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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 코스모스, 스페이스는 모두 우리말로 ‘우주’라고 번역된다. 무엇이 서로 다른가. 각 단어를 어디에서 들어보았는가?” ‘우주의 이해’라는 교양강좌 수업 첫 시간에, 교수님이 낸 퀴즈다. 수업 진도를 나가기 애매한 첫 시간에 천문학이 낯선 타 과 학생들에게 교수는 퀴즈를 냈다. 쉽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쓰려니 아리송하다. “왜 우리는 OO를 안드로메다로 보낸다고 하는가.” 이 퀴즈의 답은 또 무엇일까. 예제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의 천문학자 심채경이 강의 시간에 낸 퀴즈이고, 그 정답과 학생들이 제출한 기발한 답변은 책에 수록되어 있다. 뉴턴에게 영감을 받았다거나 어릴 때부터 원대한 꿈을 품고 천문학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아니라고 그는 소개한다. 천문학자는 어떤 에세이를 쓸까. 학계의 어려운 용어가 아닌 심채경의 언어로 천문학자이자 비정규직 행성과학자이고, 박사이자 강사이기도 한 일상을 별들이 궤도 운동한다. 심채경 박사가 출연 중인 tvN
씨네21 추천도서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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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웹소설 입문작으로 추천할 때도, 베스트 웹소설을 꼽을 때도 <전지적 독자 시점>은 늘 첫손에 꼽힌다. ‘문피아’ 누적 판매 1위, ‘네이버 시리즈’ 누적 다운로드 1억건, 웹툰화 즉시 ‘네이버 웹툰’ 1위 등극,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영화화 계약 기록도 눈길을 끌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내려놓기 어려운 속도감과 재미가 <전지적 독자 시점>이 완결까지 꾸준히 사랑받게 만든 매력이다. 주인공 김독자는 10년간 연재된 3149화의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을 끝까지 읽은 단 한명의 독자다. 김독자는 중학생 때부터 대기업 계열사 계약직 직원이 된 오늘날까지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충실한 독자로 이야기를 따라왔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김독자. 그런데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변이 발생한다. 그동안 읽어온 웹소설 속 상황이 펼쳐지는 것.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씨네21 추천도서 - <전지적 독자 시점 Part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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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 베크, 세르주 투비아나가 쓴 프랑수아 트뤼포의 평전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초판에 이어 한상준 번역가가 불명확한 표현과 오역을 꼼꼼히 재검토하고 수정했으며 정성일 평론가가 새롭게 쓴 추천의 글이 담겼다. 이 책은 트뤼포의 편지와 일기를 포함해 그가 남긴 무수한 기록을 바탕으로 한다. 일기장, 연애편지, 친구와 주고받은 서신, 업무 서한, 스크랩 기사와 사회면 기사, 청구서, 의료 처방전까지 트뤼포의 제작사 카로스 영화사에 꼼꼼히 정돈되어 있다. “트뤼포의 인생은 늘 그의 영화의 풍요로운 원천이자 1차 자료, 일종의 이야기의 보고”였다. <400번의 구타>부터가 그의 삶에서 길어올린 이야기였으니까.
<트뤼포…>는 트뤼포가 어떻게 영화감독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구체적인 에피소드로 전달한다. 그는 감독 이전에 시네필이었으니까. 예를 들어 청소년기의 트뤼포는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 ‘
씨네21 추천도서 -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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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의 문지 스펙트럼이 출간되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인 <인간 실격>은 출간된 지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젊은 독자들 사이에 널리 읽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자이 오사무 생전 마지막 완결작이기 때문에 그의 삶을 녹여낸, 어쩌면 유서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인간 실격>은 서문과 세편의 수기, 그리고 후기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의 첫 문장은 “나는 그 남자의 사진을 세장, 본 적이 있다”. 이 세장의 사진은 한 남자의 삶의 세 국면, 그리고 이어질 세편의 수기가 각각 가리키는 시기와 관계가 있다. 마지막 사진에 대해서는 이렇게 쓴다. “이른바 ‘죽은 얼굴’이라는 것에도 무슨 표정이나 인상 같은 게 있는 법인데, 인간의 몸에 짐 끄는 말 대가리라도 갖다 붙이면 이런 느낌이 들려나?” 대체 이 남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첫 번째 수기가 그려내는 남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시작해, 세
씨네21 추천도서 - <인간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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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_다자이 오사무 지음
트뤼포: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_앙투안 드 베크, 세르주 투비아나 지음
전지적 독자 시점 Part1 01~08_싱숑 지음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_심채경 지음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_김안젤라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2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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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김미월, 김이설, 백은선, 안미옥, 이근화, 조혜은 지음 / 다람 펴냄
<돌봄과 작업: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정서경, 서유미, 홍한별, 임소연, 장하원, 전유진, 박재연, 엄지혜, 이설아, 김희진, 서수연 지음 / 돌고래 펴냄
엄마 되기와 일하기는 어떻게 양립 가능할까. 이 질문을 여러 여성 저자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이야기하는 책 두권이 나란히 출간되었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는 여성 작가 6명이 엄마가 된다는 일과 글쓰기에 대해 적은 앤솔러지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작가에게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근화 시인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엄마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실천이다. 그냥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말하고 이해시켜야 하며, 행동과 태도도 가르쳐야 한
씨네21 추천도서 -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돌봄과 작업: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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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 샬란스키는 미래가 아닌 과거가 진정한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이 탐색하는 영역은 자연스럽게 과거가 된다. 과거를 탐색하는 도구는 읽고 쓰기. 쓰는 행위를 통해 상실을 복구할 수 없다 해도,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은 “잊힌 것을 불러내고, 침묵하는 것을 말하게 하고, 상실을 애도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불려나오는 잃어버린 것들은 장소부터 동물까지 다양하다.
쿡 제도의 남쪽에 있는 투아나키라고 불렸던 산호섬(지도에서 지워짐),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검투사들과 싸워야 했던 카스피해 호랑이(멸종), 언급된 적이 있는 케리케의 일각수(유니콘의 뼈대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을 믿을 수 있다면), 17세기 초중반에 지어진 빌라 사케티(허물어지다가 폐허가 된 뒤 제거), 무르나우의 첫 영화 <푸른 옷을 입은 소년>(소실 추정), 사포의 시가들(파피루스 해독을 통해 오히려 발견되는 중), 카스파르 다비트 프
씨네21 추천도서 -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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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마음은 종종 쓸쓸함을 겪는다. 나의 헤아림과 타인의 헤아림이 크기 면에서도 강도 면에서도 일치하지 않는 순간이 너무 잦아서다. <근육의 모양>의 은영은 회사원으로 살다가 직장 상사와의 갈등으로 일을 그만둔 뒤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다. 회사 생활을 하던 때 동기 예은은 “마음을 너무 붙이네요, 은영씨는”이라고 말했다. 예은은 서브텍스트가 없는 사람. 있는 그대로 말하고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좋았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지금의 은영은 외로워진다. “예은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를 은영은 여러 번 읽었다. 어쩐지 낯선 느낌이 들어 체한 듯 가슴을 쓸어보았다. 그러나 그 문자들 어디에도 힌트는 없었다. 그저 짧은 말들의 나열일 뿐이었다. (중략) 안부에서 대화로 들어가지 못했다.” <근육의 모양>은 필라테스 강사 은영과 수강생 재인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준다. 김화진은 수업 중에 스치는 두 사람 각자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생
씨네21 추천도서 - <나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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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을 때, <헤어질 결심 각본집>의 온라인 서점 링크에 달린 댓글들을 보곤 한다.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 자)들이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해 경쟁적으로 남겨둔 댓글이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각본집 사기를 중단합니까?” “나왔구나, 마침내.” “해준씨, 그 각본집 장바구니에 넣어요.” “통장 잔고가 각본집 사는 일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등등. 물론 스토리보드북이라고 다르지 않다. 각본집에 이어 스토리보드북까지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는 드물다.
해당 영화의 팬들이 구매할 수 있게 특별 판매용 굿즈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서로 출간되어 각본집이 전체 도서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르는 경우는 더욱 이례적이다. 영화 <헤어질 결심>이 시각화되는 과정을 짚어가면 영상 전에 스토리보드가 있고 그 이전이 각본이다. 영화가 끝난 후 서래의 해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관객이 더듬더듬 영화의 출발이 된 각본집을 찾아 읽고 그 설계도인 스토리
씨네21 추천도서 - <헤어질 결심 스토리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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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참혹함 앞에서 글자는 눈앞에서 허물어내리고 시조차도 다 무슨 의미인가 싶을 때, 시집을 닫으며 마지막 문장을 어루만진다. “저는 이것을 시로 쓸 수 없었습니다, 라고 시가 써질 때 이해가 넘쳐흐르고 있다 당신과 내 인생 바깥으로.”(조용우, <어려운 시>)
문학과지성사가 해마다 젊은 시인들의 시를 묶어 내는 <시 보다> 시리즈의 2022년 출간작에는 신이인, 임유영, 안태운, 임지은, 윤은성, 조용우, 윤혜지 7명 시인의 시가 실렸다. 이 시들은 2021년 문지문학상 시 부문의 후보작들이었고 <시 보다 2022>에는 기존 발표작 4편과 함께 신작 시 2편, 시인들의 산문이 수록되었다. 젊은 시인들의 최근작을 읽으며 이들이 보는 현재의 세상을 더불어 본다. 시인의 눈에 세계는, 지금은, 한국은 밤을 헤매듯 가혹하고 조금은 다정하고 얼마쯤은 서글프다. 연약한 마음을 가진 내가 그보다 더 약한 사람들과 어깨를 기대고 함께 걷고, 술을 마시고 외로
씨네21 추천도서 - <시 보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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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의 원작 소설 <굿바이, 욘더>의 개정판이 출간됐다. <굿바이, 욘더>의 줄거리는 그리스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아내 에우리디케가 우연히 독사에 물려 죽자, 오르페우스는 괴로워하다 직접 지하 세계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굿바이, 욘더> 또한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이후를 그리워하는 남자 김홀이 주인공이다. 죽은 아내가 꿈에서라도 잠깐 함께 있어준다면 뭐든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아내가 돌아온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가 죽기 전 아내의 기억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인공지능 아바타가 홀에게 연락한 것이다. 가상현실용 고글을 쓰고 아바타의 세계로 입장하면, 아내와 똑같은 아바타와 대화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바타의 세계 너머에 뭔가 엄청난 세계가 있는 것 같다. 불멸을 향한 인류의 새로운 꿈이 투영된 세계가 있다는 추측 속에, 홀은 진짜 아내를 만나
씨네21 추천도서 - <굿바이, 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