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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샐러드
빠져 있기보다는… 강제로 입문한 음식이다. (웃음) 요즘 신보를 작업하는 중이라 밴드 멤버들과 토요일을 제외하곤 일주일 내내 붙어 있다. 그런데 나를 제외한 친구들이 모두 다이어트 중이라 혼자 기름진 걸 먹을 수 없어 매일 샐러드를 먹는다. 저녁에 샐러드를 먹으니 대신 점심을 많이 먹고 합주실로 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정말 좋았다.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이렇게 영화로 세울 수 있는 건 거장의 솜씨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며 극장 문을 나섰다. <라쇼몽>에서 봐온 구조와 소재 아닌가. 그런데도 끝없이 관객의 확증편향을 유도하며 ‘당신도 괴물일 수 있다’는 물음을 전달하는 점이 일품이다.
유산소운동
내가 무대에서 분출하는 에너
[LIST] 이승윤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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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의 악취미를 따라가며 영화는 시작한다. 버스 옆자리 승객의 핸드폰을 훔쳐보거나 편의점 창 너머로 동네 사람들 신상 캐기를 즐기는 그의 관음증은 직업적 특권을 만나 정도가 깊어진다. 정태는 부동산 매물을 내놓으면서 키를 맡긴 사람들의 거주지에 몰래 들어간다.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철칙으로 무장한 그는 오래된 전구를 갈거나 방 청소를 해준 뒤 다 쓴 핸드크림, 줄넘기, 다시는 읽지 않을 러브레터 등 소소한 전리품을 하나씩 챙긴다. 취미 생활을 끝내고 온 그를 반기는 거대한 창고. 족히 수십채의 집들을 드나들어온 듯 보이는 정태의 전리품 창고는 기막힌 기행의 결과다. 부동산을 찾아온 손님 이자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인 한소라(신혜선)는 그런 정태의 다음 타깃이다. 소라의 집 주소와 인스타그램 포스트는 스토커에게 한 여자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의 보고로 활용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레스토랑과 명품 가방을 자랑하면서도 길고양이 보호와 비거니즘에 대한 인식
[리뷰] '그녀가 죽었다', 인생샷의 배후를 스릴러로 탐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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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은 오랜 라이벌 관계였으나 잠시 교류가 끊겼던 카라스노 고등학교와 네코마 고등학교가 공백을 깨고 연습 게임을 치른 뒤,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맞붙게 된 에피소드를 다룬다. 각각 까마귀(카라스)와 고양이(네코)를 상징하는 학교 이름에서 관중은 이들의 매치를 ‘쓰레기장의 결전’이라고 이름 지었다. 지금은 한풀 꺾인 강호. 과거의 영광에서 거리가 멀어진 카라스노 배구부는 히나타, 카게야마, 츠키시마 등 기본기가 탄탄한 1학년을 발판 삼아 팀워크를 한층 결속시켰고, 카라스노의 약점인 강력한 리시브를 자랑하는 네코마 배구부는 모두에게 신임을 받는 세터 켄마를 필두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한다. 보편적으로 언더도그가 최강자를 쓰러뜨리며 희열을 안겨주는 스포츠물과 다르게 <하이큐!!>는 경기 난이도가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도록, 선수들이 떠올리는 전략에 관객이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초조함을 팽팽하게 높인다.
[리뷰]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소년 만화 특유의 벅차오름을 무기로 내세우며 “자, 날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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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사진작가이자 사회 활동가인 낸 골딘의 일대기를 탐사하는 다큐멘터리다. 현재의 낸 골딘은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미술관 등 유서 깊은 대형 갤러리에서 시위대 P.A.I.N과 함께 집회를 연다. 예술계의 막강한 스폰서인 제약 가문 새클러가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판촉해 미국내 40만명에 이르는 약물중독자의 죽음을 초래하고도 책임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낸 골딘의 인생은 곧 투쟁의 역사였다. 불안정한 가정에서 도망쳐 나온 낸 골딘은 끝없이 사회와 불화한다.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오직 사진이었다. 그는 자신의 카메라에 20세기 후반 사회가 터부시하던 퀴어 커뮤니티와 에로티시즘, 에이즈와 약물중독을 가감 없이 담으며 사진예술의 지평을 넓힌다. 끝내 사회 변혁을 끌어내는 어느 예술가의 초상을 존중하며 그의 예술론까지 연출에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숙고가 인상적이다.
[리뷰]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예술가에겐 타인의 고통에 목소리를 들려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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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력가의 딸을 납치해 거액의 돈을 뜯어낸 후 공평하게 나눠 갖는다는 심플한 계획하에 6명의 납치범이 모였다. 그들이 납치한 발레리나 소녀의 이름은 애비게일 (알리샤 위어). 납치범들을 한곳에 모은 램버트(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24시간 동안 수상쩍은 저택에서 납치한 소녀를 감시하라는 특명을 내리고 홀연히 사라진다. 그러나 애비게일의 아버지 크리스토프 라자르(매슈 구드)가 악명 높은 범죄 왕이고 순진한 척 연기하던 애비게일의 진짜 정체가 뱀파이어라는 진실이 드러나면서 소녀의 감금 장소는 납치범들을 공격하는 공포의 밀실로 바뀐다. 애거사 크리 스티풍의 저택을 배경으로 ‘발레리나 소녀 뱀파이어’라는 캐릭터 이미지를 조합시 켰다. <메간> <렌필드>에 이어 코미디와 고어를 적절히 조합한 저예산 호러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스크림6> <스크림> <레디 오어 낫> 등을 제작한 라디오 사일런스 프로덕션과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레트 감독
[리뷰] '애비게일', 서스펜스 코미디가 톱날을 깨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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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호태(원태민)는 2년 만에 고향 강릉으로 돌아오자마자 둘도 없이 친한 형 동희(도우)를 찾는다. 게이로 커밍아웃한 후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동희는 호태 가족의 배려로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비 오는 날, 아픈 날, 잠 안 오는 날을 모두 함께 보낸 친구 관계는 예상치 못한 키스를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는 웹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의 서브 커플 호태와 동희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스핀오프다. 친구 사이가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익히 발생하는 갈등, 정체성의 거부, 이성 연애로의 도피, 가족과의 불화와 같은 에피소드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아는 맛’을 좋아하는 BL(Boy’s Love) 팬들과 클리셰를 비판하는 영화 팬들 사이의 거리가 벌어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BL 콘텐츠의 확장성과 제작 역량에 대한 고민이 발생한다. 배우 원태민, 도우의 영화 첫 주연작이다.
[리뷰]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 연하공 연상수가 끓여주는 아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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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본의 영화 현장은 올스톱 상태다. 집에만 머물고 있던 배우 사토 타쿠미(사이토 다쿠미)는 온라인에서 ‘캡슐 괴수’를 주문한다. 자그마한알 모양을 하고 도착한 괴수가 앞으로 어떻게 자라날지는 미지수. 타쿠미는 괴수에 박식한 영화감독(히구치 신지), 외계인을 키우는 업계 후배(호시 모에카), 방콕에 사는 자영업자 지인(다케이 소)을 화상으로 만나 괴수 키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감독 이와이 슌지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선택했을 관객들에게 <8일 만에 죽은 괴수의 12일 이야기>는 다소 당황스러울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가 감독·각 본·촬영·편집을 겸한 초저예산 흑백영화는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일종의 민족지다. 브이로그, 유튜브, 영상통화, 드론 등을 활용해 ‘무인 촬영’의 질감을 의도했다는 점에서 팬데믹 예술의 주된 사료로 남을 듯한 작품.
[리뷰] '8일 만에 죽은 괴수의 12일 이야기', 오타쿠와 그 수상한 반려 존재. 팬데믹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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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아 캣플릭스를 보고, 배가 고프면 라사냐를 드론 배달로 시켜 먹는 주황빛 돼냥이 가필드 (크리스 프랫)의 일상은 완벽하다. 집사 존(니컬러스 홀트), 충견 오디(하비 길런)와 평온한 삶을 보내던 가필드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당한다. 길냥이들의 두목 징크스(해나 워딩엄) 는 다짜고짜 가필드에게 아버지 빅(새뮤얼 L. 잭슨)의 원수를 대신해 우유 서리에 나서라고 협박한다. 오래전 가필드를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 빅은 이제 와서 가필드를 구하겠다며 모험에 동참한다. 46년간 사랑받아온 인기 캐릭터 가필드가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넷플릭스를 패러디한 ‘캣 플릭스’ , 드론 배달, 공장식으로 변한 우유 농장 같은 설정은 가필드 시리즈의 최대 강점인 미국식 유머를 시류에 맞게 발전시켰다. 아버지와 떠나는 험난한 모험이란 익숙한 서사에 특유의 위트를 더한 <가필드 더 무비>는 가필드 시리즈의 저력을 보여준다.
[리뷰] '가필드 더 무비', 익숙하지만 센스 있게, 관록을 드러낸 원조 돼냥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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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개장을 앞둔 파리의 쇼핑몰, 캑터스(노에미 메를랑)가 이끄는 급진적인 환경단체는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소비를 조장하는 행사를 규탄한다. 빚더미에 앉은 알베르(피오 마르마이)는 힘으로 벽을 뚫고 TV를 얻는 데 성공한다. TV 중고 거래를 위해 브루노(조나탕 코엔)의 집으로 향했지만 브루노도 파산 직전인 것은 마찬가지다. 벼랑 끝에 몰린 두 남자는 공짜 맥주에 홀려 엉겁결에 캑터스의 환경운동에 동참한다. 알베르와 브루노는 선한 의도로 기부받은 물품을 되팔아 채무를 청산할 계획을 세운다. <디피컬트>는 <세라비, 이것이 인생!>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연출한 올리비에 나카체, 에리크 토레다노 감독의 신작이다. 오로지 돈을 위해 환경단체에 잠입한 두 남자는 마치 언더커버 코미디영화를 연상시킨다. 감독들의 전작처럼 <디피컬트>는 무지와 우연으로 시작된 기이한 동거가 연대와 감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리뷰] '디피컬트', 급진적이어야 할 담론이 무해한 연대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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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히사이시 조
요즘 드라마 <감사합니다> 속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너무 업돼 있어 스스로를 다운시키려고 연주곡을 자주 듣는다. 진짜 오랜만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 O.S.T 버전으로 듣고 있는데 정말 좋다.
<회장님네 사람들>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선배님들이 나와서 농촌 생활을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보다가 눈시울을 적신 적이 꽤 된다. 감히 내가 그 연배의 선배님들에게 공감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교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분 들이 젊었을 때 연기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좋은 스승의 교과서 같은 방송이라 많은 위안을 받는다.
<레전드>
공부를 위해 참고할 일이 있어서 어제 새벽에
[LIST] 진구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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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로스티드>
넷플릭스 | 감독 제리 사인펠드 / 출연 제리 사인펠드, 멜리사 매카시, 짐 개피건, 휴 그랜트, 레이철 해리스 / 공개 5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달 착륙이 뭐가 중요해, 설탕의 침공이 시작됐어!
1960년대 미시간주는 시리얼의 두 거물 기업 ‘켈로그’와 ‘포스트’의 경쟁이 한창이다. 과일 필링이 함유된 포스트의 신제품 출시 소식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던 아침 식사의 판도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 망할 수는 없다! 위기감을 느낀 켈로그사의 밥(제리 사인펠드)은 ‘먹거리 어벤저스’를 소집해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설탕 전쟁은 이내 달 착륙과 대통령 암살, 냉전 구도를 아우르며 미국 현대사의 전방위로 확장된다. 달콤하고 동화 같은 이야기는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웡카>를 닮았다. 하지만 <바비>와 마찬가지로 모든 배후에 놓인 자본주의 질서를 간과 하지 않는다. <웡카>에
[OTT 추천작] '언프로스티드' '더 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