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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영화 베스트 - 감독·프로듀서·배우 부문
감독/ 이명세
99년은 80년대 말 한국영화의 수평선에 새 물결을 일으켰던 세 기수 박광수, 이명세, 장선우가 ‘여행’에서 돌아온 해였다. 그리고 셋 중 가장 행복한 귀환의 주인공은 스타일리스트 이명세였다. 복귀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그는 장르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이명세 상’을 부수는 전략을 통해 더욱 철저히 이명세다워지는 길을 택했다. 전작들에서 동화의 나라를 외로이 유영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의 카메라는 짐승처럼 쫓고 쫓기는 거친 사내들의 세계에서 뜻밖의 안착지를 찾았다. 하나의 사물을 정확히 표현하는 이미지는 단 하나라고 믿는 순결주의자의 집요한 시선은, 추적자와 도망자의 타오르는 집념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관객도 ‘광장’으로 나온 그의 장인정신에 따뜻하게 화답했다. 이명세 감독이 세기 끄트머리에서 맞이한 ‘쨍하고 해뜰 날’은 99년 한국영화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1999년 한국영화 결산 [2] -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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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제작편수 50편, 관객 점유율 36.7%(12월22일 현재). 한 세기가 저물어가는 1999년 세밑의 한국영화 결산표의 차변과 대변이다. 지난해보다 제작편수는 불과 3편 늘었지만 점유율은 무려 95% 이상 성장했다. 이런 수치에는 <쉬리>의 폭발적인 흥행 등으로 약간의 거품과 허수가 묻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와 영화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새 천년으로 질주하는 한국영화의 내일에 기대를 가져도 될 법 하다.
1999-2000 네 번째 특집은 ‘한국영화 폭발’이다. 90년대 한국영화계 10대 사건과 올해 한국영화계 10대 사건을 짚어보고 올해의 영화·영화인을 뽑았다.
올해의 영화·영화인 선정위원은 <씨네21> 20자평 필자·영화전문 필자, <씨네21> 객원기자와 기자로 구성했다. 선정부문은 ‘올해의 영화 베스트5’와 감독, 프로듀서, 시나리오, 촬영, 남자배우, 여자배우 ‘올해의 영화인’ 6개 부문을 나눠 뽑았다. 선정위원들에게 제
1999년 한국영화 결산 [1] - 올해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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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의 청춘스타 에드워드 노튼이 샐마 헤이엑과 사귀고 있다는 소식. <뉴욕 데일리>는 몇달 전부터 두 사람이 교제를 계속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일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여부야 어찌됐든, 주위에선 성격차이로 커트니 러브, 카메론 디아즈 등과 연달아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샐마 헤이엑과 염문을 뿌리는 노튼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노튼의 세 번째 여자는 샐마 헤이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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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머리>와 <세기말>로 어엿한 연기자의 대열에 들어선 이재은이 이번엔 뮤지컬 무대에 선다. 노랑머리 유나, 세기말의 소령을 거쳐 그가 이번에 맡게 될 역할은 캐시라는 이름의 개. 개들의 사랑을 그릴 예정이라는 뮤지컬 <황구도>를 쉽게 얕볼 일은 아닌 듯. 이유는 개들의 사랑보다 한참 아래에 인간의 사랑이 놓여지니까. 12월29일부터 공연될 예정이며, <주유소 습격사건>의 ‘딴따라’ 강성진도 출연한다.
이재은, 뮤지컬 무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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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감독은? 올해 개봉 영화를 샅샅이 뒤져 감독 이름을 체크해봐도 정답은 없다. 미국 영화편집인 협회(아메리칸 시네마 에디터즈)에서 뽑은 올해의 영화감독은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 이후 2년 동안 후속작이 없었던 그에게 ‘올해’의 감독상을 수여하는 건 어색하지만,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끌어올려 ‘보물선’으로 만든 '의지의 미국인'에 대한 경배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모양.
미국 영화편집인 협회 선정 올해의 영화감독은 제임스 카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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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홈, 오버.” 이정현(19)이 드디어 OK답신을 보냈다. 테크노 가수에 몰두하는 동안 ‘부재중’ 메시지만을 남겨두었던 이정현이 영화 <제4교실>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 이정현이 맡게 될 역할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켜 결국은 자살하게 만드는 악녀. 96년 <꽃잎>으로 데뷔해 영평상을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서 신인연기상을 휩쓸었던 이정현은 그동안 주로 방송에 출연해왔다. <제4교실>(미라신코리아 제작)은 새해 1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이정현, 영화 <제4교실>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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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와 박신양이 동반 등정을 시작했다. 12월12일 크랭크인한 영화 <킬리만자로>에서 박신양은 해식과 해철이라는 두 인물을, 안성기는 번개 역을 맡았다. 쌍둥이로 태어나 똑같은 얼굴이지만 정반대의 성격으로 결국엔 서로의 꼬리를 물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형사 해식과 깡패 해철이 박신양이 짊어지고 올라야 할 인물. 시나리오를 건네받고서 제작진에 먼저 연락할만큼 적극적이었다는 후문. 안성기가 맡고 있는 ‘번개’는 40살의 남자로 과거 주문진에서 해철과 함께 날리던 주먹이었으나 배신자라는 낙인으로 말미암아 예전의 부하들에게 시달리는 인물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의 연기 변신에 환호했던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의 번개에게도 관심을 접기 힘들듯. 우노필름이 제작하고 제일제당이 배급하는 이 영화는 1월 중순까지 서울 촬영을 마친 다음, 주문진으로 현장을 옮길 예정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시나리오를 썼던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으로, 20
<킬리만자로>에 캐스팅 된 안성기·박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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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라는 본드걸이 아니다.” 소피 마르소는 잘라 말한다. 한가닥 하는 여배우들은 007 시리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소피의 단언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그녀를 본드걸로 생각한다. 그녀가 제임스 본드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상복을 입은 단정한 모습으로 처음 스크린에 등장했다 해도 상관없다. 곧 그녀는 프랑스의 사진작가들이 “가장 섹시한 여배우”로 극찬하는 자신의 육체를 전시하듯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시리즈에 그녀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 이상이 되리라고 생각했다면, 소피 마르소는 007 시리즈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여배우들을 삼키는 007 시리즈의 괴력을.
그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1962년, <닥터 노>. 흰 비키니를 입은 우르술라 안드레스가 해변에 나타났을 때, 그 조각 같은 금발의 비너스에게서 남성들은 스파이영화의 또다른, 어쩌면 최고의 묘미를 발견했다. 007 영화의 진정한 절정은 본드가 악의 세력을 파괴하는 순간이 아
007 옆 금발의 비너스들, 본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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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한해를 '한국영화 폭발'이라는 말로 정리하면서, 영화산업이 쏘아올린 요란한 축포 뒤에 묻힌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한다. 올해는 인문학의 위기, 문학의 위기 등 유난히 많은 위기설이 회자됐는데, 영화가, 그리고 약간은 <씨네21>도 그 책임을 나누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서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돈되는’ 학과나 ‘재미있는’ 학과로 몰리면서 그런 현실에 맞게 학제를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형편에서 염무웅 선생이 어느 일간지에 쓴 글 한 대목은 가슴을 찌르는 바 있었다. “동네마다 노래방과 비디오가게가 들어찬 오늘날 대학마저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학의 자기부정이다. 대학은 좀더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봉사하는 것이고 인문학이 바로 그런 노력이다.” 70∼80년대에 김용옥 선생이 노자를 공부한다 할 때 ‘파시즘을 돕는 현실도피의 학문’이라고 질시 당했다지만, 요즘 같은 물신주의와 실용주의의 시대에는 철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인문학에 관심을
[편집장이 독자에게] 지식인으로서의 영화감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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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지난 한해도 몇몇 사람들을 새로 만났지만 놈을 만난 건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희한한 경우임에 틀림없다. 워낙 유명한 놈인지라 만나기 전부터 놈에 대해 웬만큼은 알고 있었다. <딴지일보>라는 희한한 물건 덕에 갑자기 유명해진 놈은 온갖 매체에 인터뷰가 실리고 있었고(온갖 매체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있었고) 나는 늘 인터뷰 사진 속 놈의 얼굴이 마땅치 않았다. 그것은 내가 사람의 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가 아니라 <딴지일보>라는 희한한 물건에 대한 지식인들(정확히 말하면 우등생 출신 성인들)의 열광 때문이었다.
<딴지일보>는 지식인들의 피자에 곁들여진 콜라였다. 지식인들은 패러디니 풍자니 <딴지일보>에 대한 여러 비평문을 제출해놓고 있었지만 그들이 <딴지일보>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쌍스러움에, 그 톡 쏘는 맛에 있었다. 고매한 외양 속에 머리통 속에서만 쌍스러운 일탈을 거듭하는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관심사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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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벅스 라이프> 넌 커서 뭐가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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