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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환기 파리의 좋았던 시절을 뜻하는 ‘벨 에포크’는 JTBC 드라마 <청춘시대>의 연남동 셰어하우스 이름이기도 하다. ‘소심이’ 유은재(박혜수),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한예리), ‘외모 센터’ 강이나(류화영), ‘연애 호구’ 정예은(한승연), ‘여자 신동엽’ 송지원 (박은빈) 등 홈페이지의 유형화된 캐릭터 소개는 우아한 건물주 할머니(문숙)의 여흥을 위해 구색을 맞춘 멤버처럼 보였으나, 우려와 달리 할머니는 자기 인생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고 다섯명의 하우스메이트들은 첫인상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관계에서 자발적으로 쓰는 가면과 거짓말을 통해 서로 보고 보여주는 면모가 인간의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확인한다. 또한 자기 삶의 궤도와 다른 궤적을 그리는 타인과 일시적으로 같은 시기, 한 공간에 있으면서 서로 비교하거나 선망하고 낮은 자존감 때문에 상대의 상을 일그러뜨리기도 하며, 때로 서로 자존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알면서 주
[유선주의 TVIEW] JTBC 드라마 <청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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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스타트렉 비욘드> 준비는 끝났다! 사상 최대의 반격이 시작된다!
[정훈이 만화] <스타트렉 비욘드> 준비는 끝났다! 사상 최대의 반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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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김기덕, 박찬욱 감독은 너무 해외영화제를 겨냥한 영화를 만드시는 것 같아요”라고 한 아역배우가 얘기한 적 있다. 오래전 가졌던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인데(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얘기한 명언, “그렇게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보세요.”), 실명을 밝힐 수는 없고 지금은 사실상 활동을 접은, 당시 10대 초반의 배우라고만 얘기해두겠다.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몇편을 제외하고는 그들 감독의 영화를 보지 못했을 것이 빤한 이 어린 배우가 무슨 의도로 그런 얘기를 꺼냈는지 궁금했다. 어쨌건 무척 진지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감독에 대해 물었을 때, 자신은 영화보다 뮤지컬이나 소설을 즐겨 읽는다며 분명 ‘괴테의 <호두까기 인형>’을 좋아한다고 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말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자신은 다양한 예술을 즐긴다며, 역시 진지했다. 아무튼 얘기할 때 틀린 정보들이 많았지만(-_-;) 배우로서 시종일관 진지하게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아역배우 트로이카, 10년 뒤에 다시 모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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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렉트로닉 댄스신에서 가장 핫한 보컬은 누구일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저스틴 비버다. 얼마 전부터 일렉트로닉 히트곡들에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잭 유의 <Where Are U Now>에서, 올해엔 메이저 레이저의 <Cold Water>에서 보컬을 맡았다. <Where Are U Now>는 빌보드에서 8위, <Cold Water>는 현재 2위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발표한 솔로 앨범 《Purpose》는 스크릴렉스 등 일렉트로닉 프로듀서들과 함께 만든 앨범이었고 그중 <What Do You Mean?> <Sorry> <Love Yourself>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 모두 일렉트로닉 성향의 곡이었다. 보컬만 얹는 것도 아니다. 상당수에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요즘 정말 인기인 <Cold Water>에도 목소리뿐만 아니라 작곡을 보탰다.
처음엔 원래
[마감인간의 music] 댄스곡의 맛 - 메이저 레이저, (피처링 저스틴 비버, M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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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짓이었는지 모른다. 관측 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이 될 거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꼬박 1주일,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를 맨몸으로 걷겠다는 각오보단 모두들 쉬러가는 황금 휴가철에 ‘이 짓’을 하겠다는 각오야말로 쉽지 않았으리라.
우리는 걸었다. 서귀포 강정마을에서 제주시 탑동까지 돌았다. 반은 서쪽으로, 또 반은 동쪽으로 걷고 보니 200km가 넘는 거리였다.
우리는 누구였을까. 강정마을 주민이었다. 잠시 왔다가 각자 품게 된 어떤 마음 때문에 강정에 주저앉고 만 지킴이였다. 평범한 시민이었다. 기륭/콜트콜텍/동양시멘트/쌍용차의 해고노동자였다. 용산과 세월호, 참사의 유족이었다. 종교인이었다. 인권활동가였다. 시인이었다. 만화가였다. 혹은 농부였다. 네살배기 연우가 있는가 하면, 여든네살 배종렬 어르신이 계셨다.
우리는 외쳤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폭력으로 얼룩진 해군기지를 철수하라! 주민과 지킴이에게 청구된 34억5천만원 구상권을 철회
[노순택의 사진의 털] 팔월의 미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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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한 시즌을 끝낸 <쇼미더머니>를 보며 블랙넛이 생각났다. 지난해 시즌 화제의 캐릭터였던 그는 바지를 내린 등장도 파격적이었지만 특유의 익살맞은 가사, 특히 처음 보는 종류의 펀치라인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시즌4의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드라마도 탄탄했는데, 탈락과 합격을 번복한 심사위원들 바로 눈앞에서 디스랩을 한 순간은 전 시즌을 통틀어 개인적으로 꼽는 가장 힙합적인 명장면이기도 하다. 빛나는 재능에 유머감각을 겸비한 캐릭터는 충분히 인기몰이를 할 만했다. 하지만 그가 일베 회원이라는 주장과 과거에 발표했던 곡들의 성희롱적 요소가 논란이 되어 비난이 일기 시작하더니 끝내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한 채 그대로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에게 실망스러운 인격을 발견했을 때 그의 작품을 어떻게 향유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작품은 그것을 창작한 예술가와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일까. 훌륭한 작품은 쉽게 접할 수 없기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예술,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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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전화 바로 받으시네. 나야. 준이. 염천(炎天)을 건너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그런데 뭐 하나 물어볼게. 아버지는 인생의 영화가 뭐야? 내가 영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문득 생각나서. 아버지가 나보다 영화를 많이 봤잖아.”
“내가 너보다 영화 많이 봤지. 30년을 더 살았는데. 술도 내가 너보다 30년은 더 마셨어. 그런데 넌 독주 좀 줄여. 몸이 남아나겠냐? 내가 전에 말한 <태양은 가득히>는 봤어? 알랭 들롱 나오는 거. 아직 안 봤다고? 아, 자식이 아버지 말 되게 안 들어. 아, 나는 영화 많이 봤지. 청량리 신도극장, 돈암동 동도극장, 신설동로터리 동보극장. 그리고 나 열일곱살 때 청계천 양복점에서 같이 일하던 형이 있었거든. 내가 한정이 형, 한정이 형 하고 불렀지. 아, 그 형 보고 싶네. 아무튼 그 형 애인이 신설동 동보극장 사장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는데 간혹 공짜표를 얻어다줘서 그땐 더 많이 봤지.”
“그래서 아버지 인생 영화가 뭐냐고. &
[내 인생의 영화] 박준의 <박하사탕> 아, 아름다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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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의 태석(재희) 이래 최고의 영화적 은신술 아닐까?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거인은 새벽 런던 거리를 사람들 눈을 피해 돌아다닌다. 키가 7m인데 눈에 띄지 않는다니 대체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마크 라일런스, 그리고 애니메이터들은 영화 도입부 거인이 귀가하는 과정을 통해 비결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거인은 일단 빠르고 조용한 바람처럼 움직인다. 위기가 오면 키 큰 나무들 사이에 끼어들고, 동상인 척 가장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필살기는 실루엣을 조작할 수 있는 망토. 망토를 이용해 거인은 벽의 일부가 되고, 밤의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간다. 그림자로 변해 존재를 지우는 셈이니 <빈 집>의 태석이 보여준 신공과 비슷한 데가 있다.
08/05
착한 아이 콤플렉스 따위 저만치 내다버린 로알드 달의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팀 버튼 계열의 감독에게 어울리는 원작으로 보인다. 하지만 <E.T.>(1982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진격의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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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를 다시 보는 것처럼 가끔 고전 게임을 꺼내 플레이한다. 잘 만든 게임은 몇번을 해도 질리지 않는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도 좋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랄까. 내겐 중학생 시절 감동과 눈물을 안겼던 <창세기전2>가 그런 게임이다. 며칠 전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와 할리퀸을 보고 문득 <창세기전2>의 흑태자가 생각났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란 무엇일까. 그게 순전히 캐릭터의 힘일까. 보석 같은 캐릭터들을 매번 학대하는 DC에 이 글을 부친다.
이제 슈퍼히어로영화가 지겹다. 정확히는 슈퍼히어로‘들’이 쇼케이스처럼 전시되는 영화에 지쳤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슬프게도 예고편으로 충분한 영화였다. 예고편만큼 착실하게 캐릭터를 소개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정작 본편에 와선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어떻게 수습할지 몰라 방치해버린 인상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최근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들은
[송경원의 덕통사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비롯한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에 생략된 체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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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실질적인 무력(武力)을 필요로 한다. 첨단의 무기를 재래식 조직인 군대가 운용한다는 사실이 골칫거리다. 유사시 전쟁에 나갈 병력은 실제 전투력보다는 평상시 산출 가능한 수치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너무 많은 인간은 통제하기 어렵다. 권력은 늘 의심이 많고, 대중의 절대적 믿음을 갈구하는 반면 절대로 그들이 대중을 믿지는 않는다. 소수의 엘리트로 구성된 권력은 수하 역시 소수 정예로 두길 원한다. 권력에겐 슈퍼 군인, 인간병기 혹은 암살자가 필요하다. 권력은 언제나 인간을 수단으로, 로봇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국가와 국민이 위험에 처했을 때 조국의 부름(Call of Duty)을 받아 목숨을 걸고 의무를 다하는 숭고한 행위를 삐뚤어진 노예근성으로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권력이 말하는 국가의 안보적 위기가 정말로 국민의 위기인지 아니면 그들 권력의 위기인지 애매한 경우다. 권력이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위협에 대해, 극한으로 도구화된 인간 몇몇이 명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수단으로서의 인간과 속죄하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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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다랭이(多+language+異) 마을에 한국, 브라질, 프랑스, 타이, 러시아, 베네수엘라, 중국에서 온 7명의 남녀가 모인다. 그리고 이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놀랍게도 오직 모국어만 사용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tvN의 <바벨250>은 7개 다른 나라에서 온 남녀가 모국어로만 생활하고 소통하는,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으로 담아낸다. ‘바벨’은 구약성서 창세기의 바벨탑의 그 바벨이다. 높은 탑을 쌓아올려 하늘의 권위에 닿으려 했던 인간에게 분노한 신이 그들에게 각기 다른 언어를 주어 오해와 불신을 쌓도록 한 의미심장한 이야기. 이 프로그램은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7개국의 젊은이들에게 소통을 빼앗은 것 만으로 모자라 불통 상태에서 공통의 미션을 실현시키게 한다. 그들 모두를 아우르는 새로운 언어인 ‘바벨어’를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브라질의 삼바 챔피언이자 망게이라 음악학교의 리더, 러시아의 SNS 스타, 미스 베네수엘라, 타이의 1
[김호상의 TVIEW] 바벨 마을에 모인 일곱 남녀들 <바벨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