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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학교와 군대의 공통점
[정훈이 만화] 학교와 군대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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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미켈란젤로의 대작에 천장과 벽면을 내놓은 시스틴 성당 입구. 그 축쇄한 세장이 한조를 이루어 열두 남짓 세트가 나란히 서 있다. 관광 가이드들이 그 앞에서 벽화에 대한 설명을 한다. 안에서는 설명이 금지된다. 들어가보면, 영역의 신성함을 유지하자는 목적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인파의 유속을 재촉하려는 것이다. 그 많은 관광객들! 나는 지금 로마에 와 있다.그는 이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존재를 확인시키는 조역이다. 본명은 스테파노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벽화제작에 앞서서, 서구 르네상스의 거인 미켈란젤로는 완성되기 전에는 그림을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고 교황의 확약을 받는다. 한해, 두해 세월이 쌓이자 교황은 초조해지고, 궁금해진다. 좀 보자, 청을 해도 미켈란젤로는 거절한다. 어느 날, 충성심과 노파심이 남다른 인간이었음이 분명한 스테파노라는 주교가 성당 안을 엿본다. 모든 인물들이, 심지어 예수까지도 벌거숭이다!
스테파노 vs 김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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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배틀로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정훈이 만화] <배틀로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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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오랜 동안 부모들, 특히 아버지들과의 싸움에 ‘청춘’을 걸었다. 성장기의 억압은 그들에게 어떤 상흔을 남겼나를 분석하는 일이 유행이었다. 집 밖에서는 또 다른 커다란 억압을 분석하고, 거기 맞서는 싸움이 오래 진행됐다. 바깥의 싸움이 지리멸렬해졌다. 그들을 불러내는 건 그런 싸움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를 닮은, ‘약간의 폭력도 있지만’ 본격적 유혈은 없고 컵 하나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그들의 정체를 알고 싶다는 욕망들이 곳곳에서 부글거린다.전경과 고복수와 미래는 바로 그 세대의 젊은이들이다. 이들 역시 지난 시대의 싸움에 관심이 없다. 백은하 기자가 이번 특집에서 인용했듯 “세상을 바꾸는 건 죽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중심은 ‘나’다. 그래도 진화론자들은 이들에게서 지난 시간의 흔적들을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그건 모든 수직적 권위가 이들 앞에서 위력을 잃어버렸다는 극중 ‘사실’이다. 드라마 속 사람들은 대체로 평등의 수혜자들이다. 억압의 피해자 자리
그들은 징징거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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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야인시대> 마음만 김두환
[정훈이 만화] <야인시대> 마음만 김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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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씨가 프로듀스한 <겨레의 노래>가 ‘히트’했더라면, 거기 실린 ‘사향가’도 제법 알려졌을 거다. 나같은 열성분자가 20장씩 사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강매했어도 앨범판매는 부진했다. 아니지. 그래도 거기 실렸던 <이등병의 편지>는 연주자를 바꿔가며 진짜 유행곡이 됐으니까 그 반대의 일이 생겨났을지도 모르지. ‘겨레의 노래사업단’에서 발굴한 그 노래, 만주의 무장독립군들이 애창했다던 옛노래는 참으로 구슬펐다. “내 고향을 멀리 떠나 타향에 와서…”로 시작되는 순간부터.한 4반세기 전쯤, 잊혀졌던 독립군가들을 발굴·소개하는 시도가 있었다. 전투적이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노래들은 ‘사향가’처럼 애조 그 자체였다. 해설을 해주시던 선생께서 분석을 하셨다. 사람의 정조와 어긋난다면 그 노래가 어찌 힘이 될 수 있겠는가. 나라 뺏기고, 고향 떠나와, 가족과도 헤어졌는데 씩씩하고 경쾌한 행진곡풍 군가가 무슨 위로가 되겠나. 내 기억에 정확한 원문 대신 편집저장된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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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오션스 일레븐> 남기남 한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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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모스맨> 대재앙을 몰고 오는 모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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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씨가 7월18일 중학교 일일교사 활동을 위해 길을 서두르다 교통위반 딱지를 떼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 봉변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두 가지 규칙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약속시간을 지키기 위해 교통질서을 위반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약속시간을 어기더라도 교통질서는 지켜야 할까요.” 토론이 끝난 뒤에 그는 “여러분이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규칙이 충돌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노무현씨의 뛰어난 순발력을 알게 해주는 일화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동의하기 힘들다. 규칙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며 공부한다고 알게 되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우리의 국어교사는 자칭 ‘초현실주의’ 시인이었고 몇년이 지나면 한국문학사에 ‘절대공간파’라는 자신의 유파가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그는 3학년 담임이었고, 어떤 3학년 담임보다 열성적으로, 대학 못가면 ‘현실적으로’
규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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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뷰티플 마인드> 수학의 진정한 의미?
[정훈이 만화] <뷰티플 마인드> 수학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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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아름답다는 말을 나는 믿을 수 없다. 내 메일박스엔 하루 20개 안팎의 광고메일이 들어온다. 그중의 반은 성인사이트 광고다. 그중의 어떤 걸 클릭해봐도 성은 아름답지 않다. 로그인은커녕 성인인증을 하기 전에 나오는 초기화면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저열한 언어들과 그에 꼭 맞는 자료화면들을 한번이라도 보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하루도 없다. 모 사이트의 초기화면이 열려 여성의 항문에 남성의 성기가 박혀 있는 사진에 내 눈이 멈출 때, 성은 차라리 추하며, 그 이미지를 은밀히 즐기는 나의 욕망은 당당하지 않고 부끄럽다. 성은 너무 복잡하고 거대하고 고통스러울 만큼 어려운 문제다.나는 감히 포르노를 완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담대하지 못하다. 예컨대 엄청난 크기로 확대된 남녀의 성기 사진이 담긴 광고판을 보며 거리를 걷는 일은 생각만 해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포르노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인터넷 선진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터넷이 가져다준 가
죽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