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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등과장> 제작 후반기프로덕션 / 감독 이봉래 / 상영시간 105분 / 제작연도 1961년
1960년대 초반은 서민가정을 그린 홈드라마가 유행했던 시기다. 1960년의 <로맨스 빠빠>(감독 신상옥)를 시작으로 <박서방>(감독 강대진), 1961년의 <해바라기 가족>(감독 박성복), <마부>(감독 강대진), <삼등과장>(감독 이봉래), <돼지꿈>(감독 한형모), <서울의 지붕밑>(감독 이형표), 1962년의 <골목 안 풍경>(감독 박종호), <월급쟁이>(감독 이봉래), 1963년의 <로맨스 그레이>(감독 신상옥) 등이 그 대표작으로, 지금 우리가 온라인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로맨스 빠빠>와 <박서방>의 흥행 성공으로 연이어 만들어진 이 영화들은 크게 ‘가족 드라마’라고 불리지만 장르적 성분은 조금씩 다르다. 코미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서민 아버지의 얼굴, 김승호표 가족 드라마 '삼등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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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도굴' 유물 탐사 도굴팀이 선릉을 도굴하기로 했다
[정훈이 만화] '도굴' 유물 탐사 도굴팀이 선릉을 도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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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 중국이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을 점유했다는 뉴스가 화제였다. 아시아 영화시장 조사기관인 아티산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10월 18일 기준 중국 내 영화티켓 판매수익은 19억8800만달러(약 2조2663억원)로 북미의 19억3700만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이 시장 규모로 미국을 앞선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러한 변화가 팬데믹 도중에 일어났다는 점은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씨네21> 1277호 통신원 리포트에서 한희주 베이징 통신원이 자세하게 전한 대로 최근 중국 영화산업의 회복세는 무서울 정도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블록버스터영화들을 극장에서 연달아 개봉하고 극장 영업을 재개한 지 4개월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2조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나라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과 여타 국가들이 산업을 정상화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2인자에 머물던 중국이 팬데믹을 계기로
[장영엽 편집장] 중국영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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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피아노학원에 다니는 일은 거의 형벌이었다. 폐소공포증을 일으킬 만큼 비좁은 방, 7살의 나는 내 몸집보다 몇배나 큰 피아노와 독대한다. 선생님은 한번 연주할 때마다 획을 하나씩 그어 ‘바를 정’자 네개를 완성하라 했지만, 나는 그저 건반 위에 엎드려 있다. 내가 만드는 소음도 버거운데, 옆방 애도 나만큼이나 소질이 없다. 너무 시끄럽다. 나는 인심 쓰는 척 딱 한번 연주한 후, 바를 정 네개를 한꺼번에 그려 연습을 종료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난 모차르트는 아닌가보군.
초등학생 때 새로 만난 선생님은 엄마가 다니는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였다. 그분은 여성이고, 우리 집과 같은 아파트의 위층에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집에 피아노 두대를 놓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언어장애가 있는 그분은 자신이 먼저 연주하고 그다음 학생의 연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건반 위에 올린 내 손이 계란을 쥔 모양에서 흐트러지면, 그분은 ‘바를 정’을 그리던 연필로 내 손등을 가볍게 쳤
[오혜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고요 속에서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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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무리수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카카오TV에서 제작한다 해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말 대신 카카오톡(이하 톡)으로만 대화하는 예능이라니 너무 지독한… 컨셉 아니냔 말이다. 하지만 결국 형식을 완성하는 건 사람이라는 진리를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 초대 손님 배우 박보영이 톡으로 어린 조카 동영상을 공유하자 “워낙 동안이어서 셀카인 줄”이라고 능청스러운 농담을 던져 상대의 긴장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김이나 작사가는 ‘토크’는 물론 톡에도 뛰어난 진행자다.
프로필 사진, 플레이리스트, 사진첩의 ‘짤방’은 물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즉시 대화 소재로 가져올 수 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대화는 현대인의 내면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터뷰 기사라면 ‘(웃음)’으로 표시되었을 순간 ‘ㅋㅋㅋ’ 연타를 치면서 웃는 인터뷰이의 모습을 동시에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자로 활동한 박은빈이 ‘사적인 것과 사적이지
카카오TV '톡이나 할까?', 톡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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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
감독 데이비드 린치 / 상영시간 147분 / 제작연도 2001년
“(카이에루) 이것만 알아두시오. 내가 당신입니다. 더 설명해주세요, 페소아가 말했다. 난 당신의 가장 깊은 부분입니다, 카이에루가 말했다. 당신의 어두운 부분이지요.”
타부키는 소설 <꿈의 꿈>에서 그가 사랑하는 작가 페소아의 꿈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새벽 페소아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이명(異名) 작가 카이에루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타부키는 이미 오래전에 죽은 페소아에 대해 상상했고, 그 상상 속에서 페소아는 가상의 작가 카이에루를 만나는 꿈을 꾸었다. 꿈과 현실과 상상이 아무런 제약 없이 서로 스며드는 세계, 현실의 논리와 법칙이 모두 허물어지는 세계.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도 이와 비슷한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도 관객은 현실과 꿈의 경계가 소멸되고 꿈과 현실
[김호영의 네오클래식]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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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테슬라' 미래가 궁금하면 테슬라를 만나라
[정훈이 만화] '테슬라' 미래가 궁금하면 테슬라를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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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최근 많은 영화인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며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올여름 개봉작 <반도>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선전은 극장이 예년만큼의 성적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많은 이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한 8월 중순 이후, 한국 영화산업 안에서 체감되는 위기의식은 상반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한국영화 신작들의 OTT행 소식과 멀티플렉스의 감축 운영 발표, KT&G 영화사업 부문의 축소 및 폐지 논란과 같은 위기의 신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2020년 가을은 한국 영화산업을 지탱해왔던 시스템이 더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유지될 수 없음을 명확하게 자각하게 한, 엄혹한 계절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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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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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되었다. SNS 타임라인에는 예매 인증 사진이, 두꺼운 끈으로 두른 영화관 의자 사진이, 광안리와 해운대의 바다 사진이 피드를 채우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던 축제가 마침내 돌아온 듯한 반가움이 가득하다. 그런데 이미 한동안 그곳에 머무르고 있던 축제가 있다. 9월 5일 개막하여 11월 8일이면 전시를 마무리 짓는 부산비엔날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인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지난해부터 담대한 계획을 도모했다. 부산이라는 지역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되 예술 장르는 최대한 포괄하여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시’(Words at an Exhibition–an exhibition in ten chapters and five poems)라는 주제를 제목으로 끌어왔다.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작품 <전람회의 그림>에서 발췌한 것이다.
예술감독은 이 주제를 가지고 부산을 오마주하기 위해 시각작가, 문학가, 음악가 들을 비엔날레에 섭외했다. 11인의
[Music] 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로 오세요 - 2020부산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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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본적인 모멸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임신한 엄마의 배를 누군가 허락 없이 만지던 때부터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엄마의 결혼식에서 엄마의 아버지가 아빠에게 엄마를 ‘넘겨줄’ 때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할머니 집에 찾아가면 엄마와 큰엄마들이 허리가 부러지게 일하고는 작은 상에서 따로 밥을 먹을 때도 나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또래들 사이에 어떤 여자애가 ‘걸레’라는 소문이 돌고, 옆 학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되고, 내 친구가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길에서 할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나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언니도, 나도, 나의 친구도, 나의 친구의 친구도, 삶의 어떤 순간에는 분명 인간조차도 되지 못했다.
인류학자 김현경의 말처럼 사회 속에서의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인간이 타고난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서로의 수행과 연기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면, 대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금 여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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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와 허기가 묘하게 섞인 얼굴. 인세를 초월한 삶을 살고, 초월하지 못한 욕망을 말할 것 같은 표정의 배우 이동욱이 저승사자에 이어, 이번엔 천년 묵은 구미호가 되었다. 사랑했던 인간이 저승으로 가는 길을 막아섰던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금기를 범한 대가로 백두대간을 관장하던 산신의 지위를 잃고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이다. 연인의 환생을 기다리면서. 설화 속 기묘한 동물과 오랫동안 이어져온 미신을 현대의 도시 괴담과 접목한 판타지 드라마. tvN <구미호뎐>의 세계에선 우렁각시가 도심에 한식당을 열고, 삼도천도 현대화되어 ‘내세 출입국 관리사무소’로 운영된다. 이연 역시 문명을 한껏 누리는 신식 구미호로 살아가지만, 은혜나 원한을 반드시 대갚음한다는 전설 속 여우의 속성은 고스란히 이어진다. 지고지순한 구미호의 사랑도 일부일처제인 여우의 습성을 따른다.
이미 결정된 운명. 환생한 연인 역할도 수동적인 대상에 머무르기 쉬운데 로맨스 안팎으로 굳건하게 개성을
'구미호뎐',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