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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소림축구> 무술을 축구에 접목시키다
[정훈이 만화] <소림축구> 무술을 축구에 접목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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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6강행이 확정된 6월14일 밤, 두통의 전화가 왔다. 한통은 냉소적인 성격의 감독(축구감독이 아니라 영화감독)으로부터 왔다. 축구 보고 바람 쐬러 나왔더니 거리가 난리더라, 젊은 친구들이 나쁜 일로 몰려나온 것만 보다가 좋은 일로 몰려나온 걸 보니, 기분 좋더라는 얘기를 전해왔다. 그 감독이 그런 얘길 할 정도니, 그날은 정말 한국의 축제일임에 분명하다.
또 한통은 아는 후배로부터 왔다. 축구를 아주 잘하고 정말 좋아하는 친구인데, 포르투갈이 떨어진 게 속상해서 술을 마시고 있다고 했다. 몰매 맞을 소리인지 모르나, 나는 후배의 심정에 조금 가까웠다. 경기를 보는 내내 제발 무승부로 끝나기를 빌었다. 피구를 따라붙는 송종국의 수비력은 경이로울 정도였으니, 그날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는 최상급이었다. 결국 미국 대신 포르투갈이 떨어지고 말았고, 나는 한숨이 나왔다.
고개를 떨군 피구의 눈물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는 스포츠 재벌이니 그를 내가 동정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편집장이 독자에게] 미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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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이제는 8강입니다.
[정훈이 만화] 이제는 8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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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학자이며 축구광인 장원재 교수의 저서 <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이야기>는 빌 샨클리라는 원로 축구학자의 발언으로 말문을 연다.“어떤 사람들은 축구를 국가간의 전쟁에 비유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축구를 사람이 죽고 사는 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치솟아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왜냐하면, 축구는 그런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이건 정신나간 소리다. 아무리 축구가 좋다한들 사람이 죽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할 순 없다. 당연히 전쟁보다 더 중대할 수 없다. 이건 설명할 의욕조차 들지 않는, 상식이다. 그런데, 누구나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원로를 그 상식으로 설득한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그는 축구에 ‘미친’ 사람이기 때문이다.따지고보면 우리도 정신나간 한달을 보내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월드컵 첫승이 14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게 얼마나 타당한 수치인
사소한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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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월드컵 증후군
[정훈이 만화] 월드컵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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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불쾌했던 일은, 내게는, 차량 2부제다. 미리 밝혀두는 게 좋겠다. 나는 축구를 싫어하지 않는다. 광팬은 아니지만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작년 9월 티켓 2차 예매 때, 거금 85만원을 들여 16강전과 8강전 티켓을 두장씩 샀다. 네덜란드나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보는 게 내 바램이었고(두 팀을 정말 좋아한다), 그건 이런저런 이유로 실패했지만 또 카드빚 메꾸느라 헉헉거렸지만 별로 후회되진 않는다. 또 나는 차를 거의 몰지 않는다. 내 면허는 흔히 말하는 장농 면허다.그렇지만, 거리 곳곳에 붙은 ‘차량 2부제 위반시 벌금 5만원’이라는 안내판은 아주 불쾌했다. 그 목적을 모르는 바 아니니, 이게 2부제 강력 권장 캠페인이었다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벌금’이라니. 여기엔 나쁜 국가주의의 냄새가 난다. 월드컵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아주 화창한 날에 차를 몰고 바람을 쐬러 가는 일을 강제로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뭐 그런 사소한 일로 이
사소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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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스파이더 맨> 거미맨 판타롱이 터졌다
[정훈이 만화] <스파이더 맨> 거미맨 판타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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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니던 사촌누나는 <아침이슬>을 가장 좋아했다. 아마 그에게 <아침이슬>은 연가였을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에게 <아침이슬>은 성가였다. 많은 데모가가 있었지만, 그 노래만큼 부를 때마다 마음이 저려오는 노래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아니 오래전부터 그 노래를 듣고 있기 불편하다. 90년대 초에 가장 싫었던 것 중의 하나가 술 마시고 헤어질 때 어깨동무하고 <아침이슬> 부르는 일이었다(요즘엔 그런 사람들이 사라진 것 같다). 우리 사는 꼴은 이미 <아침이슬>로부터 너무 많이 멀어져 있었다.잘은 모르겠지만 미국의 로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아마 대단한 부자일 것이다. 그가 95년에 를 내놨을 때 약간 놀랐다. 초기에 노동계급의 영웅으로 불리긴 했지만, 이미 돈방석에 올라앉은 지 오래된 가수가 갑자기 초심으로 돌아가 이민 노동자의 불행한 삶은 다룬 노래를 부른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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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위기의 남자> 남기남 이혼 위기에 처하다
[정훈이 만화] <위기의 남자> 남기남 이혼 위기에 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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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보는 신문을 어깨 너머로 힐끗 보다, 오늘이 5·18이구나, 생각했다. 얼마 전 4·19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숫자의 조합이 상기시키는 기억과 상념의 무게는 아마 세대별로 다를 것이다. 나는 그걸 무겁게 상기하는 세대에 속하지만, 그 무거움으로부터 도피한 부류다.영화는 도피처로 적당하다. 나는 <스타워즈>가 싫지 않다. 싫기는커녕, 그런 판타지의 쾌감이 없으면 이 일이 도무지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에피소드1>의 레이스 장면만으로도 나는 7천원 지불을 망설이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재미없는 건 할리우드영화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말들이다. 그런 말들은 너무 뻔하게 옳아서 재미없다.그런데 이 쾌락의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 판타지에서 다시 기억으로 결국 현실에의 회귀를 권유하며 안온한 자족적 쾌락을 뒤흔드는 것도 영화다. 켄 로치의 영화가 그랬다. 1996년, <랜드 앤 프리덤>을 봤을 때의 충격을 잊기 힘들다. 기
켄 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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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집으로...> 할머니의 내면연기는 계속된다
[정훈이 만화] <집으로...> 할머니의 내면연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