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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모텔 앞에 정차한 올드 카 한대. 펑크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는 수상한 차에서 5인조 강도단이 내린다. 강도들은 대담하게도 야쿠자의 불법 자금 세탁 현장을 덮치고 돈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습격 소식에 분노한 야쿠자들은 비리 경찰까지 대동해 범인을 추적한다. 일상으로 복귀해 각자의 인생을 살던 강도들은 서서히 좁혀오는 수사망으로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다. <굿바이 크루얼 월드>는 <일일시호일> 등을 연출한 오모리 다쓰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다소 수다스러운 하이스트 시퀸스로 포문을 열지만, 화려한 범죄물의 리듬을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극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서로 다른 이유로 범행에 가담한 강도들의 지독한 비관주의다. 강렬하고 잔인한 총격전은 바비 워맥의 기념비적인 펑크(funk) 트랙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분위기와 염세적 태도 사이의 아득한 격차를 자아낸다. 레이와 시대의 정세를 감안할 때, 영화가 노래하는 낙망의 랩소디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리뷰] 샷건과 펑크로 작곡한 레이와 시대의 비관주의, <굿바이 크루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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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갈망과 탐험, 선점과 소유욕이 국가경쟁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던 1960년대, 나사는 아폴로 11호 발사를 코앞에 두고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한다. 연속되는 달 착륙 실패로 흩어진 대중의 관심을 다시 모으기 위해서다. 현혹적인 말과 이미지로 달로의 여정을 홍보하는 마케터 켈리 존스(스칼릿 조핸슨)와 달리 발사 책임자 콜 데이비스(채닝 테이텀)는 그가 하는 모든 것을 거짓말로 치부하며 극명한 대립을 이룬다. 공동의 목표 앞에 평행선을 이루던 둘도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실패가 없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으로 켈리 존스는 아무도 모르는 플랜B를 꾸미기 시작한다. 바로 인간이 최초로 달에 오른 가짜 영상을 제작하기로 한 것. <플라이 미 투 더 문>은 인류 최대 업적인 달 착륙을 둘러싼 날조와 선동, 루머 등을 직면하여 오랫동안 쌓여온, 그러나 누구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없었던 음모론적 상상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문제가 조급하게 해결되는 동안 이야기가 다소 느슨해지기
[리뷰] 다들 한번쯤 가져본 음모론적 상상력의 질주, <플라이 미 투 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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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하코다테 지역에 있는 오노에 일가 창고에 괴도 키드의 예고장이 날아온다. 그가 훔치려 하는 것은 바로 에도시대 신선조(준군사조직 중 하나) 히지카타 토시조 부장에 얽힌 전설적인 검. 이때 검술대회를 위해 하코다테를 방문한 핫토리 헤이지와 그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코난 일행은 괴도 키드를 막기 위해 손을 뻗는다. 한편 창고 거리에서 독특한 상처로 죽음을 맞이한 시체 한구가 발견되고, 죽음의 상인이라 불리는 일본계 미국인 무기 상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 또한 괴도 키드와 같은 검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검의 실체와 위력, 이를 둘러싼 오랜 진실도 함께 드러난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 최초 누적 관객수 천만명을 달성한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은 여느 범죄영화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스토리라인에 몰입을 고양시키는 적재적소의 음악, 각 인물의 특징을 생생하게 살려낸 괴도 키드 VS 핫토리 헤이지 대결 구도 등 섬세하게
[리뷰] 핫토리 헤이지, 네가 내 별이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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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붕괴할 위기에 처한 공항대교 위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이 재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공항대교 일대엔 극심한 안개를 부른 기상 악화와 대규모 교통사고, 군 헬리콥터 추락과 유독가스 폭발까지 온갖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가장 커다란 어려움은 이송 중 탈출한 군사용 실험견들의 공격이다. 모종의 실험으로 특수 개조된 실험견들은 리더 군견의 지휘에 따라 계획적으로 인간을 습격한다. 정원은 실험견들의 배후에 있는 미지의 연구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존재, 그리고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본인이 간접적으로 연루돼 있음을 깨닫고 딜레마에 빠진다. 최우선으로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책무와 본인의 사회적 입지를 지키는 일 사이에서 고민한다. 정부 책임자들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얽힌 비밀 탓에 인명구조를 망설인다. 결국 정원을 비롯한 민간인들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정원의 곁에서 딸 경민(김수안)은 아버지가 옳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리뷰] 안개보단 인간이 훨씬 무서운 한국형 재난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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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편을 보러 가기에 앞서 1편을 다시 봤는데 역시 명작이다.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다.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니 되도록 1편을 먼저 본 뒤에 2편을 보길 추천한다.
<더 에이트 쇼>
원작을 재밌게 봐서 궁금해하던 작품이었는데 기대만큼 재밌었다. 원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한계를 체험하는 느낌이 들었고, ‘돈이란 어떤 의미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도 던져보게 했다. 개인적인 ‘원픽 캐릭터’는 7번(박정민)!
어반자카파의 <River>
정규 2집 앨범 《02》에 수록된 곡이다. 아마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곡 중 하나일 거다. 이번에 아반자카파 신곡이 나왔단 소식을 접한 뒤 다시 듣기 시작했는데 변함없이 좋다.
발리
온전히 휴식을 취했던 여행지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충분히 즐기다 왔다.
이석원 작가의 <어떤 섬세함>
팬 분이 선물해줘서 읽고 있는 에세이인데 무척 좋다. 평소 내
[LIST] 송건희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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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은 영화는 마티아스 글라스너 감독의 <다잉>이다. 글라스너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자유의지>(2006), <메르시>(2015)에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수상했다. <다잉>은 지난 5월 열린 독일영화상에서도 1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다.
<다잉>은 서로 데면데면한 가족의 삶을 각 가족 구성원의 시각으로 구획해 선보인다. 5장 구성의 영화의 세 챕터는 엄마 리시(코린나 하르포우츠), 아들 톰(라르스 아이딩거), 딸 엘렌(릴리트 스탕겐베르크)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영화는 일상을 사는 리시의 고투로 시작한다. 아버지 게르트는 치매로 요양원에 입원해 있고, 어머니 리시는 당뇨와 암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육체와 정신이 무너져가는 노부부의 삶을 비추던 카메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톰과 치과기공사인 엘렌의 일상을 비춘다. 톰은 육아, 직업, 여자 친
[베를린] 선을 넘는 가족드라마, 2024년 상반기 가장 주목받은, 마티아스 글라스너 감독의 <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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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아이 2기>
넷플릭스, 왓챠, 라프텔, 티빙 외 / 13부작(예정) / 연출 히라마키 다이스케 / 목소리 출연 오쓰카 다케오, 이고마 유리에, 메구미 한 / 공개 7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피카레스크 서사, 만화적 연출, 입체적 캐릭터가 그룹을 결성해 도파민이라는 신곡을 부르는 듯하다
호시노 아쿠아마린은 최정상급 아이돌이었던 어머니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에게 복수하려는 원념에 사로잡힌 냉혈한이다. 그 범인은 다름 아닌 정체가 묘연한 친부다. 그가 배우로 활약하며 웹드라마와 리얼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복수의 일환이다. 반면 동생 호시노 루비는 아역배우 출신 아리마 카나, 유튜버 MEM쵸와 함께 아이가 속해 있던 아이돌 그룹 B코미치를 계승해 성공적으로 데뷔한다. 아쿠아마린은 어느 날 PD 카부라기에게 리얼 연애 프로그램에서 만난 쿠로카와 아카네가 소속된 라라라이 극단에 소속된 적 있으며 거기서 친부와 만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OTT 리뷰] ‘최애의 아이 2기’ ‘화인가 스캔들’ ‘랜드 오브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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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불교 서적 전문 편집자 혜인(김연교)은 남들이 보기에 진정성 있는 직업인이다. 절이 바로 옆인 출판사의 직원으로서 출근하자마자 법당에서 단체 절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절을 하다 졸기 일쑤고 잡무를 처리하느라 절 주변 풍경을 감상할 여유 따윈 없다. 그러던 어느 날의 커피 타임, 바쁜 생활 속에서도 취미를 즐기는 상사들을 보며 잊고 살았던 작가의 꿈을 떠올린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는 주인공의 독특한 환경을 십분 활용한 코미디다. 매일 같이 건강한 절밥을 점심 메뉴 선정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고충으로 풀어내고 법당 밖의 푸른 하늘과 갑작스레 에러가 뜬 컴퓨터 블루스크린의 아찔한 디졸브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지친 주인공을 위로하는 환상적 캐릭터를 달마 대사로 쓴 재치도 발군이다. 시종일관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은근한 웃음을 끌어내던 김연교 배우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더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선언하는 결정적 장면에서 선명한 인
[리뷰] <더 납작 업드릴게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더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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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왕국을 수호하는 해저탐험대는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활동한다. 꼬마잠수함 코비는 탐험대의 일원이 되고자 하지만 에너지원에 심한 손상을 입어 자주 기절하는 처지다. 어느 날, 대형 해저지진이 발생해 많은 해양생물이 사라지고 바다는 심하게 오염된다. 재난의 배후에 해저몬스터의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된 코비는 결핍을 안고도 탐험대에 합류해 왕국을 구하고자 한다. 중국 애니메이션 <빅샤크5: 80일간의 해저일주>는 전편에서부터 등장한 캐릭터 코비를 중심으로 보편적인 성장 서사를 구축해 나아간다. 자꾸만 작동을 멈추는 구형 잠수함 코비는 질병이나 장애에 대한 은유로 보이기도 한다. 이에 촉발되는 질투심, 수치심, 용기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모험의 항로를 결정한다. 3D애니메이션과 2D의 평면 세계를 넘나드는 작화는 이번 시리즈의 포인트. 타이틀롤 ‘빅샤크’가 주인공이 아닌 코믹한 감초로만 활용된다는 점이 상어를 보러온 어린이 관객을 갸우뚱하게 할 수도 있다.
[리뷰] <빅샤크5: 80일간의 해저일주>, 부진한 상상력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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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연습이 영 하기 싫은 진구는 도라에몽의 도구 '미리 일기'를 슬쩍해 미래를 바꾸려 한다. 미리 일기는 미래의 소망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다. 그런데 매사에 대충인 진구는 ‘음악 수업’이 아니라 ‘음악’을 없애달라고 일기에 적고 만다. 단번에 온 지구의 음악이 사라지고 혼란이 찾아옴에 따라 두 종류의 외계 존재가 지구에 발을 들인다. 한쪽은 오래전 멸망한 행성 뮤시카의 아이 미카다. 열심히 연습하던 진구와 친구들의 합주를 들은 미카는 그들에게 파레의 전당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전당은 뮤시카 문명이 남겨진 인공위성으로 우주를 표류 중이며, 파레는 뮤시카 말로 음악을 뜻한다. 한편엔 과거 뮤시카 행성을 공격했던 외계 생명체이자 별을 잡아먹는 거대한 힘 노이즈가 있다. 노이즈를 막을 방법은 강력한 파레의 힘뿐이다. 이에 진구와 친구들은 전설적인 음악의 영웅 비르투오소가 되어 우주 최강의 합주에 도전한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애니메이션 시리즈 <도라에몽>의 43번째
[리뷰]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지구 교향곡>, '도라에몽' 이라서 가능한 황홀한 상상력의 공감각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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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뉴멕시코주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앨버커키. 루(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아메리칸드림 대신 폭력의 굴레만이 남겨진 작은 마을에서 살아간다. 체육관 매니저로 일하는 루의 축축한 내면은 곧잘 아버지의 업보에 고통받는 데 쓰인다. 총기 사격장 주인인 랭스턴(에드 해리스)은 국경지대를 넘나드는 무기 밀매상으로, 정적들을 살해한 뒤 협곡 사이에 묻어버리는 사막의 지배자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하려고 마을에 들른 보디빌더 재키(케이티 M. 오브라이언)는 체육관에서 루를 만나 금세 사랑에 빠진다. 공짜 스테로이드주사를 사랑의 촉매제로 삼은 둘은 서로에게 급속도로 중독되고, 들끓는 아드레날린에 심취한 재키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루의 언니를 위해 가혹한 응징에 나선다. 졸지에 범죄자가 된 여자들은 이제 짐을 챙겨 떠나야만 한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출연하는 섹시한 레즈비언 영화로 오해받을 만하지만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첫인상보다 훨씬 기이한 여정을 거듭한다.
[리뷰] <러브 라이즈 블리딩>, 땀과 근육, 폭발하는 아드레날린으로 각성하는 퀴어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