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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파일럿을 꿈꾸는 소년 레이프와 대니. 전쟁 후유증으로 종종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둔 대니를 레이프는 형처럼 감싼다. 세월이 흘러 최고의 공군 파일럿으로 장성한 레이프(벤 애플렉)와 대니(조시 하트넷). 레이프는 신체검사장에서 만난 간호장교 에블린(케이트 베킨세일)과 사랑에 빠지지만, 영국 공군에 자원해 2차대전에 참전한다. 그리고 전사소식이 날아든다. 진주만으로 함께 배치된 대니와 에블린은 친구와 연인의 죽음을 위로하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에블린이 임신을 확인한 날 밤, 레이프는 살아 돌아오고 이튿날 새벽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이 혼란에 빠진 세 연인을 덮친다.Review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똑같은 스타일로 그리는 게 중요해. 일단 유명해지면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가야 해.” 이 말은 천재 낙서화가의 일대기를 그린 <바스키아>에 나오는 대사지만, 현대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는 지혜다. 감독이나 배우가 스튜디오에 전속됐던 클래식 할리우드와 달리 계
진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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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만삭의 임신부가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아, 아기를 낳고 곧 죽는다. 아기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병원에서 잠든 채로 성장한다. 이 병원에 입원한 소년 유이치는 잠자는 소녀 유미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를 깨우기 위해 매일 입을 맞춘다. 청년이 된 유이치(고하라 유키)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유미(고토 리사)의 존재를 기억해내고, 다시 병원을 드나든다. 17년 만에 기적처럼 깨어난 유미는 유이치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기쁨을 누리지만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닷새뿐임을 알고 있다.Review 잠자는 소녀를 사랑한 소년이 있다. 이들에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5일의 사랑이 허락된다. 매혹적인 스토리.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를 영화화한 <유리의 뇌>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기대할 만한 작품이었다. <여우령> <링> <링2>로 알려진 감독 나카다 히데오라면, 초자연적인 현상을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솜씨만큼은 미더웠으니까.저주와 음모의 플롯, 공포심리
유리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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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사랑해”라는 글씨가 쓰인 풍선을 밤마다 하늘로 날려보내는 여자 아데나. 날개가 부러져 추락하고 만 천사의 존재로 인해 그녀의 일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순진한 천사는 아데나가 운영하는 아로마숍의 여자들과 이웃집에 사는 게이 차우차우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천사는 아데나로부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아데나는 새로운 사랑에 빠져들지만 천사가 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온다.Review여러 모로 이것은 이제 매우 익숙한 이야기이다. 일찍이 빔 벤더스가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릴케의 천사를 지상으로 끌어내린 이래, 많은 천사들이 이곳을 다녀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벤더스의 영화가 ‘감각에 대한 찬양’으로만 읽히고 모방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라벤다>에서 금성무가 분한 천사는 <베를린 천사의 시>의 다미엘이나 카시엘처럼 사색적인 존재는 물론 아니며, 그렇다고 케빈 스미스의 <도그마&
라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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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TV토크쇼의 섭외담당자 제인(애슐리 저드)은 새로 입사한 프로듀서 레이(그렉 키니어)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별을 통보하기 위해 3년간 사귄 옛 애인을 만나고 온 레이의 태도가 영 심상치 않다. 레이의 마음이 한순간에 떠난 것을 느낀 제인은 홧김에 동료인 에디(휴 잭맨)의 집에 룸메이트로 들어간다. 어느 날 신문의 과학란에 실린 수소의 교미행태 기사를 읽게 된 제인은 ‘새 암소 이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Review 헤어진다. 이별의 아픔이 정신뿐 아니라 육체로도 전해져 아릿하게 가슴을 후벼판다. 서서히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이젠 의문에 빠진다. “왜 내가 차였지? 이유가 뭘까? 다른 여자가 생긴 걸까? 아니면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물론 이런 고민은 오래 가지 않는다. 저마다 시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다치지 않는 방법으로 이별의 이유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썸원 라이크 유>의 제인 역시 이별 뒤 사랑의 실패요인을 찾으려 애쓴다. 그
썸원 라이크 유 Someone Lik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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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매혹적인 여인 야드비가(일디코 토트)와 결혼한 온드리스(빅토르 보도)는 온몸이 폭발할 듯한 기쁨과 기대를 갖고 첫날밤을 맞이한다. 그러나 야드비가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동침을 거부하는데, 결혼 전에 사귀던 바람둥이 법률가 프란시(로만 루크나르) 때문이라는 사실이 곧 알려진다. 아내를 잃을까봐 두려워진 온드리스는 징병을 피하기 위해 경찰 밀정 노릇까지 떠맡지만 야드비가와 프란시의 관계가 정리되기는커녕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아이까지 맡아 기르게 된다.Story 초하(初夏)를 향해가는 극장가에는 또 하나의 정격 드라마 한편이 내걸린다. ‘또 하나’라 함은 헝가리영화인 <야드비가의 베개>가 운명에 사로잡힌 캐릭터와 남자배우의 연기력을 중심으로 한 고전적인 드라마라는 점에서 한국영화 <파이란>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야드비가의 베개>는 자의식 강한 여성관객에게 편치 않은 감정을 줄 소지가 다분하다. “여자로 변신한 악마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야드비가의 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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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1980년의 어느 날, 수배 대학생 상호는 변두리 마을의 허름한 목조건물 2층에 세들어 살게 된다. 바닥의 작은 구멍을 통해 본 1층 방엔 매혹적인 여인 희란(김지현)이 살고 있다. 그녀의 남편(최철호)은 투박하고 가학적이며 여인은 정사 와중에도 남편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희란의 몸에 넋이 나간 상호는 몰래 숨어들어 남편을 가장한 채 그녀를 범한다. 두 번째 정사에서 희란은 상호의 얼굴을 보지만 그를 받아들인다. 둘의 비밀정사가 잦아질수록, 전직 형사였고 콤플렉스 심한 남편의 눈길은 점점 차가워진다.Review 썸머타임>은 욕심이 많은 영화다. ‘포르노그라피, 그 이상의 흥분’이란 카피에서 이 영화의 주된 목표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썸머타임>은 역사의 환부, 우울한 시대의 초상에까지 손을 뻗친다. 이 영화에서 육체의 향연을 벌이는 남녀는 모두 ‘80년 광주’로 집약되는 어두운 시대의 자식들이다. 그들은 선했으나 역사의 화염을 피하지 못해 더럽고
썸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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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비상한 문학적 재능을 가진 브롱스의 흑인 소년 자말 월레스(롭 브라운)는 친구와 가족 앞에서는 농구밖에 모르는 평범한 또래로 행세한다. 괴이한 소문에 감싸인 이웃의 은둔자(숀 코너리)의 집에 숨어든 자말은 주인에게 들키자 놀라 배낭을 둔 채 도망치고, 며칠 뒤 창문으로 던져진 배낭 속 일기장에서 빽빽한 수정과 조언을 발견한다. 은둔자의 제자이자 친구가 되는 자말. 학력평가에서 고득점한 자말은 영재학교로 전학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말을 맞이하는 건 편견덩어리 교사(F. 머레이 에이브러햄)와 총명한 여자친구(안나 파퀸), 그리고 그의 은둔자 친구가 한편의 걸작을 남기고 영영 사라진 전설의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라는 사실이다.Review 신만이 창조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기막히게 아름답다. 천재도 그들 중 하나다. 그러나 가족과 친구들 틈에서 ‘다른’ 존재로 격리되기를 두려워하는 16살의 흑인 소년 자말은 그 아름다움을 역병으로 여긴다. 성적은 딱 튀지 않을 만큼 조절하고, 친구
파인딩 포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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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3류 카바레를 전전하는 3류 개그맨 진영(윤다훈). 그에겐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채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맡아 키우는 7살짜리 딸 가영(김지선)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딸을 떠맡게 된 진영. 그러나 그는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놓는 딸이 영 불편하고 가영은 대책없이 사는 아빠가 늘 불만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티격태격만 할 것 같던 부녀도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에겐 가슴아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Review<고해>는 착한 영화다. 하는 일마다 안 되는 아빠를 깊은 속내로 응원하는 어머니 같은 딸이 있고, 딸의 상처에 몇천원 더 비싼 약을 발라주기 위해 약국에서 빈 호주머니를 내보이며 동정표를 얻는 사랑스런 아빠가 있다. 유치장에서 우연히 만난 1류 개그맨이 3류 개그맨을 돕기 위해 그를 자신의 쇼에 초대하는 행운이 있는가 하면,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을 7년 만에 한 밥상앞에 앉혀놓는 눈물나는 갸륵함까지 있다.그러
시사실/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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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머리 좋고 잘생기고 타고난 악당에다 엘비스 프레슬리 숭배자인 머피(케빈 코스트너)는 ‘큰집’에서 우애를 쌓은 동료들과 함께 카지노를 턴다. 이들이 거액을 손에 넣자 악당의 본색을 드러내 서로 총질을 하는 바람에 돈의 향방은 머피와 마이클(커트 러셀), 그리고 좀도둑 아들을 데리고 사는 영리한 여자 시빌(커트니 콕스)의 3자 구도로 압축된다.■ Review 같은 영화에 대해 말하면서 고상함을 잃고 싶지 않다면 짧게 가는 게 상책이다. 예컨대 이런 식으로. 극한 상황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이지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캐릭터를 유지해온 케빈 코스트너는 과연 시나리오나 끝까지 읽고 계약서에 사인했던 것일까? 이 영화는 최근 뮤직비디오와 CF를 거쳐서 주류 상업영화에까지 널리 퍼진 시각적 스타일들을 총출동시키면서 매너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엘비스를 흉내내는 사람들(Elvis impersonators)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엘비스 현상’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제공하지 않으며,
<3000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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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캐롤(린다 피오렌티노)은 양로원의 간호사로 일한다. 한때는 고교 졸업파티의 여왕으로 뽑힐 만큼 잘 나갔지만, 지금껏 오리건주를 벗어나보지도 못한 채 노인들의 뒤치다꺼리로 바쁜 일상에 지쳐 있다. 그런 캐롤의 양로원에 유명한 은행강도였으나 전신이 마비된 노인 죄수 헨리(폴 뉴먼)가 실려온다. 헨리의 간호를 맡게 된 캐롤은, 그가 감옥에서 나오기 위해 전신마비를 가장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캐롤은 헨리의 속임수를 밝히는 대신 오히려 다시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처음엔 코웃음치던 헨리도, 전 파트너에게 맡겨둔 돈을 찾는 데 실패한 뒤 캐롤, 그녀의 남편 웨인(덜모트 멀로니)과 현금 수송 차량을 털기로 한다.■ Review<내일을 향해 쏴라>의 부치 캐시디가 칠순 노인이 됐다면, 과연 어땠을까. 더구나 은행을 털다가 정전으로 금고에 갇히는 바람에 감옥 신세를 지고 있다면 말이다. <웨어 더 머니 이즈>의 헨리는 ‘노년의 부치’에 다름 아니다. 전설
<웨어 더 머니 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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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7살 소녀 사토카(다나카 레나)의 봄방학은 짝사랑의 실패와 어머니의 입원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어머니의 낡은 오르골. 그 속에서 사토카는 꼭 자기만한 나이 때의 어머니가 품고 있었던 첫사랑의 추억을 발견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차마 부치지 못한 채 오르골 속에 봉인했던 낡은 편지와 사진. 사토카는 과거 속에 묻혀버린 어머니의 첫사랑을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Review 이루지 못한 사랑은 마냥 아름다운 것일까? 영화 <첫사랑>은 17살 소녀가 바라본 첫사랑에 관한 낭만적이고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영화이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오르골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빛바랜 편지와 사진. 사토카는 어머니의 그 봉인된 추억과 기억 속으로 헤집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편지에 쓰인 지명을 찾아가고, 어머니의 애잔하고도 풋풋한 사랑이 묻어 있는 벚꽃나무를 발견해낸다. 그리고 그 공간을 함께 나누었을 어머니의 첫사랑, 후지키를 만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