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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박하사탕>을 선보인 후 제작사 이스트필름의 명계남 대표는 보는 사람마다 “<박하사탕>은 안보면 손해인 영화”라고 말하곤 했다. 또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볼 영화”라고 큰소리 치면서 “100만명이 들지 않으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농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실없이 던지는 허풍은 아니었다. 지금도 ‘안보면 손해’라는 <박하사탕>에 대한 그의 신념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서울 100만’은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박하사탕>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으면서도 안정적인 상영극장을 확보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런 상황이 불합리한 배급구조와 지나치게 상업논리에 따르는 극장들의 횡포 탓이라고 판단한 관객들이 <박하사탕> 두번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들을 중심이 돼 <박하사탕>을 한번씩 더 보고 주변 사람에게
<박하사탕> 제작자, 이스트필름 대표 명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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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의 삶이라도 거대한 진실을 껴앉고 있기 마련이지만, 눈에 띄게 유별난 인생 유별난 인물이 있다. 아직 그의 ‘한삶’을 다 산 건 아니지만 조디 포스터(38)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배우이자 감독이며 제작자이고 영화 한편의 출연료로 1500만달러를 거두는 할리우드의 일급 여성스타이다. 여기까지라면 그도 하고많은 재주꾼의 한 사람일 따름이지만, 그는 레즈비언의 우상이자 연인이고 공공연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로부터 꺼내지는 이야깃거리도 유별나게 풍요롭다. 어느 사이엔가 조디 포스터는 결이 풍부한, ‘하나의 텍스트’가 돼버렸다.
지난해 서울여성영화제에 상영된 <조디 포스터 이야기>는 조디 포스터에게 꽂힌 레즈비언들의 달뜬 시선을 주메뉴로 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에는 “이십대 후반의 레즈비언들은 조디를 보며 자랐어요. 여성들이 어릴 때 그의 스타 이미지에 자신을 투사했던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라든가, “부치(레즈비언 연인 사이에서 남성
그(녀), 주류 영화 최초의 여성영웅, 조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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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궁금한 거 있으세요? 저번에 여진이랑, 소리랑 같이 만나고, 또 이창동 감독님 때문에 통화하고 하면서 다 말한 것 같은데. 요즘 인터뷰 기사가 많이 나서 더 물어볼 것도 별로 없다구요? 하긴 오전에도 인터뷰 하고 왔어요. 일간지라 사진 많이 안 찍을 줄 알았는데, 10통 가까이 찍고는 마지막 컷 하나 건졌다고 하더라구요. 카메라에 많이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그래도 많이 발전했어요. 이제 카메라 앞에 서도 땀은 안 흘리거든요. 그러고 보니 저 1년 새 스타덤 코너 세 번째예요. 그런 배우 흔치 않죠? <박하사탕> 때문에 정말 컸나봐요. (웃음) 하긴, 전엔 시나리오 복사한 거 한 두장 받아서 오디션 하고 그랬는데, 이제 완전한 시나리오가 와요.
저번보다 많이 밝아진 것 같다구요? 그때가 부산영화제 직전이었죠, 아마. 그땐 저 스스로도 이상했어요. 질문 하나 잘못 하면 터져버릴 것 같았다구요? 왜 외국 배우들은 너무 역할에 몰입해서 끝나고 나면
누가 했어도 칭찬받았을 거예요, <박하사탕>의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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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깁스가족> 페이모스 액터 남기남!
[정훈이 만화] <깁스가족> 페이모스 액터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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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영화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내외의 무면허 영화평론가들을 모시고 최근 개봉된 영화를 야매로 찢어발기고 회쳐 먹는 ‘씨네마 지옥’ 시간입니다. 최근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수의 평론가들이 시사회 출입 금지 블랙 리스트에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도 용기있는 한분이 출연해주셨습니다. 여러분, 박사탕 박사님이십니다.
씨네: 오늘 박사님께서 분석해주실 작품은 <박하사탕>입니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부터 소문을 불러일으키더니, 최근 개봉되어 삼십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죠. 그런데 박사님께서는 이 작품을 두고, “첫사랑의 실패가 모든 비극을 가져왔다”고 정리하신다는데.
박사: 아, 첫사랑이 아니라, ‘첫사탕’이죠. 주인공 김영호는 첫사탕 봉지를 잘못 여는 바람에 줄줄이 알사탕으로 인생을 망치게 된 것입니다.
씨네: 사랑이 아니라, 사탕이라구요. 그게 무슨 관계가 있죠.
박사: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인공의 첫사랑인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박하사탕’학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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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광화문에 국제극장이라는 우리 영화 역사에 꽤 중요한 영화관이 있었다.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영화인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할 때 자주 사용했던 감리회관 앞 넒은 공간이 바로 국제극장 앞이어서 아직도 영화인과 인연을 맺고 있다. 이 극장은 당시에 동아흥행이라는 영화사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소유주가 재일동포였다. 지금 낙원동의 허리우드극장 역시 그의 소유다. 나는 데뷔 시절 이 영화사와 계약을 맺었는데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대마초 사건에 휘말려 4년이나 이행하지 못했고 다시 활동을 재개하면서 작품 선택으로 차일피일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어둠의 자식들>과 함께 시한부 제작에 걸려들고 말았다. 3개월의 시한부였지만 두 작품 모두 시나리오가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둠의 자식들>의 경우 스토리라인을 따라 굵직하게 장면구분만 해놓고 촬영현장에서 대사와 동작을 만들어 나갈 때가 자주 있었다. 그나마 구로공단 갱사건을 다룬 영화 <그들은 태
이장호 [40] - <어둠의 자식들>과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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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풀프레임 100% 디지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했다. 플라스틱 병정들의 절묘한 움직임, 기괴하기 이를데 없는 스커드의 인형들, 그리고 버즈와 우디가 함께 벌이는 호쾌한 추격신까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2>는 픽사 스튜디오의 제작팀에 따르면 <토이 스토리>보다 스무배 이상 더 정교해진 테크놀로지를 선보이고 있다. 찢어진 인형 팔 사이로 삐져나온 스폰지의 질감이라니. 그리고 비행기를 쫓아 말타고 활주로를 달리는 그 다이내믹한 스피드의 향연이라니. 오죽하면 <토이 스토리2> 팀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가 “너무 발전해버린 기술실력을 어떻게 하면 튀지않게 사용할 수 있을까”였겠는가. 영화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현란한 비디오게임 시퀀스는 엄청나게 수준 높아진 테크놀로지를 튀지 않게 자랑하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버즈가 전편에 비해 너무 매끈하고 정교하게 그려지면
토이는 가도 스토리는 남는다, <토이 스토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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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좀 멍하다. 슬프다. Y가 안동역에서 걸어나올 때부터 슬펐다. 그런데 그 슬픔은 뭐랄까, 여러 가지 감정이 뒤엉켜 있다. 슬픔으로만 일관되는 게 아니고. 거기는 불쾌감까지. 물론 감독이 의도한 거겠지만. <거짓말>은 분명 관객을 들쑤시는 영화다. 내가 영화감독이라 그런지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서, 영화 끝난 뒤에도 안 일어나고 걸어나오는 관객들 표정을 봤다. 불쾌하게 하고 불편하게 한 건 성공했다고 본다. 그건 틀림없다. 개봉되기 전부터 이 사회를 얼마나 불편하게 만들었나. 이건 엿먹이는 영화다. 장선우 감독은 정말 용기있는 사람이다. 보통은 관객을 엿먹이려고 하더라도 자기를 지키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런 교활함은 나한테도 있다. 그런데 <거짓말>은 그런 교활함까지 엿먹인다. 자기를 완전히 내던지는 거다. 나쁜 사람이다. 흠을 잡으려고 했는데, 영화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전의를 상실했다.
둘 다 똘아이. 장 감독은 그걸 고스란히 드러냈다
교환일기 혹은 이야기2 - 이창동 감독, <거짓말>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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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보고나니까 <거짓말>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이유를 알겠어. 재밌는 발상이야. 영화, 너무 좋더라구. 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앙할 때 거기 위험이 있다, 그래서 늘 반대쪽을 보고 싶어하는 쪽이거든. 일방적인 것은 늘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영화 보면서 계속 슬펐어.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눈을 뗄 수 있는 장면이 한두 군데 보이긴 했지만. 나는 사실 이창동 감독이 문학기를 못 버릴 거야 하는 편견도 좀 있었거든. 두 번째 영화 보면서 이렇게 마음 깊이 경외를 보내는 게 흔치 않은 거라. 정말, 좋았어.
슬펐어, 리얼리스트라면 우리 사회는 슬퍼
<박하사탕>을 이 감독은 모범생의 영화라고 말하는데, 그게 문제는 아냐. 끝까지 고민하자는 거니까. 시간을 거슬러서 가는 정취를 내가 그냥 따라가게 되더라고. 몇몇 표현상의 모범적인 부분들은 있지만, 들이대는 방식이 너무 치열하고 힘드니까 말이야. 그런 정직함이 좋더라고
교환일기 혹은 이야기1 - 장선우 감독, <박하사탕>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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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 영혼의 불안을 잠재우는 안식처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다.
사람들은 흔히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거나 하늘나라에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타노는 그렇지 않다. 그는 사람이 죽으면 바다로 간다고 믿는다. 기타노 영화에서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며 영혼의 불안을 잠재우는 안식처다. <소나티네>에서 오키나와 해변은 표면적으론 조직의 안전가옥이 있어 숨기 좋은 곳이지만 세상에서 저지른 죄를 씻는 세례의 장소이기도 하다. 바다는 무라카와 일행을 어린 시절로 되돌려 놓는다. 공간이 시간을 움직이고 역행하는 시간은 사람들 마음에 온기를 더해준다. 바다에 대한 기타노의 상념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에서 투명하게 드러난다. 우연히 서핑보드를 주운 벙어리 소년은 매일 바다로 향하고 서핑대회에도 나간다. 승부에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서핑과 바다가 좋았던 소
<소나티네> 7개의 키워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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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티네>는 기타노 다케시 스타일의 정점이다. 이 영화가 그의 최고작인지 아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소나티네>를 통해 기타노는 온전한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했다. 그것은 거꾸로 <소나티네>가 다른 기타노 영화로 들어가는 비밀의 열쇠라는 뜻도 된다. 사실 기타노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얼음처럼 차가와 보였다가도 느닷없이 천진난만한 장난기를 드러내고, 개패듯 때리는 사디스트가 됐다가 자기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 마조히스트로 돌변한다. 만담가, 쇼프로 진행자로서 비트 다케시와 배우 겸 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두 얼굴처럼 말이다. 아마 삶과 죽음, 희극과 비극, 폭력과 순수, 격정과 체념, 집착과 달관, 현실과 이상 같은 상반된 의미를 한 화면에 담아내는 <소나티네>의 스타일은 기타노의 두 얼굴을 담기에 가장 적절한 그릇일 것이다. 폭력, 야쿠자, 죽음, 바다, 코미디, 하드보일드, 최소성의 미학 등 7가지 단어를 키워드로 이런 이중성
<소나티네> 7개의 키워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