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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오케이 마담' 국제 테러 조직이 비행기 납치를 계획했다
[정훈이 만화] '오케이 마담' 국제 테러 조직이 비행기 납치를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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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을 보았다. 8월20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네개의 상을 수상한 이래 서울독립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을 거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영화를 미리 본 관객은 입을 모아 오즈 야스지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에드워드 양, 허우샤오시엔과 같은 아시아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했는데, 그건 <남매의 여름밤>이 가족이라는 우주를 탐구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오래된 양옥집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남매, 남매의 고모가 우연히 여름 한철을 같이 보내게 된다.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고, 낮잠을 자고, 창밖을 바라보며 소일하는 등 영화 속 가족은 같은 공간에 따로 또 함께 존재하며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신인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남매의 여름밤>은 지극히 일상적인 나날들 가운데 마법처럼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 능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서서히 엄습해
[장영엽 편집장] '남매의 여름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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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리히터가 현대음악계의 슈퍼스타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의 《Recomposed by Max Richter: Vivaldi, The Four Seasons》 음반은 22개국의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The Blue Notebooks》는 <가디언>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클래식 앨범’에 선정됐다. 대표곡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8편의 영화에 삽입됐는데, 국내에서는 <컨택트>에 등장한 걸 계기로 주목받더니 급기야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도 사용됐다.
단순한 화성과 선율로도 감정을 극한으로 치닫게 하는 뛰어난 작곡 능력이 먼저지만, 그가 낯선 현대음악 장르에서 독보적인 스타가 된 데에는 누구보다 시류를 빠르게 반영하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5년에 발표한 《Sleep》은 잠 한번 제대로 자보는 게 소원이
[Music] 낮고 어두운 소리로 희망을 - 막스 리히터 《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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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차량 내비게이션에 목적지 ‘OO 요양병원’을 입력했다. 동생에게 연락이 온 건 일주일 전이었다. “아버지가 우리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신대.” 치매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시는 아버지가 코로나19로 병원에서 몇달째 면회를 불허하자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줄 알고 걱정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치매 진행이 더 빨라졌고 결국 병원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면회를 허락하기로 했다. 그렇게 P가 아버지를 만나러 나선 참이었다.
요양병원에 도착하자마자 P는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했다. 그리고 비누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쓴 후, 다시 꼼꼼히 손 소독제를 발랐다. 코로나19는 노인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P는 아버지를 위해 평소보다 더 주의를 기울였다. 그 후 임시로 마련된 대기실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대기실에 무심히 켜진 TV에서 주말 연속극이 방영되고 있었다. 드라마 속배경은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화면 속 등장인물 중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아무도 보
당신을 위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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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루한 장마에 납량특집 콘텐츠가 보고 싶다면 유튜브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에 찾아가 ‘도를 아십니까’ 롤플레이 영상을 클릭하자. 1분 안에 강남역 어딘가에서 사이비 종교 포교인에게 꼼짝없이 붙들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상한 머리띠와 안경, 상냥한 듯 기계적인 정체불명의 말투, 광기 어린 미소와 눈빛을 장착한 강유미는 영상에서 눈 뗄 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 설문조사를 빌미로 말을 건 다음 ‘마음공부’와 ‘조상님의 은덕’을 들먹이더니 어떻게든 자기 말에 동의하게 만드는 기술은 점점 심장을 조여온다. “혹시 평소에 금방 피곤해지지 않아-요? 아니에-요? 자고 일어나도 금방 다시 또 눕고 싶고 그런 기분 없어요? (응시) 그런 적 한번도 없어-요? 살면서 한번도 없었다고요-? 그쵸, 있죠?” 음료수라도 ‘베풀어’ 달라는 그를 따라가 이것저것 갈취당하고 나면 어느새 조상님 제사상 앞에 서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살고 싶으시면 제사를 지내셔야 해요. 그렇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 유투브의 강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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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대생의 고백>
제작 서울영화사·신상옥 프로덕션 / 감독 신상옥 / 상영시간 122분 / 제작연도 1958년
1960년대 신필름이라는 전무후무한 영화 제국을 설립했던 신상옥(1926~2006)이 처음부터 영화계를 호령했던 것은 아니다. 감독 초기 그는 당시 신문기사의 문구를 빌리자면 주류 영화계에서 벗어난 “무명의 영화청년”에 가까웠다. 26살 때 데뷔작 <악야>(1952)를 시작으로, 세미다큐멘터리 <코리아>(1954), 시대극 <젊은 그들>(1955), <꿈>(1955), <무영탑>(1957)을 연출했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했고, 훗날의 신상옥다운 과감한 연출과 영화적 에너지가 돋보이는 <지옥화>(1958) 역시 당시 관객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여섯 작품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도모자라 채무에 허덕이던 그는 대중과 교감할 마지막 묘책을 찾아내는데, 바로 세련된 플롯과 감각적인 스타일을 장착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신상옥의 첫 번째 멜로드라마 '어느 여대생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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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정신이 좀 드십니까?
[정훈이 만화]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정신이 좀 드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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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나리오를 본편보다 먼저 접하게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한 채 영화를 보는 것이 최적의 관람 환경이라고 믿지만, 영화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시사회에 앞서 시나리오를 보고 아이템을 기획하거나 인터뷰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른 뒤 극장에서 완성된 영화를 확인할 때마다 시나리오와의 간극을 생각해보곤 한다. 어떤 영화는 시나리오를 보며 상상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어떤 영화는 시나리오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충격과 감흥을 안겨준다. 후자와 같은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영화라는 종합예술의 속성에 감탄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감독과 스탭들은 마법 같은 솜씨로 영화의 무드와 톤을 바꿔놓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현장의 밖에 위치한 관찰자에게 영화의 제작 과정은 늘 놀랍고도 신묘한 우연의 연속으로 느껴진다.
1268호의 주제는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겠다. 개봉 첫날 34
[장영엽 편집장] 영화의 뒤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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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자》는 시작부터 카오스다. 가수는 유키카. 본명은 데라모토 유키카로 13살 때부터 일본에서 모델, 성우 활동을 해온 일본인이다. 2016년 걸 그룹 리얼걸 프로젝트 활동, 2017년 JTBC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 출연 등으로 경력을 쌓아가던 그가 지난해 처음 솔로로 발표한 싱글 <네온>은 본격적으로 ‘시티팝’을 표방한 노래였다. 70~80년대 일본 버블 시대가 낳은 가장 낭만적인 문화유산인 시티팝이 수십년의 세월을 거슬러 한국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 장르를 재현하는 일본 가수가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제목이 ‘서울여자’라니. 이 정도면 꽤 신선하고 멋진 카오스다. 앨범 《서울여자》는 발매 전 차례로 공개된 싱글 <네온> <좋아하고 있어요> <Yesterday>의 레트로 무드를 이어가는 동시에 ‘꿈을 안고 바다를 건너 서울에서 살아가는 유키카의 이야기’로 전체적인 틀을 잡았다. 인트로 <Fro
[Music] 밤의 네온사인을 닮은 - 유키카 《서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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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을 처음 읽었다. 꽤 외설적인 이 작품이 일본 사소설의 대표작임을 알고 조금 충격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소설의 역능과 정치적 기획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소설’은 자신의 ‘치명적인’ 경험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작가 스스로 낱낱이 밝힘으로써 자신에게 면죄부를 발급하는 ‘고백’의 교묘한 역능을 활용한다. 이는 개인의 내면을 해부 가능한, 재현의 매혹적인 대상으로 설정하게 된 근대 일본의 자연주의 및 낭만적 자아상과 관련된다. 사소설이 일본의 특수하고 정치적인 맥락을 지닌 역사적 장르임을 알게 된 후, 나는 단지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 반영됐다는 이유로 한국 여성소설들을 비롯한 일부 소설들을‘사소설’이라고 호명하며 폄훼해온 부주의한 비평들에 깊은 의구심을 가졌다.
최근 부상한 개념인 ‘오토픽션’(autofiction)은 어떨까. ‘자서전’을 뜻하는 ‘autobiography’ 와 ‘소설, 허구’를 뜻하는 ‘fiction’ 의
내가 나오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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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비슷한 영화를 지목당하는 드라마를 좋은 시선으로 보긴 어렵다. MBC 8부작 <십시일반> 이야기다. 저택에서 일어난 부유한 노인의 미심쩍은 죽음, 유언장과 상속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해관계를 서술하는 방식이 반년 전 개봉한 <나이브스 아웃>(2019)을 떠올리게한다는 지적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개봉한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 원작의 <비뚤어진 집>(2017)과도 닮았다. 하지만 미스터리 장르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고 변주된 설정을 두고 표절을 언급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위 두 영화 사이에서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사망한 노인이 매일 쓰는 약물이 바뀌어 사고를 당하는 설정이 그렇고, 대가족이 식탁에서 우아한 언어로 서로를 헐뜯는 <비뚤어진 집>의 영국식 독설은 미국 배경 <나이브스 아웃>에서는 ‘똥이나 먹으라’라는 식의 난장판 대화로 다시 쓰인다. 계보를 그리고 인용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면서도 새롭게 놀라길 원
'십시일반', 현지화? 오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