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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어둠이 내린 낡은 영화관. 변신 마술 기계를 가진 늙은 영사기사와 소년, 소녀는 여섯개의 짧은 동화를 짓고 직접 이야기 속 인물이 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착한 왕자가 개미들의 도움으로 목걸이를 되찾아 공주를 구한다. 두 번째 일화의 주인공은 한겨울에 열린 무화과를 진상해 상을 받는 순수한 소년과 이집트 여왕.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온갖 공격에도 끄떡없는 마녀의 성을 친절한 마음으로 간단히 여는 청년이 나온다. 네 번째 일화의 꼬부랑 할머니는 괴력으로 도둑을 실컷 골탕먹이고,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 살생을 일삼는 고독한 여왕은 새 조련사의 구애를 받는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키스할 때마다 온갖 동물로 탈바꿈하는 왕자와 공주의 곤경을 그린다.Review안데르센이 <그림없는 그림책>을 썼다면, 프랑스 애니메이션 작가 미셸 오슬로의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그림자로 그린 그림책’이다. 갈피갈피 넘기다보면 마치 다락방에서 달님이 들려주는 흐뭇한 천일야화를
프린스 앤 프린세스 Princes et Prince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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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고급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코미야마 부부. 남편인 타카유키가 계산을 하는 동안 부인 사오리가 사라진다. 별다른 생각없이 회사로 돌아온 타카유키에게 낯선 남자의 전화가 걸려온다. ‘당신의 아내 사오리를 납치했다. 3천만엔을 준비해라.’ 타카유키는 경찰을 부르고, 유괴범의 요구대로 돈을 가지고 경찰과 함께 약속장소로 나간다. 그순간 유괴범은 타카유키의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고, 안전하게 받아간다. 그뒤 연락은 두절된다. 그러나 유괴는 거짓이었다. 사오리는 타카유키의 애정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작극을 연출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모든 범죄는, 모든 고백은, 모든 인물은 거짓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범죄의 연쇄반응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Review인간의 마음은 카오스다. 흑과 백, 선과 악 어느 하나로 일색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카유키의 애인 사토미는, 우연한 범죄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하여 다른 범죄를 계획한다. 그리고 한 남자를 끌어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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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미성년자에게 ‘몰카’ 비디오 팔다가 구류를 살고 나온 양아치 강재(최민식)는 동네 오락실에서 동전 뜯어낼 때나 유세를 부릴 뿐, 깡패 동기생인 보스한테 두들겨맞느라 조직 안에서 나이 대접도 받지 못한다. 그에게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중국인 불법체류자 강백란(장백지)에게 호적을 판 덕분에 생긴 아내다. 뒷수습을 하러 떠난 여정에서 강재는 ‘결혼’을 커다란 친절로 받아들이며 오래도록 자신을 기다렸던 여인 ‘파이란’을 발견하게 된다.Review최민식과 장백지가 만나 무슨 사랑이야기가 나오겠느냐는 호사가들의 입담이 예사롭지 않더니, 결국 영화 내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았다. 두번의 기회가 있지만 감질나게 비켜갈 뿐이다. 멜로드라마가 내장하고 있는 흥행 공식을 이런 식으로 배반한 <파이란>은 그 대신 상대적으로 묵직한 정격 드라마의 길을 간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한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은 묘사로 나아가고 의미심장한 사회성까지 띠게 되었다.“6기통
삼류 인생에 핀 구원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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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성냥공장의 여공 이리스(카티 오우티넨)는 낮에는 일하고 저녁이면 밥상을 차리며 무기력하고 나태한 부모를 먹여살린다. 저녁 설거지가 끝나면 서툰 화장을 하고 댄스홀로 나서보지만, 그녀에게 춤을 청하는 남자는 없다. 어느 날 새 드레스를 사입은 이리스는 한 여피족 남자와 밤을 보낸다. 그와 두 번째 데이트를 성사시키지만, 모욕적인 결별선언만 듣는 이리스. 얼마 뒤 임신한 이리스는 남자에게 편지를 쓰나 낙태 비용으로 쓸 수표를 답장 대신 받자 차에 몸을 던진다. 퇴원 뒤 부모의 집에서 나온 이리스는 쥐약을 산다.Review아무도 그녀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녀에게 춤을 청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녀의 입술을 꿈꾸지 않는다. 공장 거리 44번지에 사는 소녀 이리스에게는 심신을 녹여줄 성냥 한 개비도 없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벽지무늬처럼, 그녀는 있으나마나한 존재다. 관객이 처음 만나는 것은 이리스의 얼굴이 아니라 손이다. 컨베이어벨트 위를 무감동하게 왕복하는 거칠고 불그
<성냥공장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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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그리고 10년 뒤, 베테랑이 된 클라리스 스탈링 요원은 마약범 소탕 작전을 지휘하게 된다. 잠복중이던 스탈링은 마약범이 아기를 안고 소굴에서 나오자 급히 작전을 취소한다. 그러나 다른 기관에서 나온 요원들이 그의 명령을 무시한 채 총격전을 시작하고, 스탈링은 기관총을 한손에 들고 저항하는 마약범을 죽인다. 아무리 범죄자라지만 아이를 안은 여자를 살해했다는 비난으로 곤경에 처한 스탈링에게, 두개의 전갈이 온다. 하나는 10년 전 경찰관 3명을 죽이고 사라진 뒤 종적을 감춘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 그는 스탈링을 위로하며, 자신이 은둔생활에 지쳤음을 비친다. 다른 하나는 한니발의 4번째 희생자이자 유일한 생존자 메이슨이다. 한니발이 준 환각제에 취하여 자기 얼굴의 살점을 떼내 개에게 주었던 메이슨은, 현상금을 내걸고 법무성에 압력을 넣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한니발에게 복수할 기회를 찾고 있다. 그러나 플로렌스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니발은 경찰과 메이슨의 부하를 살해하고 다
<한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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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하는 일마다 망치기만 하는 어리숙한 제리(브래드 피트)는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샘(줄리아 로버츠)과 5년째 동거중이다. 하지만 갱단에 발목잡힌 뒤 정말 지긋지긋한 생활을 해온 둘은 이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라스베이거스로 떠날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마음 약한 제리는 갱들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머나먼 멕시코까지 가서 전설의 총 ‘멕시칸’을 찾는 위험천만한 일을 맡게 된다. 이에 화가 난 샘은 제리와 상관없이 라스베이거스로 갈 것을 선언하고 이윽고 둘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데….Review두 사람이 서로 미치게 사랑하지만, 같이 어울릴 수 없다면 두 사람은 언제 관계를 끝장내야 될까? 이 질문에 대해서 ‘절대 안 된다’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지금 멈출 수 없는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칸>은 바로 브레이크가 터져버린 것처럼 나아가는 과열 과속의 연인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 액션 서부극 로드무비이다.제리와 샘은 한시도 서로를 잊은 적이 없지만
<멕시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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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을 때,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조건적인 듯 보이는 친구들의 관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서로의 욕망과 이해타산이 똬리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네 친구의 관계도 언뜻 서로에 대한 관용과 연대감으로 맺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 허구에 가득 찬 느슨한 고리는 낯선 이의 시체가 등장함과 동시에 하나씩 풀어지게 된다. 시체유기를 위해 공범이 되기로 한 이들은 갈수록 꼬이기만 하는 상황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배신하며, 서로에 대한 증오심을 쌓아간다. 재릿은 출세만을 바라는 속물이고 바이올렛은 심각한 편집증 환자이며 에마는 싸늘한 인간성의 소유자라는 등 각자가 베일을 벗어 원초적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한때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들의 관계는 이제 최악을 향해 치닫는다.하지만 <소설보다…>의 이같은 기본 구도는 이미 <쉘로우 그레이브>나 <베리 배드 씽> 등에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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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드라큘라가 되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 전혀 다른 답을 내놓는 또 하나의 드라큘라 이야기.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이후 교회를 저주하며 흡혈귀가 된 브람 스토커 원작소설 속의 드라큘라와는 달리, <드라큐라2000>의 드라큘라는 애연에 매여 있지 않다. 날카로운 송곳니로 목 한쪽을 파고드는 드라큘라식 번식, 그리고 여자들을 향해 손을 뻗치는 뇌쇄적인 눈빛은 그대로 살아 있지만, 영화 후반에서 관객은 전적으로 종교적인 데 기원을 둔 새로운 드라큘라 이야기를 듣게 된다. 새롭다 못해 다소 엉뚱하고 급작스레 거창해져버리는 이 영화의 결말은, 그러나 어쨌든 이 작품을 이전까지 만들어진 여러 드라큘라 영화들과 구분짓는 가장 뚜렷한 차이점이다.영화는 드라큘라 이야기를 2000년 런던과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옮겨 상당부분 재구성한다. 무덤 같은 골동품 창고에 묻혀 있던 이야기를 몰래 훔쳐내어 미국행 비행기로 훌쩍 옮겨 태우는 것이다. 매리를 순결한 여인으로 지켜내려는 반 헬싱/사
<드라큐라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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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엽기적이다. 차 한잔 사겠다는 남자의 말에 그냥 돈으로 달라고 대답하는 여자는 세상에 사키코밖에 없을 것이다. 덕분에 실연까지 당했지만 사키코의 생의 목적, 유일한 즐거움은 오로지 돈이다. 그런 그녀에게 잘만 하면 5억엔이라는 돈이 굴러들어오게 생겼다. 노란 가방 안에 ‘그것’이 있다, 가방을 찾아라! 그렇게 삶의 목표가 정해졌다.사키코는 ‘보물’ 지도에 그려진 지점찾기라는 단 한 가지 이유로 지질학과에 입학한다. 등반도, 스킨스쿠버도, 수영도 배운다. ‘돈’ 때문에.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스쿠버를, 등반을 배우느냐는 질문에 사키코는 침묵하지만, 꿈꾸는 듯한 표정이 된다. 그러나 그토록 돈을 밝히는 사키코의 행동은 귀엽다. 목표가 돈에서 비롯되는 2차적인 물질이나 쾌락이 아니라 ‘돈’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여자애들이 화장품이나 옷이나 장신구를 좋아하고, 그것들을 사고, 바르고, 치장하면서 행복해 하는 것과 똑같다. 사고 싶던 옷을 산 여자애가 거울 속의 자신을
<비밀의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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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파일! 이제 진실은 리얼타임으로 전세계에 중계된다. 디지털은 세상의 중심부로 진군했고 반란군은 없다. 게리의 말대로 컴퓨터의 위대한 기술력 앞에 무릎꿇지 않을 정부는 없다. 컴퓨터는 권력이자 힘이다. 그러나, 컴퓨터는 진실이기도 하다.<패스워드>의 ‘패스워드’는 ‘디지털’,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벤처’다. 그러나 스릴은 평균점이고, 별다른 액션도 없다. 배신도, 반전도 예상치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패스워드>는 ‘이슈’가 될 만한, 아니 지금 가장 ‘뜨거운’ 사건을 연상시키는 ‘패스워드’가 될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열어줄 디지털 전도사로 추앙받던 빌 게이츠는 무조건적인 찬사에서 비껴나, 정보를 독점하고 경쟁자들을 비열한 방법으로 패배시켰던 ‘악덕기업가’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종 결론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하지만 <패스워드>는 바로 그 뜨
<패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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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야… 후미야… 후미야….”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죽어야했던 소녀는 레테의 강물을 마실 수 없었다. 사요리가 사국(死國)에서 흐느끼듯 외치는 ‘후미야’란 이름은 전율처럼 사국(四國)의 공기를 휘감는다. 머리를 길게 드리운 열여섯 소녀귀신의 응시를 담은 포스터는 언뜻 전형적인 일본공포영화인 듯 보이지만 <사국>의 알맹이는 지독한 러브스토리다. 옛 사랑을 묻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자 앞에 나타난 죽은 여자의 집착적 사랑과 죽은 딸을 살려내기 위해 고행에 가까운 의식을 치르는 어머니의 광적인 사랑이 큰 맥. 여기에 88개 사찰을 죽은 자의 나이만큼 왼쪽으로 돌면 이승과 저승을 봉인하고 있던 결계가 허물어져 죽은 사람이 이승의 세계로 넘어온다는 ‘사카우치’라는 전설적인 의식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점차 흥미를 더해간다. 그러나 스멀스멀한 공포감과 멜로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는 너무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에 치중한 나머지 맥이 빠지는
<사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