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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장애인 미숙(임도윤)은 광주 장애인 가정상담소에서 일한다. 그녀는 일만큼이나 사랑에도 열정적이다. 하지만 결혼까지 생각했던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미숙의 꿈은 좌절된다. 어느 날 가정폭력 피해자인 10살 수영(정온유)을 보호하기 위해 미숙은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직장 동료인 태식(류성훈)에게 호감을 느낀다. <똥 싸는 소리>는 일과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장애인 미숙의 삶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3년간의 연애가 끝난 미숙은 하나의 대안적 형태의 가족을 꾸리며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영화는 이를 유쾌한 시선으로 그린다. 이 임시적인 관계는 극적인 상황을 맞이하지만 대개는 함께 식사하거나 소풍을 가는 등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통해 단단해진다. 2008년 5·18을 다룬 단편 <그날>로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조재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리뷰] 사랑과 이해로 장애라는 벽을 넘다, <똥 싸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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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가족인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된 예선(장해금)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다. 마을 성당의 스텔라 수녀(정은경)와 라파엘라 수녀(장선)는 혼자가 된 예선을 보살피고자 하고, 세명의 친구는 괜히 예선의 집으로 찾아와 함께 어울리며 조용한 집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모두를 밀어내던 예선에게 어느 날 갑자기 6살 새별(송지온)이 오고 새별과 함께 살고 싶은 예선은 친구 다희(채요원)와 함께 거짓말을 지어낸다. <샤인>은 예선을 둘러싼 모든 인물이 대화를 나누고 생활하는 장면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영화다. 예선을 중심으로 가깝고 먼 여러 인물은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박석영 감독의 다른 영화처럼 한명도 허투루 버려지지 않고 고르게 다뤄진다. 타인의 삶에 감응하는 작품에 거창한 극적 장치나 영화적 기교가 없는 대신, 제주 마을의 자연과 일부 비전문 배우의 꾸밈없는 즉흥연기, 우연한 순간에 피어난 빛의 조화가 있다.
[리뷰] 모든 얼굴을 고르게 담아내는,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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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의 과거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모든 작품을 스캔들의 반열에 올리며 현대미술을 풍미해온 작가 제프 쿤스가 당신이 가졌다 확신하는 유일한 것, 과거에 대해 말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제프 쿤스, 그 은밀한 초상>은 오래전 할아버지가 꾸려왔던 농장을 인수해 가족의 아지트로 운영하는 자상한 가장의 모습으로 문을 연다. 원가족의 일원인 누나, 각기 다른 연인과의 관계를 통해 얻은 자녀들, 원치 않게 입양을 보냈다가 다시 만나게 된 딸의 이야기가 증언대에 올라 인간 제프 쿤스를 평가하는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공과가 뒤섞인 그의 평범한 과거사는 오늘날 가장 성공한 생존 작가라는 업계 타이틀과 만나 영화가 됐다. 그러나 제프 쿤스와 함께 일해온 산업 관계자들의 찬사에 가까운 비평이 일관되게 이어지면서 다큐멘터리의 사료적 가치가 점차 하락한다. 우러르는 대상에 대한 비판적 독법을 이식하는 능력이 결여된, 다소 아쉬운 결과물이다.
[리뷰] 자체로 입체적인 인간에 구태여 납작함을 부여하는 경우, <제프 쿤스, 그 은밀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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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만화가 키시베 로한(다카하시 잇세이)은 신간 준비에 한창이다. 미술계를 취재한다는 골자로 작품 경매에 참여한 그는 ‘누아르’라는 그림에 의외의 관심을 보인다. 캔버스를 온통 까맣게 채색한 이 작품은 은연중에 첫사랑의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가 말해주었던 “세상에서 가장 검은 그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250년 동안 존재를 감춘 미지의 그림이 루브르박물관 지하창고에 있다는 소문이 그를 자극해온다. <키시베 로한 루브르에 가다>라는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며 <NHK> 드라마 <키시베 로한은 움직이지 않는다>의 극장판 에피소드다. 초자연적 판타지 미학이 안정적인 각본, 촬영, 연기에 녹아든 작품으로 실제 박물관 내부 촬영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스파이의 아내>로 한국 관객들에도 잘 알려진 다카하시 잇세이가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성공적인 실사화와 미디어믹스를 이끌고 있음을 극장에서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리뷰] 죠죠 세계관으로 들어오라 손짓하는 루브르의 초대장, <키시베 로한 루브르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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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기억을 뒤로한 채 소라(세키네 아키라)는 낯선 초원에서 눈을 뜬다.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정체불명의 마물이 소라를 습격하고, 다른 프리큐어인 유이(히시카와 하나)와 마나츠(파이루즈 아이)의 등장으로 무사히 적을 소탕한다. 같은 시간 소라의 동료들인 마시로, 츠바사, 아게하도 뿔뿔이 흩어진 상태. 한편 소라 일행은 처음 보는 프리큐어인 프림(사카모토 마아야)과 만나 악당들의 거처로 짐작되는 성으로 향한다. <극장판 프리큐어 올스타즈 F>는 마법소녀물의 대명사인 <프리큐어> 시리즈의 2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다. ‘프리큐어 올스타즈’란 제목에 걸맞게 초대부터 18대까지 총 78명의 프리큐어가 등장한다. 이번 작품 속 악당은 20년의 세월을 돌이키는 추억의 무대에 어울리는 힘과 서사를 지닌다. 더불어 세대별로 달라진 작화 스타일과 각 캐릭터를 새롭게 재조합한 제작진만의 선택을 발견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리뷰] 20주년 올스타, 타이틀에 충실한 부피와 활극, <극장판 프리큐어 올스타즈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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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K리그 시즌 종료 후 안양 시민들은 프로축구단 ‘안양 LG 치타스’를 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울에 뺏겼다. 1996년부터 커다란 인기를 끌며 2000년 K리그를 제패하기까지 했던 구단이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려는 기업의 판단으로 인해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가 옮겨진 것이다. 이에 안양 축구단의 서포터스 ‘RED’는 수년간의 시위와 정쟁을 통해 장장 9년 만인 2013년에 안양시민 프로축구단 FC안양을 창단하는 데 성공한다. 다큐멘터리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30년 가까이 RED로 활동하는 FC안양 서포터스들의 회고와 현재 모습을 엮어가며 축구를 혹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살핀다. 더하여 영화는 안양 축구사의 일대기뿐 아니라 스포츠 산업의 역사적 맥락을 통한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자본에 터전을 빼앗기는 시민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로까지 시선을 확장한다.
[리뷰] 축구를 매개 삼은 장대한 멜로드라마, 혹은 도시 정치 해부학,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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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한적한 시골 농가에 양봉을 하며 한 가족이 살아간다. 어느 날, 유명 TV프로그램 <전원의 기적>팀이 촬영차 마을을 방문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은 맏딸 젤소미나(마리아 알렉산드라 룬구)는 아버지 볼프강(샘 루윅)과 마찰을 빚는다. <행복한 라짜로> <키메라>로 이탈리아영화의 차세대 거장으로 등극한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더 원더스>가 우리를 찾아온다. 어두운 집 안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오고, 젤소미나는 동생에게 빛을 마셔보라고 말한다. 엉뚱하면서 창의적인 이 장면은 고립된 한 가족이 겪을 외부 세계와의 마찰과 반응을 예견한다. 어둠을 밝혀줄 구원의 빛은 때론 처연한 탈출의 몸부림으로 젤소미나를 통해 발현한다. 16mm 필름 특유의 거친 질감으로 담은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영화가 선보일 경이로움이 무엇일지 주목해보자. 제6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리뷰] 빛과 어둠, 고립과 탈출 그리고 유령에 관하여, <더 원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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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이동 장치를 사용한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간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TVA(시간 변동 관리국)란 기관이 시간을 교란한 죄로 데드풀을 소환한다. TVA의 패러독스(매슈 맥패디언)는 한 주축 인물의 죽음으로 인해 데드풀이 있는 우주가 소멸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패러독스가 말한 주축 인물은 바로 로건(휴 잭맨), 즉 울버린이다. 이에 데드풀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우주를 지킬 방법을 찾는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이후 처음 세상에 나온 <데드풀> 영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의 R등급 영화답게 고약하고 질펀한 농담과 유혈이 솟구치는 고어함은 건재하다. 데드풀이 조롱하던 <로건>의 울버린을 통해 <엑스맨> 유니버스의 캐릭터를 소환하며 21세기 폭스 시절에 대한 화려한 작별도 건넨다. 그러나 모든 플롯을 뒤엎는 트릭스터로서 데드풀이 지닌 매력은 MCU
[리뷰] 혼신의 칼춤을 기대했는데 위트있는 추도사만이 남았다, <데드풀과 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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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본능적으로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초고속 승진.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어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까지. 자아도취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던 항공조종사 한정우(조정석)가 추문에 연루된다. 소속항공사 회식에 참석한 ‘개저씨’ 사장의 여성 차별적 발언에 동조하게 된 것. 해당 현장의 녹음본이 언론에 공개되자 사건은 곧장 ‘한국항공 성희롱 파문’이라 명명된다. 캔슬. 나락. 블랙리스트. 경솔한 잘못에 거대한 책임을 안고 해고된 그는 인맥을 동원해 재취업을 시도해보지만 한정우란 이름은 이미 업계 기피 대상이 되어 있다. 어느 날, 파일럿 채용을 하며 5 대 5의 강력한 성별 할당 정책을 시행한다는 한 항공사의 소식을 들은 그는 자신의 이름과 성별까지 버리기로 결심한다. 한정우에서 한정미로. 남성 기장에서 여성 부기장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탱했던 모든 것을 덜어낸 그는 가짜로 무장한 진짜가 되어 다시 조종대를 잡는다.
‘여장 남자 코미디’를 둘러싼 걱정과
[리뷰] 어느 젠더 교란자의 한국 사회 교란기,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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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평생 돈가스를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근래 몇년 만에 돈가스를 먹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심하게는 경양식, 일식 가리지 않고 일주일에 다섯번은 돈가스를 먹으러 간다. 내가 볼 때 돈가스는 건강식이다. 탄수화물인 밥도 있고 비타민인 채소도 있고 단백질인 고기도 함께 먹으니 말이다.
<선재 업고 튀어>
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다. 만약 나도 선재(변우석)처럼 죽었다 다시 살아나면 우리 팬들에게 솔(김혜윤)이 선재한테 보이는 정성만큼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선재와 솔의 로맨스도 설레지만 솔이 선재를 어떻게든 살리려 분투하는 순간이 유독 가슴에 남는다. 볼 때마다 공감이 되고, 괜히 팬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하는 작품이다.
크로아티아 흐바르섬
크로아티아 여행 당시 거의 모든 도시를 여행했는데, 그중 흐바르섬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고층 빌딩이 없고 작은 집들만 즐비해 있는 고즈넉한 작은 섬이다. 걷다보면 어디서든 수영을 할 수 있고 좁은 골목마다 맛
[LIST] 볼빨간사춘기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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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어> 시즌3
디즈니+ / 10부작 / 연출 크리스토퍼 스토러 / 출연 제러미 앨런 화이트, 에번 모스배크랙, 아요 에데비리 / 공개 7월1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한 노력, 처절하다
카르멘(제러미 앨런 화이트)은 오늘도 가족의 소중한 사연이 담긴 샌드위치 가게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합지졸 직원들이 어엿한 셰프로 성장하는 전 시즌과 달리 <더 베어> 시즌3는 고급 식당으로 새 단장을 마친 이들이 미슐랭 스타를 얻기 위한 절박한 과정을 그린다. 초를 다투는 치열한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카르멘은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다소 무모한 결정을 내린다. 그의 독단적인 결정은 동료와 끝없는 마찰로 이어지고, 고함이 난무하는 주방은 보는 이의 정신마저 사납게 한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새로운 방식에 전장을 이끄는 마에스트로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처절했던 과거의 순간들과 다가올 미
[OTT 리뷰] '<더 베어> 시즌3' '<스위트홈> 시즌3' '여인과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