인사들로부터 배우의 연락처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곤 하며, 때로는 기사를 통해 소속사를 찾는 배우도 있다. 제작 중인 영화의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추천받은 배우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하다 보니 특집기사에 소개한 배우들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크게 주목받는 사례가 많았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1~2년간 <씨네21>은 영
[장영엽 편집장] 뉴미디어로 옮겨간 신인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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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중 일곱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O.S.T 전체 트랙 중 피아노 음악이 차지하는 곡 수 말이다. 수프얀 스티븐스의 오리지널 송이나 80년대 신스팝이 주요 장면에서 워낙 강렬하게 쓰인 탓일까. 3분의 1이 넘는 비중이어도 관객의 기억에서 영화 속 피아노곡은 뒤로 밀려나 있다. 주인공 엘리오(티모시 샬라메)가 음악도이기에 등장한 거라 생각하고 말기에는 피아노의 활약이 그 어떤 영화보다 큰 작품이 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감독과 음악감독은 이 영화에 삽입되는 연주곡 넘버를 모두 피아노곡으로만 채웠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M.A.Y. in the Backyard>에 첼로가 등장하지만 이 역시 피아노가 중심인 곡이다. 왜일까. 금속 현을 해머로 두드려서 내는 피아노 소리는 대표적인 차가운 사운드로 이 영화의 뜨거운 여름의 이미지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이글거리는 화면 위에 홀로 존재하는 피아노사운드는 고유의 청량함을 극대화
[Music]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O.S.T - 여름의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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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한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는 사람들에게 묻곤 한다는 질문. 조금 정신이 흐려지더라도 고통을 줄이는 쪽을 원하세요, 통증이 있더라도 정신을 유지하기를 원하세요. 이 물음에 자신 있게 후자를 선택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금의 몸에 아픈 부분이 없거나 큰 아픔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강인한 사람이리라. 지금 무슨 생각을 하든 실제로 그 상황에 처하지 않고서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길은 없다. 요컨대 정신은 몸이며, 몸 이상의 정신을 가질 일은 평생 구도자로 살지 않는 이상은 없다.
책은 책의 몸을 가진다. CD는 CD의 몸을 가진다. 트위터는 트위터의 몸을, 영화는 영화의 몸을 가진다. 각각의 몸은 그 정신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책은 책이라는 몸의 제한 속에서 정신을 구현한다. 사각 종이의 한 모서리가 묶여 있고 그 앞뒤가 표지로 보호된 책은 독자의 몸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따른다. 인간의 몸보다 큰 책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런 책은 읽히기 위
몸을 짓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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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둣집 앞에서 소년은 피아노를 치고 헨리는 바이올린을 켠다. <아무노래>가 흘러나오자 어린 청중이 나와 춤을 추고, 도로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동차가 지나간다. 멋지게 즉흥연주를 마친 12살 파트너 박지찬에게 헨리가 말한다. “정식적인 공연 말고 이렇게 프리하게 하는 거 재밌지?” 가수이자 방송인 헨리의 유튜브 콘텐츠 시리즈인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어린이들과 헨리가 만나 공연하는 ‘같이 헨리’다.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송시현은 떡볶이집에서 화려한 기타 연주를 마친 뒤 초등학교 담장 옆 길바닥에 헨리와 나란히 앉아 또래 청중들의 신청곡을 받고, 삑삑 소리나는 곰돌이가 붙은 상의를 입고 온 9살 바이올리니스트 설요은은 꼼꼼히 악기를 조율하며 헨리와 ‘절대음감 테스트’ 놀이를 한다.
새 콘텐츠를 고민하는 헨리에게 “초등학생들이 너를 되게 좋아해”라는 아이디어를 주었던 스타일리스트
'헨리 뭐 했니'(Henry more Henry), 초등학생들도 나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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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제작 김프로덕션 / 감독 김소동 / 상영시간 123분 / 제작연도 1958년
1950년대 한국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네오리얼리즘’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 이탈리아의 영화 사조 네오리얼리즘은, 루키노 비스콘티의 <강박관념>(1943)을 시작으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1945), 비토리오 데시카의 <자전거 도둑>(1948) 같은 작품들이 일정한 미학을 구축하며 세계 영화사의 한 챕터를 장식했다. 이러한 네오리얼리즘 영화들이 처음 한국에 선보인 때는 놀랍게도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이다. 1·4후퇴 이후 생사의 갈림길을 헤맨 피난민들이 부산, 대구 등지에 모여 피난도시를 형성했고, 극장 역시 전쟁에 지친 이들을 달래기 위해 다시 문을 열었다. 이때 할리우드영화, 프랑스영화와 같이 상영된 네오리얼리즘 영화는 오락거리를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1950년대 코리안 리얼리즘의 성취, 김소동 감독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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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영을 배웠을 때를 기억한다. 나는 13살이었고, 남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등록한 기초 수영반은 나보다 어린애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대부분 서로 이미 친구이거나, 그날 바로 친구가 됐다. 그때 나는 낯가림이 굉장히 심했고, 그래서 그들 중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심지어 진도를 잘 따라가지도 못했다. 나는 열등생이었다. 반면 다른 애들은 수영을 정말 잘했다. 너무 신기했다. 다들 어떻게 이렇게 쉽게 배우는 거지? 나는 내가 있을 곳에 있지 않다는 느낌 때문에 더더욱 주눅이 들었다. 선생님은 내가 답답했으리라. 그녀는 내게 자주 소리를 질렀고, 아이들 앞에서 면박을 줬다.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주 혼자 울었다. 하지만 계속 수영 강습을 받았다. 그건 내가 뭔가를 시켰을 때, 싫다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물속에 있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 정말 좋았다. 물이 찰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내가 있을 곳을 찾고 있다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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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사라진 시간'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정훈이 만화] '사라진 시간'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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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방이구나.” “아르노강이 보일 줄 알았어요.” 지난 6월11일 재개봉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은 이탈리아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 두 여성, 루시와 샬롯의 대화로 시작한다. 서신으로 접한 숙소 정보- 편지로 숙소를 예약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와 사뭇 다른 방의 투박한 풍경에 실망하는 헬레나 본햄 카터의 앳된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준다. 꿈꿔왔던 ‘전망 좋은 방’은 이미 다른 사람의 차지지만, 루시와 샬롯이 머무르는 피렌체의 아담한 숙소엔 일상으로 돌아간 뒤 오랫동안 회자될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낯선 소도시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있는 베테랑 여행자, 수레국화를 좋아한다는 손님의 말을 기억했다가 방 한구석에 슬며시 꽃을 놓아두는 호텔리어, 타인의 저녁식사에 함부로 훈수를 두는 무뢰한, 객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무룩한 숙녀들을 위해 선뜻 방을 내어주겠다는 친절한 타인이 그곳에 있다.
언택트 시대의 관객
[장영엽 편집장] 언택트 시대의 바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