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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반도' 목에 난 상처가?
[정훈이 만화] '반도' 목에 난 상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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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속에 작지만 나만의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싶어.” 지난 7월 6일 세상을 떠난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살아생전 아내 마리아에게 종종 말하곤 했던 소망이라고 한다. 모리코네의 부재를 전세계가 애도하는 지금, 영화음악사에서 그가 차지했던 자리는 모리코네의 짐작보다도 훨씬 거대했다는 것을 절감한다. 20세기의 위대한 영화음악가였던 엔니오 모리코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서는 잡지 한권을 온전히 할애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고심 끝에 <씨네21>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아가씨> 등의 영화음악으로 잘 알려졌으며 지난 2011년 엔니오 모리코네 내한 당시 박찬욱 감독과 함께 모리코네를 직접 인터뷰한 조영욱 영화음악감독에게 추모의 글을 부탁했다. 그는 차기작 준비로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애정으로 흔쾌히 취재에 응해줬다. 조영욱 음악감독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
조영욱 음악감독이 꼽는 엔니오
[장영엽 편집장] 애도는 무한히, 음악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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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은 부지런하다. 평균 2, 3년의 간격을 두고 꾸준히 새 음반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강단에 선 기간이 길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은 더뎌지리라는 통념과는 반대된다. 담당하던 프로그램에 한해에만 그를 두번 초대한 적이 있다. 첫 미니앨범에 담긴 곡을 들려주러 온 날 “다음 발매 때도 오겠다” 하더니 불과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재회했다. 그 추진력이 놀라웠던 한편 눈길을 끈 건 그사이 대동한 연주자가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전부터 제자들에게 세션을 맡기는 줄은 알았는데 멤버가 일정 기간 고정된 건 아니었나? 궁금해서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뒤져보니 2009년과 2012년에도 모두 다른 사람들과 출연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불과 몇달 전 단독으로 출연했던 아티스트의 얼굴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래전 교수님의 음악을 반주하러 왔던 학생이 성장하여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밴드를 끌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정원영이 만들어낸 선순환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한명
[Music] 뮤지션으로서, 교육자로서 - 정원영밴드<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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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등을 연출한 김수용 감독이 이만희 감독과 경부고속도로를 지날 때의 일이다. 당시 베트남에서 전쟁영화 <고보이강의 다리>를 찍고 돌아온 이만희 감독은 김수용 감독에게 경부고속도로가 무슨 색깔로 보이느냐고 물었다. 김수용 감독은 카메라의 노출 얘기인가 싶어서 맑은 날엔 하얗게, 흐릴 땐 검게 찍힌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만희 감독은 자기 눈엔 그것이 핏빛으로 보인다며 그것은 베트남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이 흘린 피 때문이라고 했다. 김수용 감독은 지금은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지만, 1970년대엔 어림없는 주장이었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박정희 정권은 베트남 참전의 대가로 미국에 장기차관을 경제원조 성격으로 지원받았고, 이중 일부를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용으로 충당했다. 당시 전쟁으로 인한 ‘베트남 특수’가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가늠한다면 이만희 감독의 말에 숨은 뜻을 쉽게 헤아릴 수 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70년, 베트남 현지에서 국군영화제
숨겨진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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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Mnet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가 끝나서 아쉬운 사람, 이제 예능 섭외 1순위는 이영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모든 걸 내려놓고 웃고 싶은 사람. 지난해,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제작이 중단되었던 <Target: Billboard-KILL BILL>의 흑역사를 뒤로하고 “(그래요) MBC가 또 힙합했습니다…”라며 조심스레(조심스러운 나머지 홍보가 안됐다) 등장한 웹예능 <본격 국힙 도장깨기 힙합걸Z>의 정신은 Mnet <음악의 신>을 연상케 하는 자조와 자학이다. 브린, 이영지, 하선호로 여성 힙합 크루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에게 “Mnet <언프리티 랩스타> 베꼈네”라며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다름 아닌 하선호고, 이들의 ‘바지 수장’ 자리에 앉은 슬리피는 다른 프로듀서가 안 나온 이유를 잘라 말한다. “걔넨 비싸.” 화려한 조명도, 살벌한 경연도, 비장한 도전도, 훈훈한 미담도
MBC 웹예능 '본격 국힙 도장깨기 힙합걸Z', 난 슬플 땐 영지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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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1부 마지막 장면을 읽고 나면 늘 마음이 미어진다. 진부하지만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 ‘극심한 슬픔이 느껴진다.’ 영화도 마찬가지다.‘거짓말쟁이’라는 외침이 들리는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매번 그렇다. 아마 그건 내가 브리오니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마음은, 이야기의 후반부 등장하는 지난한 속죄의 감정이 아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보면서 이해한다고 믿는 바로 그 마음이다. 그래. 거짓말쟁이의 마음.
13살의 브리오니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겸할 정도니 그 자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이언 매큐언, 이 심술궂은 양반 같으니. 게다가 이 조숙한 소녀는 자신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을 자기 방식대로 재구성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통찰력에 감탄한다. 나는 역시 대문호의 자질을 지녔어! 문제는 이것이 픽션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거짓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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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영원히> 제작 삼성영화사 / 감독 유현목 / 상영시간 109분 / 제작연도 1958년
한국영화가 본격적인 스튜디오 시대를 맞이한 것은 1950년대 후반의 일이다. 1950년대 중반 30편대에 머물던 한국영화는 1958년 74편, 1959년 111편으로 제작 편수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러한 성장세의 결정적인 기술 기반이 되어준 것이 바로 영화 스튜디오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한국영화문화협회가 설립한 정릉스튜디오였다. 미국의 민간원조단체인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최신 장비들이 120평의 촬영소와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채워졌다. 1957년 7월에는 <자유부인>(감독 한형모, 1956)으로 흥행에 성공한 삼성영화사가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설립했다. 2개의 스튜디오 공간이 각각 180,100평 규모로 지어졌다. 이 촬영소는 1회작으로 <오해마세요>(감독 권영순, 1957)를 만들었고, 2회작으로 신예 유현목의 <그대와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청년 감독 유현목이 펼치는 미장센의 향연 '그대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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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소리꾼' 어르신, 소리 한 번 듣고 가십시오~
[정훈이 만화] '소리꾼' 어르신, 소리 한 번 듣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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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씨네21> 영화평론상 공모전 심사가 마무리되었다. 총 117편의 응모작이 접수된 올해의 공모전은 최근 몇년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의 응모작을 기록했으며, 지원작의 수준 또한 상향평준화돼 수상작을 정하기까지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었다. 장문의 영화글을 볼 수 있는 지면마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시대, 영화가 남겨놓은 질문에 시간과 공을 들여 응답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결코 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25회 <씨네21> 영화평론상은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유의미한 자극을 주었다.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올해 영화평론상의 예심, 본심 심사에 참여하며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생각했던 경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예년에 비해 올해의 응모작에는 영화라는 매체 자체의 존재 이유를 되묻고 영화의 경계와 한계를 탐구하는 글들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매체 환경이 신진 평자들에게 새로운 과
[장영엽 편집장] 영화를 향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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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사람들은 K팝을 마라(麻辣)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마라탕이나 마라샹궈로 익숙한 이 중국 향신료는 그 얼얼한 맛 그대로 K팝이라는 장르가 가진 오묘한 매력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아무 연관 없는 갖가지 재료를 제멋대로 넣어 자극적인 소스와 함께 끓이거나 볶아서 내는 알싸한 요리. 2018년 데뷔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새 앨범 《GO生》은 그렇게 아는 사람만 알던 K팝의 독한 ‘마라맛’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 도전은 그것이 단지 말뿐만이 아니라는 데에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자신들의 음악을 ‘강한 중독성을 지닌 마라맛 음악’이라 직접적으로 표현한 이들의 마라를 향한 타오르는 의지는 타이틀곡 제목은 물론 뮤직비디오 컨셉, 무대의상까지 장악했다. 타이틀곡 <神메뉴>는 원뜻인 ‘신의 메뉴’는 물론 동음이의어로 ‘새로운(新) 메뉴’라는 뜻을 직관적으로 떠오르게 한다.
커다란 중식도로 도마를 내리치는 듯한 육중한 후렴구와 ‘네 손님!’ 같
[Music] 과감하고 꽉 찬 마라맛 - 스트레이 키즈 <GO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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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집에 처음 방문하기로 했다. 그 집에 ‘송삼동’과 ‘장그래’, 두 고양이가 있다고 했다. 고양이에 대한 비합리적 공포가 있던 나는 삼동이 사진을 보며 심리적 장벽을 미리 없앴다. 드디어 ‘실견’. 크고 동그란 옥색 눈과 형형한 눈빛, 거대한 몸집. 삼동이는 엄청난 크기와 상대를 베어버릴 듯한 눈빛, 치밀하게 계산된 예민함으로 나를 압도했다. 낯선 존재와의 특별한 관계가 꼭 ‘점진적으로’ 형성되는 건 아님을 그날 알았다. 그 후 3년 남짓, 삼동이와 나는 늘 함께였다. 이제 나는 고양이 종(種) 일반과 구분되는 삼동이만의 표정, 목소리, 습관을 식별한다. 턱과 몸통을 기대기 좋아하는 삼동이는 내 책과 노트북, 손목, 종아리를 부드럽게 점령한다. 기골장대한 삼동이가 날 죽일 듯한 눈빛으로 쿵쿵쿵 다가와 내 겨드랑이에 털썩 주저앉을 때, ‘평화란 참 위태롭고도 벅차구나’ 생각했다.
삼동이를 모르고 지낸 세월이 야속하다. 내 발목을 지그시 누르는 7kg의 무게감 없이 어떻게 글을
송삼동, 무지개다리를 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