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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가 박기형 감독의 새 영화 <비밀>을 새 영화로 골랐다. <비밀>은 98년 <여고괴담>으로 주목받은 박기형의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일상에 지친 30대 남자와 15살 초능력 소녀의 신비한 교감을 그린 초현실 감성영화”로 돌연 일상에 끼어든 신비한 한 소녀의 정체를 밝혀가는 과정에서 “세기말을 지나 새로운 세기의 희망을 제시한다”는 영화다. 박기형 감독이 1년 넘게 시나리오를 매만져온 <비밀>은 1월중 촬영을 시작한다.
<비밀>에서 김승우가 연기할 30대 남자 이구호는 “정체불명의 소녀를 보호하면서 소녀와 에너지를 교류”하는 인물이다. 제작진은 “10대의 해맑은 순수함과 30대의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가진 김승우가 <비밀>의 남자 주인공이 가진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격정과 고독을 표현하기에 적격”이라는 것이 캐스팅 이유라고 밝혔다. 또 박기형 감독은 “영화의 초현실적인 체험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뛰어난 연기
김승우, <비밀>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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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 <3과 1/2 펑크>. 펠리니의 <8과 1/2>이 떠오르기도 하고, ‘펑크’ 관련된 음악영화가 연상되기도 하는 이 제목은 인디밴드 크라잉 넛이 출연하는 영화의 가제다. 왜 하필 ‘3과 1/2’인지는 주인공들도 모르고 있지만, 밴드나 음악이 주가 되는 음악영화는 아니다. 그럼 어떤 영화? “코믹함, 판타지, 로맨스, 다큐멘터리가 다 들어 있는 세기말 모험담”인데 “악마가 나오기도 하고, 비만에 걸려서 맞아죽기도 한다”. 그게 어떤 영화냐고 재차 물으면,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찍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는 답이 날아온다. 크라잉 넛의 멤버 4명이 각각 마봉식, 복남이 등 극중인물로 출연해서 모험도 하고 사랑도 한다는 것이다. 펠리니 같은 판타지와 펑크처럼 직설적으로 분출되는 젊음에 관한 영화라고 상상력을 동원해보는 수밖에. 하긴 즉석에서 집어든 소품에 맞춰 색색의 표정을 연출하며 사진기자의 카메라 앞에서 노는 크라잉 넛을 보고 있자면, 그 분방한 에너지와
영화 <3과 1/2펑크> 만드는 크라잉 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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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내가 신문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대학교수인 한 어른은 “앞으로 10년 안에 신문이 없어지고 방송만 남을 텐데 왜 신문사에 들어가려느냐”고 했다. 기자가 된 뒤엔 한때 “전자신문이 등장하면 장차 종이신문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므로 실직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90년대 들어 PC가 대중보급되고 모든 직장이 곧 재택근무체제로 이행할 것처럼 이야기할 때, 출퇴근을 즐기는 편인 나는 벌써부터 서운해졌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여러 차례의 기술혁명들이 가로지르고 기술진보가 교과서에서 배워 익힐 수 있는 수준을 훌쩍 추월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엔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큰 만큼 성급하고 과격한 예언들이 남발하고 또 금세 부인되곤 한다. ‘공식적으로’ 틀린 예언들은 이것들만이 아니다. 20세기 안에 석유자원이 고갈되리라는 예고도 틀렸고, 공황에 의한 자본주의 자멸설도 어긋났다. 컴퓨터 한대가 커다란 학교 교실만했던 1940년대엔 어느 누구도 그 교
[편집장이 독자에게] 즐거운 밀레니엄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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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카데미를 휩쓴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고 있노라면 열등감에 휩싸인다. 희대의 걸작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세계를 마치 자기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훤히 꿰뚫은 상태에서 이리 빠지고 저리 붙이고 하며 자유자재로 스토리를 펼쳐나가는 작가적 기량에 기가 죽을 뿐이다. 그뿐인가? 원전에서 따온 대사들을 위트 넘치게 각색하고,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비주얼의 강점들을 낱낱이 구사할뿐더러, 얄밉게도 상업영화의 핵심인 대중성 내지 흥행성까지도 단단히 틀어쥐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솜씨라니… 도대체 이런 수준의 시나리오를 쓰는 놈은 어떤 녀석일까? 자막에 크레딧이 떠오르는 순간 이 시새움 섞인 볼멘 투정은 쑥 들어간다. 바로 톰 스토파드다.
톰 스토파드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츨린에서 태어났다. 두살 때 가족 모두가 싱가포르로 이주했으나 그곳에서의 체류 역시 길지는 않았다. 일본군이 침략해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인도로 피난을 떠난 것이다. 이때 남편을 잃은 그
[할리우드작가열전] 셰익스피어와의 농담따먹기, 톰 스토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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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정훈이 만화 대상
[정훈이 만화] 정훈이 만화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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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각도에서 한번 접근해보자.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파이트 클럽>은 무뇌아적인 우수마발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존을 훌쩍 뛰어넘는 걸작도 아니다. (척 팔라닉의 도발적인 데뷔작을 꽤 충실히 재현한) 이 위악적이리만치 쾌활한 풍자극은, 도발이라는 측면에 관한 한, 지극히 재미있고, 놀랄 만큼 연기가 뛰어나고, 기획 또한 대담하다. 적어도 강철에 크롬 도금을 입힌 것 같은 그 외양이 달걀찜 거죽처럼 갈라져나갈 때까지는.
마천루는 마천루를, 총은 그저 총을 뜻할 뿐인 때도 가끔 있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남근주의로 떡칠갑한 억압적 장치들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 <파이트 클럽>은 일련의 심리적 사정행위를 목표로 삼는다. 내레이터를 겸하는 이름없는 주인공 에드워드 노튼은 입에 총구를 문 모습으로 처음 소개된다. 이후, 영화는 이 순응주의적 무산자가 왜, 그리고 어떻게 그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위에 불을 지피며, 왜 그리고 어떻게 원시적인 패거리들과의 육
사회적 은유도, 정신병자의 심상사례도 아닌 <파이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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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정지우 감독의 단편영화 <생강>을 처음 보았을 때 든 느낌은 감탄사였다. 총각 감독이(난 정지우 감독이 총각인 줄 알았다) 하필 파마약을 뒤집어쓴 채 동전 몇푼에 악다구니하며 살아가는 아줌마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것도 신기했고, 그의 단편 데뷔작이자 30만원짜리 영화 <사로>의 섬뜩함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닫힌 문 하나로도 새장 속의 여자를 이야기하는 미장센을 짜는 솜씨하며, 갓 서른을 넘겼을까 말까한 이 독립영화 출신의 감독은 운동권 아내로 대표되는 여자들의 삶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이인화라는 남자 작가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소설에서 월경 전의 여자를 그렇게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을 읽었을 때와 같은 신기함이기도 했다.
생강의 신기한 맛 그 이후
며칠 전 정지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해피엔드>를 보았다. 처음 든 느낌은 의문부호였다. 도대체 싫으면
너희가 진정 여자를 아는가,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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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인터넷영화 사이버극장 우후죽순, 충무로와 따로 또 같이
12월26일 두대의 카메라가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입구를 봉쇄했다. 입구 측면은 소니 VX9000이, 정면은 VX1000이 맡았다. 행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엉거주춤한 동선을 피한 끝에 감독의 OK사인이 떨어지자, 무리들은 여느 촬영현장과 달리 다음 신을 촬영할 장소로 신속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날 보충 촬영을 끝낸 <밀레니엄 살인 행진곡>은 2000년 1월1일 인터넷으로 네티즌들에게 선보였다. 촬영현장에서 2대의 DV(디지털 비디오)가 유감없이 보여준 기동성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영화제작에서 기동성, 작동용이성, 경제성 등 디지털 작업의 매력은 그간 충무로와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고, 2000년 열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디지털 삼인삼색’이라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박광수 감독과 김용태 감독, 신작 <눈물>을 준비중인 임상수 감독처럼 전면에 디지털 카메라를 배치하
영화의 미래, 미래의 영화 [4] - 디지털과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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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여는 첨병 POP.com
지난해 연말, 타임 온라인을 비롯한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20세기를 규정짓는 단어를 결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자동차, 전쟁을 비롯한 다양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단어는 인터넷 혹은 컴퓨터. 1983년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인간의 생활을 급속도로 바꾸어놓기 시작한 컴퓨터가 90년대 초부터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무기까지 획득하게 되면서 20세기 말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컴퓨터로 시작해 인터넷으로 불붙기 시작한 이런 변화의 물결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파장을 미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 변화를 대표할 만한 사건이 바로 본격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지난 99년 10월25일에 오픈한 POP.com의 설립. 어쩌면 그저 한 홈페이지의 개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이 사건이 그토
영화의 미래, 미래의 영화 [3] - P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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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보스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인 토드 버로는 셀룰로이드의 죽음을 선언했다. 최근에 진행되는 영화계의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는 영화제작과 배급에서 35mm 아날로그 필름이 사라지리라는 것이다. 그 선언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건은 98년 10월에 있은 스티븐 아발로스와 랜스 웨일러가 만든 <라스트 브로드캐스트>(The Last Broadcast)라는 영화의 개봉이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인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니 VX-1000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DV(디지털 비디오 6mm)카메라를 가지고 저예산으로 촬영됐고 편집 또한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편집으로 완성됐다. 획기적인 것은 극장상영까지도 디지털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흔히들 하는 것처럼 완성된 DV영화를 키네코작업을 거쳐 35mm 필름으로 옮기는 대신 이 영화는 디지털 데이터를 인공위성을 통해 송출했다. 이것을 수신한 미국 내 다섯개 도시의 극장들은 고화질 디지털 비디오 프로젝터를
영화의 미래, 미래의 영화 [2] - 디지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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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년 디지달씨의 하루, "20세기 인간들은 불편했겠어…"
“아니, 영화 하나 만드는 데 정말로 이런 것들이 필요했다는 거야?”
디지달씨는 ‘영화의 역사’ 과목 첫 시간에 인터넷II 영화학교가 실시간으로 전송해준 이른바 ‘필름’이라는 것의 3차원 입체영상을 보며 눈앞의 모니터를 향해 이렇게 내뱉었다. 20세기에는 전화를 쓰기 위해서 전화선 설치공사를 대대적으로 해야 했던 바보 같은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의 직업상 알고 있었지만, 불과 95년 전인 2000년까지도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필름이라는 것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필름의 모양이라는 것도 일단 이상해 보이는 데다가, 그걸로 영화를 찍기 위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달라붙어 촬영을 한 후, 다시 현상이라는 것을 해 자르고 이어붙여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설명까지 듣고 나니 ‘20세기의 인간들이란 정말 불쌍했구나’라는 생각마저 떠올랐다.
남들로부터 최고의 직업이라고 인정받는 이동통신 전자상거래
영화의 미래, 미래의 영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