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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입장권 표준전산망’(전산망) 사업에 대해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세청과 문화부가 전산망 사업을 ‘밀어붙일’ 태세여서 주목된다. 국세청이 최근 ‘극장들의 표준전산망 가입 실적이 저조해 1월까지 가입하도록 다시 한번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문화부도 ‘적극 추진’ 방침을 천명하고 나선 것.
문화부는 지난 1월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전산망에 가입하는 극장에는 스크린쿼터 20일을 감면해주고, 전산망을 구축하는 극장에는 영화진흥기금 50억원으로 연리 3.5%에 융자해주기로 했다”며 “전산망에 가입한 극장에 대해서는 부가세를 2% 환급해 주는 방안도 국세청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부가 이런 ‘당근’을 마련한 것은 전산망 가입을 꺼리는 극장주들에게 가입할 명분을 주고, 지지부진한 전산망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간담회를 연 문화부 오지철 문화정책국장도 그런 의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산망을 설치하기 위해 드는
정부 티켓링크 전산망 시스템 가행, 극장들 가입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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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 이야기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비치>는 정작 대니 보일 감독 자신의 실낙원 같다. 이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배낭족 청년은 천혜의 낙원을 발견하지만 낙원은 이미 지옥이었고 곧 참혹한 종말을 맞는다. <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스포팅> 등 단 두편으로 단숨에 영국이 낳은 세계적 스타 감독이 돼버린 대니 보일이 할리우드의 프로포즈를 받았을 때, 할리우드는 그에게 어쩌면 기회와 자본의 인공낙원처럼 보였을는지 모른다. 실제로 그는, 영국에서의 100배쯤 되는 제작비에다 섬 하나를 세트처럼 마구 뜯어고쳐가며 사용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와의 거래에서 그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아 보인다. 디카프리오라는 특급 스타와 화려무비한 스케일은 대니 보일 특유의 무자비한 냉소나 희망없음의 절규와 뒤섞이면서 계통도 족보도 없는 이상한 사생아를 출산했다. 글쎄, 대니 보일의 세계라는 것도 그의 영화제목처럼 얕게 덮어놓은 무덤 같은 것이었을까. 그보
[편집장이 독자에게] 그냥 자기 나라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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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사의 TV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봤다. 사회자가 스승으로 모시고 싶었던 몇 안 되는 분이지만 ‘토론’이라는 문화에 질려서인지 즐겨 보지는 못했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부러 피했는지도 모르겠다(선생님, 무례와 망발을 용서하시옵소서). 낯익은 얼굴은 토론자 중에도 있었는데 유독 한 인물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순진하던 시절 만인의 선망 대상인 ‘대학입시 전국 수석’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던 인물이자 지금은 ‘스타급 변호사’로 잘 나가고 있는 인물이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걸쳤다’는 찬란한 이력도 붙어다닌다. 그와 함께 아주 잠깐 ‘세미나’라는 것을 했던 아스라한 기억도 떠올랐다. 물론 그때의 꾀죄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말쑥한 정장 차림에 무스를 발라 머리에 힘도 주었다.
그의 모습을 주목한 이유는 며칠 전 그를 ‘젊은 철새’라고 묘사한 일간지의 시사만평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하는 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정치적 냉소의 생산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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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극작가는 누구일까? 소포클레스나 셰익스피어는 아니다. 그들은 훌륭한 극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공연에 따른 인세수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버나드 쇼? 으젠느 이오네스코? 테네시 윌리암스? 비평가들의 총아였지 대중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정답은 닐 사이먼이 아닐까 싶다. 이 익살 가득한 표정의 대머리 작가는 그저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가슴 찐한 코미디 속에 녹여내 동시대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브로드웨이의 터주대감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바다 건너 동숭동에까지 맹위를 떨쳐 <최후의 뜨거운 연인들>이나 <굿바이 걸> 같은 단골 레퍼토리를 양산해냈다(인세는 제대로 주고 있는지?). 지난 겨울의 빅히트작 <사랑을 주세요> 역시 그의 퓰리처상 수상작인 <욘커스가의 사람들>을 번안한 것이다.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난 닐 사이먼의 성장기는 그의 자전적 3
[할리우드작가열전] 사랑을 일깨우는 코미디, 닐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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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 이야기 들어봤니? 얼마 전에 우리 학교 애들 셋이서 땡땡이 치고 섬에 놀러갔는데, 심심해서 여관방에서 잡지를 봤대.” “웃기네, 여관까지 들어가서 잡지는 뭔 잡지냐? 비디오를 보든지, 아니면 직접 만들든지.”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잡지를 다 보고 나니까 전화가 울리더란 거야. 그리고 음침한 여자 목소리로 ‘너희들은 일주일 뒤에 죽는다’고 하더래.” “무슨 미친 소리야?” “그래, 걔들도 딱 그렇게 말했대. 그래서 막 낄낄거리고 돌아왔는데, 글쎄 걔들 셋 다 일주일 뒤에 죽어버렸대. 그런데 그 얼굴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던 링은 선글래스를 추켜세우고 급히 바깥쪽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옆구리에 끼고 있던 종이봉투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려고 하는데, 다시 여자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저기, 링 아냐? 영화배우말야.” “뭐, 어 정말 닮았네.” “옛날에 잘 나가다가 음주 운전으로 사고내서 잡혀갔을 텐데.” “금방 나왔잖아. 그때 옆자리에 있던 남자가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씨네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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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각장애자 안요한 목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청준의 실명소설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영화로 만들자는 생각은 화천공사의 박종찬 사장이 먼저 해냈다. 나는 허병섭 목사의 달동네 교회를 다니긴 했으나 아직 예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때였다. 그러면서도 일요일이면 교회를 두 군데나 나가기 시작했다. 하월곡동의 돌산에 있는 동월교회는 가난한 주민들과 운동권 사람들을 만나 군부 독재 권력을 씹는 재미로, 또 새로 나가기 시작한 안요한 목사의 새빛교회는 매주 뜨거운 감동과 눈물의 역사가 있어서. 다시 말해 나는 신앙보다 교회를 즐겼다고 해야겠다. 정말 앞을 볼 수 없는 맹인들의 찬송가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앞섰다. 그들이 하는 찬송은 내가 부르는 찬송가처럼 이 생각 저 생각이 안 들어 있어서인지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나만 빼고 철저히 비기독교인들이 만든 영화가 <낮은 데로 임하소서>였다. 연극연출과 창작판소리를 하는 임진택이 각색을 맡았고 주인공은 내 동생 이영호와
이장호 [42] - 꿈에 그리던 대작 영화, <어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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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계속 푹 빠져 있고 싶다면 맘대로 하라. 하지만 젊은(너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이번 시즌 영화 중에서 가장 재치있고, 가장 독창적이며, 가장 잘 씌어진 작품은 단연 웨스 앤더슨의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국내 비디오 출시명, 원제는 러시모어(Rushmore)-편집자)다. 지난해 뉴욕영화제에서 뜻밖의 성공을 거둔, “허?”라는 소프라노 단말마로 수놓인 이 영화는, 유난히 건조하고 익살스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로맨스물이다.
1996년, 텍사스출신 공동집필자 오웬 윌슨과 함께 기상천외한 게으름뱅이 3총사에 대한 판타지물 <Bottle Rocket>을 만들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앤더슨은, 장르 문법 곤죽만들기와 강박적인 인물 그리기가 취미인 게 확실하다. 장르를 규정하기가 전작보다 더 어려운 헛소동이야기 <…사랑에 빠지다>는 질풍노도 같은 열다섯살 음모자 맥스 피셔(제이슨 슈워츠먼)라는 캐릭터를
역시 애들은 어른의 아버지야,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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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떤 슬픔은 나눠지지 않는다
삶에서 부딪치는 어떤 고통은 도저히 나눌 수가 없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표어가 잘못된 수학공식처럼 다가오고, 그때 고통은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다 가끔은 햇볕에 말려두는 일 외에는 어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오래 삭아서 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그것’은 그러나 아직도 바싹 마른 낙엽처럼 손 안에서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
교통사고로 쌍둥이를 잃은 여자가 짐승같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녀는 내게 오직 ‘아이가 있나요?’라고 물어 보았을 따름이다. ‘네’라는 짧은 대답이 신호탄이 된 듯 그녀의 올라간 어깨가 내려올 줄 모른다. 이런식의 파도는 진저리 쳐진다. 끝모를 늪에 빠졌는데 붙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제 새끼를 핥아주지 못하는 어미의 타액이 눈물이 되어 흐를 때, 세상의 모든 피란 죄다 그녀의 손으로 우우하고 몰려든다.
두 여인: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상인 그들
차에 치어 죽어 있는 아이의
세상의 모든 고통은 어머니 가슴에, <내 어머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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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플래닛 할리우드에 대한 투자를 접었다. 플래닛 할리우드는 8년 전 아놀드 슈워제네거, 데미 무어, 브루스 윌리스, 우피 골드버그 등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만든 체인점 형식의 고급 레스토랑. 문제는 운영자인 로버트 얼이 슈워제네거의 기념품과 사진, 그리고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그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단순한 전시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슈워제네거쪽은 법적인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플래닛 할리우드 투자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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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0월부터 3개월 동안 스토커에 여러 차례 시달려 괴로움을 호소했던 브룩 실즈가 일단 한숨 놓았다. 2000년 1월10일 그녀를 괴롭혀왔던 스토커 용의자인 마크 베일리가 붙잡혔기 때문. 권총을 휴대하고 다녔을 정도로 공포에 떨어야 했던 브룩 실즈의 변호인은 베일리가 50만달러를 내고 풀려날 경우 다시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석 대신 구속을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법정은 베일리의 혐의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일단 목격자 증언을 듣기로 했다는 소식.
브룩 실즈 스토커 용의자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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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가 시정홍보를 맡는다. 서울시 관계부처의 발표에 따르면 위촉된 홍보 도우미는 김규리를 비롯해서 류시원, 최불암·김민자 부부 등 총 4명이다. 김규리는 환경보호를 비롯해서 수돗물 마시기, 대중교통 즐겨타기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각종 매체 광고를 통해 월드컵 홍보 사절 역할까지 맡는다. 98년 <여고괴담>의 지오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규리는 99년 <산전수전>의 아현을 맡은 이후로 현재까지 스크린 나들이를 중단한 상태다.
김규리 등, 시정홍보 도우미로 위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