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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각장애자 안요한 목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청준의 실명소설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영화로 만들자는 생각은 화천공사의 박종찬 사장이 먼저 해냈다. 나는 허병섭 목사의 달동네 교회를 다니긴 했으나 아직 예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때였다. 그러면서도 일요일이면 교회를 두 군데나 나가기 시작했다. 하월곡동의 돌산에 있는 동월교회는 가난한 주민들과 운동권 사람들을 만나 군부 독재 권력을 씹는 재미로, 또 새로 나가기 시작한 안요한 목사의 새빛교회는 매주 뜨거운 감동과 눈물의 역사가 있어서. 다시 말해 나는 신앙보다 교회를 즐겼다고 해야겠다. 정말 앞을 볼 수 없는 맹인들의 찬송가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앞섰다. 그들이 하는 찬송은 내가 부르는 찬송가처럼 이 생각 저 생각이 안 들어 있어서인지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나만 빼고 철저히 비기독교인들이 만든 영화가 <낮은 데로 임하소서>였다. 연극연출과 창작판소리를 하는 임진택이 각색을 맡았고 주인공은 내 동생 이영호와
이장호 [42] - 꿈에 그리던 대작 영화, <어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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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계속 푹 빠져 있고 싶다면 맘대로 하라. 하지만 젊은(너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이번 시즌 영화 중에서 가장 재치있고, 가장 독창적이며, 가장 잘 씌어진 작품은 단연 웨스 앤더슨의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국내 비디오 출시명, 원제는 러시모어(Rushmore)-편집자)다. 지난해 뉴욕영화제에서 뜻밖의 성공을 거둔, “허?”라는 소프라노 단말마로 수놓인 이 영화는, 유난히 건조하고 익살스러우면서도 어처구니없는 로맨스물이다.
1996년, 텍사스출신 공동집필자 오웬 윌슨과 함께 기상천외한 게으름뱅이 3총사에 대한 판타지물 <Bottle Rocket>을 만들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앤더슨은, 장르 문법 곤죽만들기와 강박적인 인물 그리기가 취미인 게 확실하다. 장르를 규정하기가 전작보다 더 어려운 헛소동이야기 <…사랑에 빠지다>는 질풍노도 같은 열다섯살 음모자 맥스 피셔(제이슨 슈워츠먼)라는 캐릭터를
역시 애들은 어른의 아버지야, <빌 머레이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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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떤 슬픔은 나눠지지 않는다
삶에서 부딪치는 어떤 고통은 도저히 나눌 수가 없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표어가 잘못된 수학공식처럼 다가오고, 그때 고통은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다 가끔은 햇볕에 말려두는 일 외에는 어찌 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오래 삭아서 재가 되어 있을 줄 알았던 ‘그것’은 그러나 아직도 바싹 마른 낙엽처럼 손 안에서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
교통사고로 쌍둥이를 잃은 여자가 짐승같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그녀는 내게 오직 ‘아이가 있나요?’라고 물어 보았을 따름이다. ‘네’라는 짧은 대답이 신호탄이 된 듯 그녀의 올라간 어깨가 내려올 줄 모른다. 이런식의 파도는 진저리 쳐진다. 끝모를 늪에 빠졌는데 붙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제 새끼를 핥아주지 못하는 어미의 타액이 눈물이 되어 흐를 때, 세상의 모든 피란 죄다 그녀의 손으로 우우하고 몰려든다.
두 여인: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상인 그들
차에 치어 죽어 있는 아이의
세상의 모든 고통은 어머니 가슴에, <내 어머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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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플래닛 할리우드에 대한 투자를 접었다. 플래닛 할리우드는 8년 전 아놀드 슈워제네거, 데미 무어, 브루스 윌리스, 우피 골드버그 등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만든 체인점 형식의 고급 레스토랑. 문제는 운영자인 로버트 얼이 슈워제네거의 기념품과 사진, 그리고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그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단순한 전시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슈워제네거쪽은 법적인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플래닛 할리우드 투자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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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0월부터 3개월 동안 스토커에 여러 차례 시달려 괴로움을 호소했던 브룩 실즈가 일단 한숨 놓았다. 2000년 1월10일 그녀를 괴롭혀왔던 스토커 용의자인 마크 베일리가 붙잡혔기 때문. 권총을 휴대하고 다녔을 정도로 공포에 떨어야 했던 브룩 실즈의 변호인은 베일리가 50만달러를 내고 풀려날 경우 다시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석 대신 구속을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법정은 베일리의 혐의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일단 목격자 증언을 듣기로 했다는 소식.
브룩 실즈 스토커 용의자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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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가 시정홍보를 맡는다. 서울시 관계부처의 발표에 따르면 위촉된 홍보 도우미는 김규리를 비롯해서 류시원, 최불암·김민자 부부 등 총 4명이다. 김규리는 환경보호를 비롯해서 수돗물 마시기, 대중교통 즐겨타기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각종 매체 광고를 통해 월드컵 홍보 사절 역할까지 맡는다. 98년 <여고괴담>의 지오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규리는 99년 <산전수전>의 아현을 맡은 이후로 현재까지 스크린 나들이를 중단한 상태다.
김규리 등, 시정홍보 도우미로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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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이 영화 <제이슨 리>에서 마피아 대부 제이슨으로 출연한다. 제이슨 리는 알카포네의 목숨을 구해 준 것을 계기로 1920년대 마피아 내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실제 한국계 인물. 3월에 크랭크인되는 이 영화는 제이슨 리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 주연으로 캐스팅된 유승준은 조만간 자신의 일정과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상 감독이 연출하며 신현준이 가세하는 <제이슨 리>는 해외 배급망 타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제작사쪽은 밝혔다.
가수 유승준, 영화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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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몇년 만이지?’ 우연히 만나는 고교 동창생이라 해서 마냥 반가운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더구나 깡패 보스와 학교선생으로 만난다면 말이다. <신라의 달밤>에서 어색한 그 둘을 불러세우는 여주인공 이주란 역에 고소영이 캐스팅됐다. 극중 허름한 이발소의 면도사인 이주란은 로맨틱한 깡패 보스(이성재)와 모범 선생(박중훈)의 사랑을 동시에 받게 된다. 묘한 라이벌 관계를 만드는 인물인 셈이다. 삼각관계를 만들다보면 비련의 여주인공 하나쯤은 나오지만 유쾌한 극 분위기에 맞게 이주란은 씩씩하면서도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역을 맡게 된 박중훈, 이성재 두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 떠올렸던 것이 고소영의 통통한 연기였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은 이들의 호흡에 기대를 모은다. 고소영이 가세하면서 강우석 감독이 연출하는 <신라의 달밤>의 주요 배역 캐스팅이 완료됐다. 3월 말에서 4월 초 크랭크인해서 관객에겐 추석쯤 선보일 예정.
고소영, <신라의 달밤>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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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친구들, 그동안 찰리 브라운과 그 친구들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연재만화 <피너츠>의 마지막회에서 작가 찰스 슐츠는 이런 인사를 전했다. 지난 50년간 75개국의 2600여 신문, 뮤지컬과 TV 영화, 장편 영화와 테마파크에서 만났던 <피너츠>와 이제 이별이다. 슐츠가 은퇴를 발표하자마자 담당 출판사는 74년으로 거슬러올라가 재연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니, 그렇게 옛 사진첩을 들춰보며 추억에 잠길 수는 있겠다. 하지만 팬들은 아직 풀지 못한 호기심과 아쉬움과 바람을 모두 접어야 한다. 소설가를 지망하는 스누피는 꿈에도 그리던 걸작을 내놓을 수 있을지, 순둥이 찰리 브라운의 빨강머리 소녀에 대한 짝사랑은 이뤄질 것인지, 말괄량이 루시는 언제쯤 찰리의 풋볼을 제대로 도울 것인지, 꼬마 피아니스트 슈레더는 루시의 구애를 받아들일 것인지, 고지식한 마시와 터프한 페퍼민트 패티는 어째서 단짝인지, 담요 소년 라이너스는 대체 어떤
<피너츠>의 만화가 찰스 슐츠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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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개봉에 앞서 영화홍보차 한국에 온 후루하타 야스오(한자이름??·67) 감독은 지난 40여년간 38편의 영화를 만든 노장이다. 하지만 지난 1월20일 남산 감독협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근처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전혀 노인같지 않은 혈색으로 연달아 5번째인 인터뷰에 성실히 답했다. 70년대에 한국영화를 수입, 배급한 적도 있다는 그는 “한일 양국이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쉬리>와 <철도원>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게 되서 뜻깊다”며 <철도원>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을 궁금해했다. 또한 그는 구상중인 다음 영화에 안동 하회마을이 등장할지 모른다며 서울에서 인터뷰 일정을 마치는 대로 촬영감독과 함께 안동에 들렀다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957년 도쿄대 문학부에 입학,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도에이도쿄촬영소에 입사해 영화 일을 시작했으며 66년 <비행소녀 요코>라는 영화로 데뷔했다. 그가 만든
99년 일본 최고의 흥행작 <철도원>의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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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스크린을 뜨겁게 만드는’ 배우. 여성을 위한 잡지 <플레이걸>은 안토니오 반데라스(39)의 누드에 찬탄을 보낸다. <맘보킹>의 젊은 외국배우가 주목을 받은 것도 영화보다는 마돈나의 공연 실황을 담은 <진실 혹은 대담>에서의 언급 때문이었다. 남성댄서들을 희롱하고 오럴 섹스를 주도하면서 대담한 고백을 시도하는 마돈나는 영화 내내 흐르는 숨가쁜 열정과 성역할의 전복 사이에 반데라스를 집어넣었다. 영화 제목 그대로, 노골적인 욕망을 대담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남유럽의 햇빛을 담은 듯 진한 갈색의 피부를 가진 반데라스는 한순간에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느긋하면서도 에너지로 충만한 맘보의 선율, 먼지가 휘날리는 <데스페라도>의 사막 역시 이 라틴계 배우의 혈통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반데라스의 말처럼, 그는 “할리우드에 온 뒤로, 한번도 제대로 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본 적이 없다.” <데스페라도>
내가 매력적이었나, <맘보킹>의 안토니오 반데라스