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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남과 여> 내복만 아니었어도…
[정훈이 만화] <남과 여> 내복만 아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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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씨는 자칭 임권택 팬클럽 회장이다. 솔직히, 임권택 감독을 추켜세우는 글은 많이 봤어도, 한사람의 관객으로서, 또 비평가로서 임권택 감독에게 열광하는 사람을 나는 별로 보지 못했다. 나 또한 별로 다를 바 없었다. 별 생각없이 본 <만다라>에 머리를 얻어맞자 한시간인가 무턱대고 길거리를 쏘다닌 기억이 있고, <서편제>를 본 뒤엔 한동안 사운드트랙만 틀면 눈물 콧물이 뒤범벅이되던 경험이 있지만, 모두가 추앙하는 한국의 거장이라니, 내가 굳이 그 대열에 낄 필요는 없겠군, 하는 삐딱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춘향뎐>이 내 태도를 바꿔놓았다. 영화 자체의 정서적 공명은 덜했을 지 몰라도, <춘향뎐>은 영화라는 매체의 한계와 싸워, 그 싸움의 기록을 영화의 문법으로 다시 끌어안으려는 놀라운 패기와 미학적 야심으로 끓어넘치는 영화였다. 첫대면에서 느낀 당혹감은 점점 경이로움으로 바뀌어갔고, 나는 이 어눌한 말솜씨의 노감독이, 골방에서 익힌 영
어떤 팬클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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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에볼루션> 혁신적인 퇴화촉진제
[정훈이 만화] <에볼루션> 혁신적인 퇴화촉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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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상사병에 걸린 남기남
[정훈이 만화]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상사병에 걸린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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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판매에 절대 반대하는 사람들도 중국에서 처형된 신 아무개의 일에는 분노하거나 한탄한다. 국가가 재외국민의 인권을 그토록 방치할 수 있느냐는 질책이 쏟아져 나온다. 필로폰 사용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최근의 황수정 사건을 다루는 방식을 한번 생각해볼 법 하다.브라운관의 ‘청순가련’ ‘요조숙녀’가, 더구나 한사람의 ‘공인’이 이럴 수 있느냐는 도덕적 비난 앞에 그는 노출돼 있다. 공인이라면 공직에 있는 사람, 또는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분명 공직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의 텔레비전 드라마 출연은 공적인 일인가. 그의 연기활동은 그 드라마와 함께 대중예술의 영역으로 분류해놓아야 할 것이고, 연기라는 행위는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공적인 일이라 부르기는 어렵다.그러면 왜 그는 필로폰을 함께 마신 이보다 이목을 끄는가.(너무 답이 뻔해서 질문이랄 수도 없다.) 유명인이니까. 기업들이 상품을 팔기위해 그들의 유명함을 거액의 광고모델료를 내고 사듯이, 언론은 상품 그 자체
우리는 얼마나 작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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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와이키키 브라더?
[정훈이 만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와이키키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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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신라의 달밤> 용갈이 행님의 전설
[정훈이 만화] <신라의 달밤> 용갈이 행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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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 시네마테크. 기다리던 영화는 자막과 함께 시작됐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는 15만명의 북한군 포로가 수용되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으로 반세기 동안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다.1952년의 거제도. 북으로 보낼 포로와 남에 남기 원하는 포로를 가르는 송환심사가 진행되던 중 거기 반대하는 폭동이 일어나던 때, 포로들 사이에서도 남과 북의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곳으로 가기 위해 영화는 스릴러의 호흡과 속도를 취한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매혹을 감독은 여러 차례 밝혔지만, 그때의 일에 무심한 오늘의 관객을 거제도로 유인하기 위한 작전 또는 배려처럼 보이기도 한다.이념과 인간에 환멸을 느낀 장용학의 누혜가 자살을 택한 곳도,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을 택한 최인훈의 명준이 갇혀 있던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4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세기가 바뀌었다. <흑수선>의 주인공들은 우선 살아남았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삶’이라는 단서가 처음부
역사, 그 인력과 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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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특수배달요원 남기남
[정훈이 만화] 특수배달요원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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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창궐한 벽화그리기 운동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일종의 애교어린 관제운동의 유적일 텐데, 그 그림들을 그려넣기 한 10년 전쯤만 해도 벽화운동은 아주 불온한 행동으로 간주됐다. 그 불령미술 2세대쯤 되는, ‘가는패’라는 이름의 미술패도 시골마을의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주러 찾아가곤 했다. 따라가본 적은 없다. 다녀온 분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았을 뿐. 20대 젊은 ‘화백’들을 초청한 분들은 마을의 농민들이었는데, 고추가 특산물인 고장이라서 그림의 소재도 고추였다. ‘민중 속으로!’를 외치던 시대의 미술정신을 소박단순한 형식에 담아낸 그림이었다. 수성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날아가서 수복을 해주러 다시 찾아간다는 얘기도 들었다.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그림을 그려주러 가는 화가들. 시간적 거리를 두고 그려보는 그 화면에 어쩐지 낭만적 정취가 채색된다. 이건 그때의 치열함을 배제해버린 감상인데, 하는 미안함을 밀어내고.감독은 두드러진 메시지를 배달하지 않았지만(그는
그의 손, 그의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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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늑대의 후예들> 양치기 소년, 남기남
[정훈이 만화] <늑대의 후예들> 양치기 소년, 남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